[이훈구 장로 칼럼] 45년 전 갈매기의 꿈, 에피포도 문학 신인상으로 날개를 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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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청년 시절, 대학생 때 학교에서 독서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한 적이 있다. 처음 시작할 때 약 12명의 친구들이 모여 정기적으로 책을 읽고, 읽은 책을 서로 나누며 독서 토론회를 가졌다. 그 시절 나는 친구들과 함께 책 읽기를 무척 좋아했다.
당시 나는 초대 동아리 회장을 맡았는데, 동아리 이름을 친구들과 함께 ‘갈매기’라고 지었다. 갈매기가 높이 날아올라 더 멀리, 더 넓게 세상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떠올리며 붙인 이름이었다. 그때가 벌써 약 45년 전의 일이 되었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취직하면서 바쁜 업무에 쫓기게 되었고, 결혼 후에는 자녀들과 함께하는 시간으로 인해 책을 읽을 여유를 내지 못했다. 그렇게 일과 가정, 그리고 교회 생활에 바쁘게 지내며 어느덧 40년 가까운 세월을 책과 멀리한 채 살아왔다.
그러다 나이 60세가 되면서 일을 조금씩 줄이게 되었고, 세 자녀 모두 결혼하여 출가시키고 나니 비로소 다시 책을 읽고 글을 쓸 시간을 갖게 되었다.
사무실에 출근하면 대부분의 실무는 직원들이 맡고, 나는 관리 정도만 하면 되었기에 틈만 나면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글을 쓰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5년이 되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의 책을 읽고 내용을 정리하는 독후감을 썼고, 이후에는 감사일기를 기록하면서 그 글들을 신앙 에세이로 발전시켜 언론사에 칼럼으로 보내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신앙 에세이 세 권을 출간하였고, 네 번째 책도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써 온 글은 모두 신앙 에세이였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나도 소설을 써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기독교 소설 여러 권을 주문하여 읽기 시작했다. 문학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들과 일반 저자들의 작품을 함께 읽으며 소설이 어떻게 구성되고 전개되는지를 조금씩 익혀 갔다.
그러던 중 나 역시 소설을 한 번 써 보고 싶은 열망이 마음속에서 불길처럼 일어났다. 어떤 소설을 쓸까 고민하던 끝에, 내가 가장 자연스럽게 쓸 수 있고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것은 기독 자전소설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렇게 소설을 쓰기 시작한 지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30년의 전통을 가진 에피포도 예술과 문학 소설부문 신인상에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지난달 자전 단편소설을 응모했는데, 오늘 새벽 제30회 에피포도 예술과 문학 소설부문 신인상에 선정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받게 되었다.
그 소식을 접한 아침, 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감격에 잠겼다. 내가 쓴 소설이 오랜 전통을 가진 문학상에서 신인상을 받게 된 것이다.
이후 협회에 제출할 수상 소감과 저자 소개를 작성하기 전에, 먼저 출품했던 소설을 다시 읽어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마지막 부분에 이르자 지난 삶의 장면들이 한 편의 영화처럼 스쳐 지나갔고,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다시 읽어 보니 지나온 세월의 은혜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이 귀한 수상의 기쁨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이제 소설은 겨우 첫 단추를 끼운 셈이다. 앞으로 더 많은 소설을 읽고, 더 많은 소설을 쓰게 될 것을 생각하니 내 앞에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참으로 많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이제 나이 예순다섯. 지금부터라도 수필과 소설을 꾸준히 쓰며, 단 한 사람에게라도 감사와 행복, 그리고 축복의 삶으로 초대하는 글을 전하고 싶다. 삶이 글이 되고, 글이 다시 삶이 되는 사람으로 살아가며,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남은 시간 동안 누군가에게 소망과 위로를 전하는 작은 축복의 통로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훈구 장로(G2G 선교회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