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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래피즈를 떠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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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색의 숲이 우거져 눈이 시원합니다. 이곳에 온지 벌써 40일이 되었고 이제 이곳을 떠나 시카고로 갑니다. 시카고에서는 뉴라이프교회 교회에서 시무하셨고, 감사하게 이번 만남도 주선하신 김데이빗 장로님과 장춘원 목사님을 함께 뵈려고 합니다.

   그랜드 래피즈에서는 공부를 즐겼습니다. 우리말에 “공부”(工夫)는 중국말로는 “꿍푸”로 “여가”라는 말입니다. 신기하게도 중국말에서는 여가가 한국에서는 공부입니다. 한국 사람은 여가를 내어 공부하나 봅니다. 저에게 주어진 40일의 미시간 주에서의 휴가는 한 가지 주제에 대한 공부였습니다. 곧 현재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인 혈연에게 목회를 승계하는 “목회세습”(pastoral succession)의 문제입니다.  

   종교개혁이 1517년에 일어났으니 올해는 종교개혁이 있은 지 500년이 흘렀습니다. 중세의 면죄부에 대한 루터의 95개 반박문을 쓰는 심정이었습니다. 목회세습에 대한 진단과 처방의 95개 조항을 쓰는 것이 이곳에 온 저의 휴가의 목적인데, 그 과제를 거의 마쳤습니다. 이번 주에 들어 95개 조항을 마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또 교회와 성도들의 기도 및 지원에 감사합니다. 이제는 서론, 결론을 붙이고 95개 조항을 내용별로 순서를 바꾸는 편집을 하고 있습니다.

   리처드 백스터에 대한 연구를 하려다가 “목회세습 반박 95개 조항”으로 주제를 바꾼 것은 지난 3월 중에 김삼환 목사님의 명성교회가 아들 김하나 목사의 새노래명성교회와 합병을 결정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한국교회의 목회세습은 관행이 되다시피 하여, 경인지역의 중대형교회 120여 교회는 목회세습 혹은 편법세습을 마쳤습니다. 교회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데 목사들이 타락하여 교회를 자기 아들, 혹은 사위에게 맡기는 죄를 반복하여 짓고 있습니다. 다행히 아들 김하나 목사는 명성교회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주님의 교회가 주님의 주권을 거역하는 한심한 처지에 있습니다. 교단의 세습금지법이 있는데도 이를 법적으로 피하며 편법세습을 합니다.  

   저의 청년시절 주일설교로 은혜를 많이 끼쳐주셨던 충현교회 원로목사 김창인 목사님의 눈물어린 공개회개를 기억합니다. 한 때 3만 명이 넘는 교회가 6천명으로 줄어들게 된 2012년 목사님은 96세의 나이로 자신이 아들을 “위임목사로 세운 것을 일생 일대 최대의 실수”로 생각하며, 그것이 “하나님 앞에서 저의 크나큰 잘못이었음을 회개 한다”고 고백했습니다. 이런 눈물 뿌릴 교회의 사유화가 아직도 교회 안에 반복되고 있습니다.

   초대교회는 혈연을 초월한 교회였습니다. 바울은 은혜 안의 참 아들인 디모데와 디도에게 개척한 교회를 맡깁니다. 성경의 분명한 가르침은 혈연에 의거한 목회세습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맺어진 가족관계인 복음의 사명자에게 교회를 맡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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