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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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저의 어린 아들이 아내에게 업혀서 교회사무실에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교회에서 사역하시던 양승구 목사님은 막 말을 배우고 있는 아이를 훈련시켰습니다. 어느 날 양 목사님이 “네가 누구 아들이냐”라고 아들에게 물으면, 아들은 “하나님 아들”이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양 목사님은 대답을 들으면서 즐거워 하셨습니다. 양 목사님은 아들의 뇌리에 ‘하나님이 아버지 되심’을 새겨주신 고마운 분입니다. 그 생각이 아들의 생각에서 영원히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우리가 생활 속에서 스스로에게 가끔 던져 보는 질문입니다. 오늘 아침에 아내에게 “당신은 누구입니까” 물었더니 “당신의 아내입니다”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딸이기도 하지요”라고 대답합니다. 아직도 자신을 나의 아내라고 표현하는 것이 감사하기만 합니다. ‘내가 누구인가’를 답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 답이 너무도 많고, 그 많은 답 중에서 하나를 집어 말한다는 것은 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는 누구입니까? 진화론자는 유인원의 후손이라 할 것입니다. 어떤 실존주의자는 사람을 “내던져진 존재”라고 하였습니다. “인생은 죽음을 향하여 나아가는 나그네”라고 말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믿음이 있는 사람은 “나는 하나님의 자녀”라고도 합니다. 또는 자신이 그리스도의 종, 그리스도의 신부, 그리고 하늘에 속한 신령한 성도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나 개인의 정체성을 말하는데 있어서 종종 “우리”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사람을 만들자”(창 1:26)고 말씀하십니다. 이때의 하나님은 공동체로 존재하시는 삼위일체의 하나님이십니다. 남자와 여자가 창조된 후, 역시 인류의 첫 조장인 아담과 이브도 “둘이 연합하여 한 몸을 이룬 존재”(창 2:23)인 우리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종종 우리에게 너희는 개인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교회가 공동체로서 한 몸을 이루고 있으며, 이 때문에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가르칩니다. 한 아버지를 섬기고 한 믿음을 가지고 동일한 세례와 성령의 충만함을 받은 것은 우리가 떨어진 개인이 아니요 한 공동체를 이루고 있음을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 가운데서 할 일을 찾고, 우리 가운데서 사용되면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경험하게 되면, 우리 안에서도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낍니다. 공동체이 즐거움이 여기 있습니다.
자아의 담장을 버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담장을 낮추면 많은 성도들과 교제를 나누면서 공동체를 이룰 수 있습니다. 자아의 담장에 문을 내고 이웃을 초청하는 공동체, 연합하여 교제하는 공동체,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으로 특징지어진 공동체(community), 그리고 최고의 복리와 행복과 평안을 선물하는 공동체(commonwealth)가 교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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