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의 아내는 사탄의 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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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은 성경에서 종종 숨겨져 있습니다. 욥기에는, 제가 생각건대, 욥보다도 더 괴로울 수 있는 숨겨진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욥의 아내입니다. 욥의 아내도 자기의 모든 재산을 잃었습니다. 그 재산은 욥의 재산이기도 하지만, 함께 재산을 일구고 관리해온 욥의 아내의 재산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그녀는 10남매를 잃었습니다. 욥의 심령보다 더 상한 심령은 어머니인 욥의 아내입니다. 한 사람도 사랑하지 않은 자녀들이 없었고, 임산과 양육의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은 여인입니다. 더욱이 신실한 남편의 고난을 바라보는 것은 더욱 절망적입니다. 그처럼 성실하고 윤리적으로 흠 없는 남편이 고름과 진물과 상처와 구더기 범벅이 된 것, 그런 채로 믿음을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보면 ‘과연 하나님이 살아계신가’ 의심이 들었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쉽게 욥의 아내를 호세아의 아내 고멜이나 소크라테스의 아내 크산티페와 같은 반열에 두기도 합니다. “당신이 그래도 자신의 온전함을 굳게 지키십니까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세요”(욥 2:9). 욥의 아내의 이 불평어린 탄식으로 말미암아 그녀를 사탄의 도구, 혹은 사탄의 대리인이 되었다고 보기도 합니다. 믿음을 같이하기에는 너무도 먼 당신이요, 심지어는 고통 받는 남편 곁을 떠나버린 매정한 아내로도 표현합니다. 정말 욥의 아내가 악처였을까요? 정말 욥의 아내가 악창이 난 상태로 재 가운데 앉아 기와 조각으로 몸을 긁고 있는 욥을 떠났을까요?
욥기 안에는 욥의 아내에 대한 오해를 뒤집는 귀중한 한 마디가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내 아내도 내 숨결을 싫어하며 나의 형제들도 나를 역겹다 하는구나”(욥 19:17, NIV, RSV, NASB 역본). 이는 욥의 아내가 고통 가운데서 욥을 떠나지 않고 그의 병상을 지켰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구약을 헬라어로 번역한 70인역(LXX)에서는 욥의 아내의 하소연이 설명과 함께 이렇게 실려 있습니다. “당신은 구더기가 득실거리는 속에서 몰락해가고 있습니다. 들판에서 밤을 지새우기 하 세월입니까? 그 동안 나는 그 지긋지긋한 일거리를 찾아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 집에서 저 집으로 떠돌아 다녔습니다. 애써 일거리를 얻어 놓고도, 너무나 괴롭고 억울해서, 잠시라도 쉬기 위해, 빨리 해지기만을 기다리곤 했습니다. 여보, 하나님을 향해 무어라고 항의나 하고서, 죽어버리십시오.”
70인역의 도움을 통하여 볼 때, 욥의 아내를 사탄의 도구라고 보기는 좀 어려울 것입니다. 성경 주석서인 유대인의 미드라쉬에서는 욥의 아내가 욥을 간호하며 함께 고생한 것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앙드레 쉐디드라는 프랑스 여류소설가는 문학적 상상력을 사용하여 욥의 아내를 욥과 함께 고난을 겪으면서 고통을 겪는 동등한 신앙의 주체로서 그려내고 있습니다. 저도 욥의 아내를 위하여 격려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대에도 고통가운데서 남편을 섬기면서 가정을 지키는 신앙의 주부, 곧 이 시대의 욥의 아내를 향하여 위로와 사랑을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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