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긍심과 교만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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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초 온 가족이 미국으로 들어와서, 아이들이 다니게 될 초등학교를 찾아갔습니다. 선생님을 만나 입학 상담을 하면서, “영어를 어떻게 아이들이 다시 익히게 될지 걱정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 분은 아이들이 “당신 나라의 언어를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 과제라고 하였습니다. 한국 말과 글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요사이는 거의 없어져 버린 말입니다. “엽전이 하는 일이 다 그렇지.” “엽전이 별 수 있나?” 엽전이라는 단어는 한국 사람을 가리키는 비유입니다. 아주 어렵고 못살 때에 우리가 스스로를 비하하며 절망감과 좌절감을 표현하던 말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의 조국이 다른 나라가 되었습니다. 경제력으로 10위권, 정치적으로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이룩한 나라가 되었고, 스포츠 문화에서는 세계에 필적하고 있습니다. 싸이라는 가수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18억 그리고 젠틀맨은 6억의 조회수를 가짐으로 세계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이제 각 분야에서 우리 것에 대한 자긍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습니다. 대학가에서도 민속 유산을 힘써 지키고 있습니다. 판소리와 각양 고유 민속 악기가 전문적으로 훈련되고 공연되고 있습니다. 11월 16일 토요일, 우리 교회에서도 교포들에 의하여 우리 민족의 감성이 담긴 전통음악이 소개됩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는 자긍심이 여러 곳에 흘러넘칩니다. 하나님의 자녀된 신앙인들이 우리 것을 유지하고 예술적, 종교적으로 승화시키는 것도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선물과 은혜로 우리의 자긍심을 살리는 것도 선한 일이지만, 그것으로 교만하여 진다면 문제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선민으로 유대인의 전통과 유산을 신뢰하다가 하나님의 징계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우리 민족에게 주신 두터운 역사와 예술적 유산과 학문을 잘 살려서 후손과 세계에 나누어주는 것은 가히 세상의 풍성함을 위한 우리의 사명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하나님에게 받은 은혜를 특권으로 생각하고 “천하만민에게 복의 통로가 되라”는 하나님의 뜻을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들의 자긍심은 교만이 되었습니다. 율법을 가지고, 자랑하고, 선생노릇하고, 길을 인도하는 자라고 자처하였으나, 실제로는 그들은 율법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전통의 허울만을 취하고 실제로는 위선자가 되었습니다. 할례라는 예식은 가졌지만은 삶에서 하나님 사랑, 이웃사랑을 실천하지 못하였습니다. 그 결과 선행 대신 위선이, 신앙생활의 표지인 할례는 허울뿐인 예식이 되었습니다. 세계적 대형교회가 가득한 한국 기독교가 더욱 겸비한 모습이 되어야 합니다. 복음의 진정성을 훼손하면서 WCC 세계대회를 유치하는 이 마당에, 기독교계가 더욱 순결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기독교 전통을 자랑하기 보다는 전도와 세계선교로 열방의 즐거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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