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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것을 깨달으며 드리는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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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개월 전입니다. 하이킹에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온라인 마켓을 통해 군용 장비를 샀습니다. 오래전 현역 군인시절에 사용하던 수통과 탄창집, 벨트와 그것에 연결시켜 어깨에 걸치는 군용 밴드(military suspender)입니다. 군대에서 제대한지 벌써 40년이 다 되어 가는데, 무슨 바람이 분 것일까요?  벨트를 연결시킨 밴드를 어깨에 착용하고 걸으면, 이제 따로 배낭도 물통도 필요 없고, 전화기를 주머니에 넣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사는 것을 빼놓고는 거의 사용한 적이 없는 온라인 마켓을 유용하게 이용했습니다.  

   중고품인 물건들이 도착하였을 때, 저는 자못 흥분이 되었습니다. 처음 사단 수색대에 들어가서 저의 장비를 조정하여 착용한 것처럼, 벨트에 탄창집과 수통을 달고, 어깨에 거는 밴드의 고리를 벨트에 부착하였습니다. 수색, 매복, 정찰을 나가기 위하여 수류탄 2발, 15발의 실탄이 든 7개의 탄창을 탄창집에 넣고 방탄복을 입던 생각이 났습니다. 오래전 생명을 내놓고 수색정찰, 매복 작전을 나아가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습니다. 비무장지대를 작전구역으로 삼고, 수십 년간 사람의 인적이 미치지 아니한 산과 하천을 다니던 기억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거울 앞에서 조립된 벨트를 어깨에 걸고 벨트의 클립을 채웠을 때, 저는 즉시 옛날의 환상으로부터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거울 앞에 선 사람은 날렵한 군인이 아니라, 날카로운 턱선과 몸의 윤곽이 이미 다 무너져있는 육중한 사람이었습니다. 숲을 헤치며 다니던 용사는 더 이상 아니었습니다. 가데스바네아에서 믿음으로 정탐을 마쳤던 갈렙이 어떻게 45년이 지난 후 “이전처럼 전쟁에 출입할 수 있다”는 말을 할 수 있었는지 의아했습니다. 약간의 실망을 가라앉히고, 구입한 장비를 착용하고 산길을 걸었습니다. 석양에 점점 길어지는 그림자를 보며, 약 40년의 시간이 유수와 같이 흘렀음을 기억하였습니다.

   흐른 시간과 신체의 변화가 약간의 아쉬움을 주기는 하지만,‘누가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해도 저는 돌아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생을 다시 살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이제까지 살아온 삶에 대한 감사가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새 삶이 다시 주어진다하더라도 지금까지 살아온 것보다 더욱 열심히 살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별로 많지 않습니다. 부족하지만 나름 열심히 살아온 때문에, 과거로 돌아가기 보다는 오히려 주님이 맡기신 푯대를 보면서 이전 것은 잊어버리고 더욱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감사의 계절을 맞은 때에 한탄보다는 오히려 감사가 많습니다. 뒤 돌이켜보면 감사가 넘칩니다. 과분한 환경을 주시고 주변에 좋은 사람을 보내 주신 것이 감사합니다. 충현선교교회에서 1988년부터 1997년까지, 다시 2002년에서 2019년까지 지낸 것이 감사합니다. 가족을 주신 주님께 감사합니다. 올해 딸이 결혼하게 하신 것 감사합니다. 아들이 만족하며 직장을 다니는 것이 감사합니다. 한 해 동안에도 교회에 은혜를 주시고 힘이 되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과거에 집착하기 보다는 후회 없는 미래를 만들어 나가려는 마음을 가지면서 범사에 감사합니다. 성도님들 한 분 한 분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늘 부족하지만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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