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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그릇의 크기는 민족사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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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4/7/17(토)


  모세라는 지도자는 참으로 신비한 인물이다. 바로의
공주의 아들이라는 칭호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노예상태에
있는 히브리 민족을 위하여 독립운동을 하다가 40년의
유랑생활을 하게 되었다. 이집트의 주류사회에서 사는
것을 포기하고 가난한 유대인 타운으로 돌아온 것이나 그
민족을 위하여 평생을 바친 것은 그의 특이한 소명이었던
것 같다. 그는 주류사회를 나와서 가나안에 유대인 타운
정착을 위하여 헌신한 것이다.

  바울도 끔찍하게도 민족을 사랑한 인물이다. 그의
마음에 있던 열정은 형제들 골육의 친척을 위하여 자신이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져도 괜챦다는 것이었다.
그는 민족주의적 기질이 다분한 하나님의 사도였다.
이방을 향하여 소명을 받은 사도였으나 결코 민족사랑을
미루어두거나 연기한 자는 아니었다. 선교사로 아시아와
유럽을 전전할 때에도 유대인 회당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민족은 그의 사역의 발판이었으며, 유대인은
이방인과 함께 유효한 동역자였다.  

  오랫동안 모세와 바울은 나에게 도전이 되었다.
“아들아 네가 어디 있느냐.” “네 민족이 어디
있느냐.” 이러한 질문은 민족을 위한 봉사를 미룬 채,
지리한 학문을 하는 나에게 명분과 의미를 주는
질문이었다. 1997년 학위를 마치면서 고국에 돌아가려는
결단을 어렵지 않게 한 이유는 사회과학자나 신학자에게
있어서 위하여 학문을 할 대상이 되는 대부분의 민족들이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다. 나를
흥분시키고 내가 사랑할 사람과 땅이 모든 일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소박한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2002년 초까지 고국에 있는 신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치면서 목포에서 판문점까지 동해의 통일전망대에서
포항까지 열심히 다니며 가르치고 고국의 산하를
즐거워하였다. 그런데 하나님은 다시 미국으로 나를
인도하셨다. 지도교수였던 리챠드 마우 풀러신학교 총장은
“네가 어떻게 다시 올 수 있었느냐”고, 또 “네 학문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어보시며 궁금하다고 했다. 나는
대답하였다. “하나님의 인도하심만 느낄 수 있을
뿐”이라고 대답하였다. 그러나 이곳에도 “한국의
연장선에 있는 민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얼마 전, 새벽기도 중에 내게 감동이 왔다.
너는 한국 민족의 가장 깊은 곳에 있다고 말이다.
이민목회는 본국목회와 떨어진 것도 아니며, 오히려
고향을 떠난 더욱 어려운 상황에 있는 우리민족을 향한
목회이므로 더욱 깊은 곳에 그물을 치는 것이라는
가르침이 왔다. 더욱이 고국의 교육제도가 피폐하여
지면서 심성이 선한 사람들을 길러 내기에 힘든 것을
바라보면, 이민을 통하여 길러지는 우리의 후대들이
미국은 물론이고 고국의 장래를 위하여 귀중한 자원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같은 얼치기 민족주의자의 관점에서 볼 때, 감히
나는 교회가 민족 사랑하는 마음을 근실하게 통과하지
않고 세계를 사랑한다고 나아가는 것을 조금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본다. 자기 식구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면서 남을 사랑하기는 진정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자기 민족을 사랑하였던 모세나 바울이
세계적으로 공헌하는 것, 인류의 역사에 길이 남는 스승이
된 것은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우리 이민을 통하여 좋은 인물과
그릇을 예비하고 계시리라 확신한다. 그런데 한 가지
걱정은 차세대의 우리 후손들이 모세나 바울처럼
“겨레사랑”을 바탕에 두고 미국과 세계를 위하여 일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 그릇의 크기는 나는 사랑의 크기라고
믿는다. 사랑은 과감하게 자신을 고통 받는 사람들, 고통
받는 집단, 어려운 민족과 나라를 자신과 동일시하는
능력이다. 모세는 보화를 버리고 고통 받는 하나님의
백성을 택하였다. 바울은 세계선교를 하면서도 하나님을
버린 민족 때문에 가슴이 저렸다.

  주류사회로 향하여 진출하는 것과 세계를 향하여
진출하는 것은 필연이다. 그러나 나하나 잘되기 위한
주류사회 진출은 허공을 치는 것이다. 사랑하여야 할
대상없는 사랑과 노력은 결국 공허한 자기사랑의 메아리일
뿐이다. 그래서 세계를 위한다는 신앙인에게는 겨레 사랑,
민족 사랑이 더욱 아쉬운 화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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