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로 살기: 기독교적 관점에서 본 Active Senior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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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을 받는 사람도 여전히 액티브 시니어이다
노화가 더 진행되면 어느 시점에서는 자신이 다른 사람을 돌보기보다 다른 사람의 돌봄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찾아올 수 있다. 질병으로 병원에 입원할 수도 있고, 배우자를 잃고 혼자 살아갈 수도 있으며, 신체적 또는 정신적 기능의 저하로 가족이나 교회공동체의 도움이 필요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매우 중요한 신학적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돌봄을 받기 시작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더 이상 Active Senior가 아닌 것은 아니다.
우리는 사람을 쉽게 ‘사역하는 사람’과 ‘사역의 대상’으로 구분하지만 인간의 삶은 그렇게 단순하게 나누어지지 않는다. 병원에 누워 있는 사람이 가족과 교회를 위해 기도할 수 있으며, 요양시설에 있는 사람이 자신을 찾아온 사람에게 평생의 신앙 이야기를 들려줄 수도 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자신의 약함을 받아들이고 하나님의 은혜를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믿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 때로는 다른 사람의 사랑과 돌봄을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오랜 신앙훈련을 요구하는 일이기도 하다. 인간의 존엄성과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생산성과 독립성의 정도에 따라 증가하거나 감소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돌봄(Care)을 받는 상태와 액티브한 신앙의 삶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것도 Active Senior의 삶이다
모든 시니어가 궁극적으로 만나야 하는 마지막 삶의 과제가 있다. 그것은 죽음이다. 현대사회에서는 이를 웰다잉(Well-dying)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면서 죽음을 미리 준비하고 자신의 삶과 관계를 정리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준비는 필요하다. 그러나 기독교인에게 죽음의 준비는 단순히 ‘잘 죽는 법’을 배우는 것 이상이어야 한다. 기독교 신앙에서 죽음은 존재의 소멸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바라보며 본향을 향해 가는 마지막 신앙의 여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죽음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용서해야 할 사람을 용서하고, 화해해야 할 사람과 화해하며, 가족에게 감사와 축복을 전하고, 자신의 신앙과 삶의 이야기를 다음세대에 남기며, 부활과 영원한 생명의 소망을 가지고 마지막을 준비하는 것은 지극히 능동적인 신앙행위이다. 필자는 이러한 마지막 여정을 귀향(Homecoming) 곧 ‘본향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이 귀향을 믿음으로 준비하는 것 역시 액티브 시니어의 여정 가운데 소중한 한 영역이다.
죽음의 문턱에서 지팡이에 의지하면서도 경배하는 사람
기독교적 Active Senior의 마지막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성경의 장면 가운데 하나가 야곱의 생애 마지막에 나타난다. 히브리서 기자는 “믿음으로 야곱은 죽을 때에 요셉의 각 아들에게 축복하고 그 지팡이 머리에 의지하여 경배하였으며”(히 11:21)라고 기록한다. 여기에서 특별히 주목하고 싶은 것은 “지팡이 머리에 의지하여”라는 표현이다. 한때 자신의 힘으로 먼 길을 걸었고 수많은 인생의 역경을 헤쳐 왔던 야곱은 이제 자신의 몸조차 지탱하기 어려워 지팡이에 의지해야 하는 노인이 되었다. 육체적으로만 본다면 그의 활동의 범위는 이제 크게 제한되어 있었다. 그러나 성경이 보여주는 야곱의 마지막 모습은 무기력한 노인의 모습이 아니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도 자손을 축복하였고 하나님을 경배하였다. 몸은 지팡이에 의지했지만 그의 믿음은 하나님을 향하고 있었으며, 육체는 쇠약해졌지만 그의 영적 사명은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되고 있었다.
이것은 기독교적 관점에서 “액티브(Active)”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매우 선명하게 보여준다. “액티브”는 반드시 많이 움직이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지팡이에 의지하면서도 경배할 수 있고, 병상에 누워 있으면서도 기도할 수 있으며,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다음세대를 축복할 수 있다. 어쩌면 그리스도인의 노년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은 무엇인가를 더 많이 이루는 것이 아니라, 평생 믿어 온 하나님을 끝까지 신뢰하고 자신의 믿음을 다음세대에 넘겨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도 바울은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고후 4:16)라고 고백한다. 야곱의 마지막 모습은 바로 이 말씀을 떠올리게 한다. 노화를 멈출 수는 없으며 육체는 결국 약해진다. 그러나 성경은 육체의 쇠퇴와 영적인 쇠퇴를 동일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겉사람이 약해져 가는 과정에서도 속사람은 계속 새로워질 수 있다고 선언한다. 육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어도 하나님을 더욱 깊이 신뢰할 수 있으며, 기도는 더욱 깊어질 수 있고, 다음세대를 축복할 수 있으며, 영원한 본향에 대한 소망은 더욱 분명해질 수 있다. 그러므로 신체적으로 가장 약해지는 순간에도 영적으로는 가장 성숙한 Active Senior가 될 수 있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액티브 시니어로 살기
성경적 관점에서 Active Senior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믿음 안에서 자신의 삶과 사명을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건강할 때에는 자신의 몸과 시간과 경험으로 섬기고, 신체적 활동이 어려워지면 기도와 후원과 격려로 사명을 이어가며, 돌봄이 필요한 때에는 공동체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믿음의 주체로 살아가고, 마지막에는 부활의 소망 가운데 본향을 준비한다. 삶의 형편과 사역의 모습은 달라질 수 있지만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사명은 끝나지 않는다.
성경은 이러한 삶을 다양한 모습으로 보여준다. 모세는 노년에 새로운 부르심을 받아 출애굽의 사명을 감당하였고, 갈렙은 85세에도 “이 산지를 지금 내게 주소서”라고 요청하며 사명을 향한 열정을 잃지 않았다. 바울은 감옥에 갇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복음을 전하고 교회들을 격려하고 가르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야곱은 생의 마지막에 지팡이에 의지하여 다음세대를 축복하고 하나님을 경배하였다. 이들 모두 멋진 액티브 시니어의 삶을 산 사람들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인생의 마지막 여정을 어떻게 걸어가느냐이다. 그 어느 누구도 노화와 인생의 마지막을 피해 갈 수 없지만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어떠한 여건과 환경속에서도, 그리스도의 제자로 당당히 살아가는 것, 바로 이것이 우리가 걸어가야 할 ‘액티브 시니어로 살기’의 길이다. <계속>

이성희 원장
California Prestige University Lifelong Institute (PULI) 원장 러시아·유고슬라비아 평신도 선교사와 미주 이민교회 담임목회를 거쳐 현재 시니어 사역 프로그램 개발과 교육에 힘쓰고 있다. 저서 『황금기 선교사로 살기』, 『아브라함과 함께 가는 믿음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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