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철의 에피포도엽서] 밈 meme 시대에도 다른 복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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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 meme 시대에도 다른 복음은 없다
줄임말의 본뜻을 찾아보라. 꾸꾸꾸? “꾸며도 꾸질 꾸질.” 룸곡? “눈물을 거꾸로 표기.” 문찐? “대중문화생활 찐따로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거나 뒤쳐진 사람들.” 스좀비?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로 스마트폰만 보면서 좀비처럼 걷는 사람들.” 임구? “이미 구독의 줄임말로 유투브 및 인터넷방송 신조어.” 톡디? “톡 아이디의 줄임말.” 중꺾마?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만약 정답을 헤맸다면 아쉽게도 Gen Z(Generation Z 줄임말) 세대 사람이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MZ 세대는 한국에만 있는 신조어로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 Generation)와 제너레이션(Generation Z)의 합성어이다. 미국에서는 두 세대를 함께 붙여서 사용하지 않고 분리해서 사용한다. Millennials는 1981년부터 1996년까지 태어난 사람들의 세대이며, Gen Z는 1997년부터 2000년 초에 태어난 사람들의 세대이다. 이와 같은 세대구분은 미국의 세대전문가이며 역사연구가인 윌리엄 스트라우스(William Strauss)와 닐 하우(Neil Howe)의 공저 ‘세대들, 미국 미래의 역사(Generation: The History of America’s Future, 1991)’에서 처음 언급되었다.
Gen Z 세대는 밈(meme)에 가장 가까운 세대이다. 밈(meme)은 모방의 뜻을 가진 그리스어 미메시스(minesis)와 유전자(gene)의 합성어이다. 그 단어는 영국의 진화생물학자인 클린턴 리처드 도킨스(Clinton Richard Dawkins, 1941 ~ )가 1976년에 출판한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에서 처음 사용하였다. 밈(meme)은 유전자 전이 현상처럼 모방을 통해 전해지는 노래, 광고, 패션, 다양한 짤(짤방)이 SNS를 통해 재창조된 문화적 행동이나 지식이 복제되어 전달되는 요소이다.
밈(meme)은 인간의 정신과 마음, 사고방식, 의지에 영향을 끼치며 돌연변이처럼 인간의 삶을 파괴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밈(meme)의 영향권 아래 있는 인간의 사고와 보고 들음으로 형성되는 자아체계와 문화의 특성은 무엇일까? 밈(meme)의 용어를 처음 사용한 도스킨은 무신론자, 철저한 인본주의자, 회의주의자, 과학적 합리주의자, 브라이트 운동 지지자이다. 이렇듯 도스킨의 이력에서 현재 밈(meme)의 문화현상이 투영된다.
첫째, 개인주의 현상이다. 밈(meme)은 철저하게 우주 속에 개인을 강조한다. 개인은 우주로부터 어떤 것도 기대할 수 없으므로 인본주의에 충실하다. 둘째, 만물을 신이 창조했다는 창조과학을 믿지 않는다. 진화론으로 자연의 규칙과 복잡성, 기능성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셋째, 직접 경험을 중시한다. 경험한 것만이 진리라는 의식이다. 넷째, 권위, 지위체계 관계 보다 수평적 의사소통을 중요시 한다. 다섯째, 관습과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트랜드를 빨리 습득한다. 여섯째, 개성적이고 창의적이지만 기다림과 인내가 현저히 부족하다.
이와 같은 현상을 이해했다면 어떻게 밈(meme) 시대에 복음이 온전히 전달될 수 있을까? 가장 손쉬운 방법은 적당히 복음이 돌연변이를 일으켜 스며드는 방법이다. 세대의 가치관과 입맛에 맞게 복음이 요리되면 그보다 좋을 수 없다. 인간성 존중이라는 시각으로 동성애에 찬성한다든지, 성경의 말씀이 경험된 것만 진리로 받아들이라고 한다든지, 하나님만 바라보고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고대하며 인내하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축복을 더욱 중요시 한다든지, 수없이 많은 복음의 변질이 밈(meme) 세대에 꼭 필요한 방향성이며 시대가 선호하는 복음이다.
그러나 성경은 시대의 변화와 관계없이 복음은 인간의 정서와 문화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것이 교회적인 사명이며 밈(meme) 세대를 이겨내는 신앙의 힘이다.
“다른 복음은 없나니 다만 어떤 사람들이 너희를 교란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변하게 하려 함이라. 그러나 우리나 혹은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갈 1:7-8).
이보다 강력한 경고는 없다. ‘저주’라는 단어는 쉽게 사용하는 용어가 아니다. 그렇다면 듣든지 아니 듣든지 복음은 복음대로 전해져야 한다. 그 일에 우리는 사역적으로 부름 받은 존재이다. 기억하라. 성경과 세상이 충돌을 일으켰을 때 세상은 언제나 인간의 인본주의의 가치와 당시 그 문화의 영역으로 해결점을 찾으려 시도한다. 그래서 더욱 교회는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충실해야 될 이유이다. 그것이 지구에 교회가 존재해야 될 목적이다.
백승철 목사는 고려신학대학원, ORU에서 박사학위, 캘리포니아 브레아(Brea)에 위치한 <사모하는교회 Epipodo Christian Church>의 담임목회자이며 교수, 시인, 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 에피포도예술과문학(Epipodo Art & Literature)의 대표이다. 다양한 장르의 출판된 저서로 25권 외, 다수가 있다. 에피포도(Epipodo)는 헬라어로 “사랑하다. 사모하다. 그리워하다”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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