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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의 에피포도엽서] 시詩Poem 바다 by 최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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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by 최선호


물 첩첩
물 첩첩
천 길 만 길 고요

아 - 그 밑 거기에도 목숨 있을까

숨 탁탁 막히는 비밀창고에
그 분 홀로 앉으시어

바다 밑 수 만리를 그 분 홀로 걸으시어
들어오고 나가는 문도 없는 그 곳을
그 분 홀로 나드시어

푸르게 푸르게 숨 풀어 놓으시고
오늘도 홀로만 출렁이시는가


[시선노트]

최선호 시인(목사. 교수. 문학평론가)은 에피포도예술과문학 행사에 기꺼이 와서 축사, 서평 하는 것을 즐거워했다. 다른 문단 행사에서 필자와 종종 얼굴이 마주쳤다. 그럴 때 마다 뒷모습에서 이상신호를 느꼈다. 결국 마지막으로 에피포도 20주년 행사 후 2021년 시인은 마실 가듯 우리 곁을 떠났다.

최선호 시인은 미주문단 기독교 시인으로 작품성 있는 시를 썼다. 기독교사상으로 크리스천 시인의 작품이 일반문단에서 인정받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독교 시인의 작품에는 종교성이 깊게 베여있다. 그 틀을 벗어나 종교적 언어를 일반화 시켜 독자를 설득하는 작업은 힘든 고역이다. 게다가 성경의 메시지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바다’는 그 작업의 한계를 뛰어넘는 수준작이다. 제목에서 연상되는 자연서정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존재가 선명해 진다.

‘바다’는 리듬감이 있다. 시어, 시어 사이 행간과 행간 사이에 빈틈없이 바닷물로 가득 차 있다. 생동감도 있다. 시를 읽으면 이미 귀에 파도소리가 들린다. 시어 하나 하나를 액즙처럼 깎고 다듬어서 음률을 만들고 있다.

여기서 ‘그 분’은 당연히 ‘하나님’이다. ‘당신’ 혹은 ‘하나님’으로 쓰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만약 ‘하나님’으로 썼다면 작품의 품위와 품격이 나락이 되었을 것이다. ‘그 분’으로 지칭했기 때문에 일반 독자가 읽어도 전혀 무리가 없다. ‘하나님’ 이름을 굳이 사용하지 않더라도 기독교 작가의 작품에는 기독교 정신과 사상이 전제되어 있다.

하나님은 어디에나 존재하는 무소부재의 하나님이다. 하나님은 영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 하나님이 바다 속에도 계시는 분으로 묘사하는 시적 발상이 새롭다. 대게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는 분으로 생각이 고정되어 있다. 인간은 하나님을 끊임없이 축소하거나 틀을 만들어 가두어 놓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 하나님이 앉고 걷고 나가고 들어오는, 움직이는 형상을 담고 있다. 그 하나님의 움직임이 파도와 바람을 만들기도 한다. 자연을 통치하는 주권자 하나님을 형상화하고 있다. 시인은 아예 하나님의 숨이 파도의 색을 만들었다고 상상한다. 시인이 눈 닿는 곳 모두 움직이는 하나님의 걸작이 걸려있다.

시에서 상상은 기초이다. 상상 없는 시는 존재하지 않는다. 기독시의 상상은 실재하는 것에 대한 상상이다. 일반시는 신이 존재할 것이라는 것을 가정해서 상상을 꾸며가지만 기독시는 하나님이 이미 존재하시는 분으로 상상을 시작한다. 그러다 보니 그 하나님이 바다 속에도 존재하며 통치, 섭리한다는 사실을 시적 언어와 리듬으로 하나님의 속성을 다루고 있다.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 적어도 크리스천은 시작과 끝을 이미 알고 시작하는 여행이기 때문에 상상의 날개를 펴고 믿음의 향방이 “하나님은 나에게 어떤 분인가?” 나의 시어로 표현되는 하나님의 삶이다.

“바다 밑 수 만리를 그 분 홀로 걸으시어
들어오고 나가는 문도 없는 그 곳을
그 분 홀로 나드시어“

결국 신앙인은 하나님의 시선을 벗어날 수 없는 존재이다.

***
최선호 시인(1939 – 2021)은 문학평론가, 목사, 교수로 1939년 충북 진천에서 태어나 1987년 미국 이민. 성균관대학교, 페이스신학교, 미주감리교신학대학, 라이프대학교에서 박사학위. 크리스천헤럴드 주필, 월드미션대학교 교수, 미주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와 교목, 글로벌리더즈 신학대학교 교수 및 학장을 역임했다. 메시야교회 담임목사, 미주기독교문단, 해외감리교목회자 회장을 역임. 작품으로 <시편정해> <바른말 고운말 연구> <뜻 따라 육영 반세기> <땅의 실수 하늘의 은혜> <나의 엘로힘이여> <노래 중의 노래> <시편정해 The Heart of Psalms> 증보판 외 다수. 수상으로 언어순화교육금상, 대통령표창장(2001년), 가산문학상, 재미시인상 등이 있다. 


[필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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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목사는 고려신학대학원, ORU에서 박사학위, 캘리포니아 브레아(Brea)에 위치한 <사모하는교회 Epipodo Christian Church>의 담임목회자이며 교수, 시인, 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 에피포도예술과문학(Epipodo Art & Literature)의 대표이다. 다양한 장르의 출판된 저서로 25권 외, 다수가 있다. 에피포도(Epipodo)는 헬라어로 “사랑하다. 사모하다. 그리워하다”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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