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건 목사의 "내 영혼의 방들"] 5장 두 번째 방 : 신앙과 세상 사이(12) > 묵상/기도 | KCMUSA

[박동건 목사의 "내 영혼의 방들"] 5장 두 번째 방 : 신앙과 세상 사이(12) > 묵상/기도

본문 바로가기

  • 묵상/기도

    홈 > 목회 > 묵상/기도

    [박동건 목사의 "내 영혼의 방들"] 5장 두 번째 방 : 신앙과 세상 사이(12)

    페이지 정보

    본문

    상규


    상규가 자신의 삶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찾고 있던 이 어둡고 답답한 기간 동안 외부로부터 받은 도움은 별로 없었다. 교회가 성장해감에 따라 담임목사님은 더욱 분주해져서 그로부터 개인적인 코칭과 도움은 기대할 수도 없었고 함께 가깝게 지내던 젊은 부부의 모임에서도 서로 이러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영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일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떼어놓고 기도할 수 있는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는 상황에서 상규의 내면 세계는 점점 각박해져 가는 느낌이었다. 영적 전쟁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는데다 이 부분에 있어서 어떤 훈련과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그 가능성조차 모르고 있는 상태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직장에서의 생존과 물질적인 안정에 대한 욕구는 주님과 더욱 가까워지고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욕구와 충돌했는데 언제나 생존과 세상적인 성공의 욕구가 우선순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은혜의 물줄기를 공급해 준 것은 교회에 대한 그의 사랑과 교회 사람들, 그리고 같은 나이 또래의 형제자매들과 지속적으로 가졌던 교제와 성경 공부에서 얻는 기쁨이었다. 때로는 그들 중에 믿음이 좋은 부부들과 함께 다른 교회의 부흥회들을 찾아다니며 갈급함을 채우기도 했는데 이런 경험들을 통해 상규와 경숙의 신앙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성장되어 갔다. 

     

    그 후 교회 연합으로 열린 어느 수련회에 참석하고 있던 상규는 마지막 날 저녁에 컬컬한 마음을 하나님께 아뢰며 무언가 하나님을 찾고자 하는 절박감 속에서 기도에 매어 달리고 있었다. 그때 한순간 분명히 그의 마음속에서 하나님이 그에게 물어 보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너는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 여기에 대해 아무 대답도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자, 두 번째 질문이 왔다. “도대체 너의 삶의 우선순위는 무엇이냐?” “우선순위”라니요? 놀랍게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제까지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깨달아졌다. ‘나의 우선순위는 무엇이었나…?’라고 마음속에 헤아려 보기 시작하자 생생한 현실이 그의 앞에 펼쳐졌다.   

                                   

    그의 삶의 진정한 우선순위는 자기 자신이었다. 자기의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는 것이었고, 이역 땅에서 성공하여 사람들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이었다! 내가 구주로 고백하는 주님과 전심으로 사랑하고 따른다고 생각하던 그 하나님은 손가락으로 헤아려 보니 몇 번째 뒤로 물려나 계셨던 것이다. 그동안 사람들 앞에서 예수님을 자신의 구주로 고백하며, 주일학교에서 가르치며,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깜쪽같이 속이며 살아왔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수가 없었다!  모든 것을 아시고 불꽃 같은 눈동자로 지켜보고 계신 주님 앞에서 그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수치스럽고 창피하여 얼굴을 가리고 엎드릴 수밖에 없었다. 당황하고 무안한 상태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엉엉 소리내어 우는 것이었다. 그가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주님께서 그의 곁에 오셔서 위로하시는 음성을 들었다. “이제 괜찮다. 이제 괜찮아… 사랑하는 아들아…” 그 때 그는 주님이 주시는 형언할 수 없는 평안과 무조건 용납해 주시는 그 사랑 속에 잠겨 마치 길을 잃어버렸던 아이가 엄마를  찾고 그 품에 안겨 흐느끼듯 계속 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 이튿날 아침 식사 시간에 같은 식탁에 앉았던 한 미국 목사님과 어젯밤에 일어난 일을 나누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난  목사님이 쪽지에 다음 구절을 적어 그에게 주셨다. 

    “In returning and rest you shall be saved. In silence and trust shall be your strength, 너희가 돌아와 안연히 처하여야 구원을 얻을 것이요, 잠잠히 신뢰하여야 힘을 얻을 것이어늘….”(이사야서 30:15).  이 구절은 그의 영혼에 울리는 깊은 메아리처럼 하나님의 음성으로 다가왔다.   


    그 말씀을 들으면서 현재 자신의 삶의 모습이 어떠한지, 그의 삶을 향한 하나님이 소원은 무엇인지 명확히 마음 속에 그려지며 마음에는 한없는 평안이 찾아왔다. 돌아옴…안식…구원…잠잠히 신뢰함…그리고 그가 그토록 추구하던 힘… 그동안 그렇게 갈망하던 하나님의 사랑을 다시 깊이 체험하면서 그는 마음의 평강과 기쁨을 되찾게 되었다. 그 이후에도 인생의 우선순위가 흐트러지고 혼란이 찾아올 때가 종종 있었지만 당시의 이 경험이 그로 하여금 항상 자신의 위치를 되돌아 보게 해주며 그 때의 평온과 안정을 되찾게 해주었다.


    상규의 아내 경숙도 그동안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보내며 힘든 가운데에서도 말씀과 기도를 통해 주님을 향한 신뢰가 깊어져 가고 있었다. 상규와 친구 부부가 함께 참석했던 어느 부흥집회에서 경숙은 개인적으로 주님을 만났고 말로써 표현할 길 없는 주님의 사랑과 임재를 깊이 체험하는 자기만의 신비한 경험을 가졌다. 하나님께서는 이 순진하고 외로운 부부의 영혼들을 어루만져 주시고 그들의 믿음을 다독이시며 하나님이 원하시는 선한 일들을 위해 그들을 준비하고 계셨던 것이다.


    생각해보기

    * 현재 당신의 삶에서 하나님의 방식과 세상의 방식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나의 과거에 이러한 극심한 갈등을 겪은 것은 언제였는가?

    * 세상의 방식이 당신의 필요를 채워줄 뿐만이 아니라 다른 대안은 없다고 믿도록 하려고 원수들이 당신에게 사용하는 계략과 속임수는 무엇인가?

    * 당신의 고민을 하나님께 아뢸 때 당신은 하나님의 뜻을 따르게 해달라고 기도하는가, 아니면 당신이 바라는 해결책을 구하며 기도하는가?

    * 하나님은 현재 당신에게 어떤 일을 하라고 요구하고 계시는가?

    * 현재 나의 삶과 신앙에 있어서 코칭을 해줄 사람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저자 소개]


    aae3df0ec7ebf536dec8d994f458704b_1682729480_9669.jpg
    박동건 목사(사진)는 지도자계발 전문 선교단체인 CRM/NOVO(Church Resource Ministries, www.crmleaders.org)의 국제 파트너 그룹인 CoNext의 정식회원인 CRM/NOVO Korea (www.crmkorea.org, www.novokorea.org) 국제 대표로서 섬기고 있다. 서울 상대 경영학과(BA)를 졸업하고, UCLA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으며1993년에 목회자의 소명을 받은 후 풀러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M. Div.)를 취득한 후 북미주 개혁교단(CRC)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남가주에서 목회를 하다가 1998년에 동 교단의 한인사역 디렉터로 임명돼, 15년 간 교단에 속한 한인교회와 목회자들을 섬겼다. 


    R. 토마스 애쉬브룩(R. Thomas Ashbrook) 박사는 미국 루터교단에서 안수를 받고 26년간 목회했으며, 현재는 CRM(Church Resource Ministries, 2019부터 NOVO로 이름이 바뀜)에서 영성개발 책임자로서, CRM/NOVO의 영성개발 사역인 이마고 크리스티(Imago Christi)를 창립했다.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 있는 조지폭스 복음주의 신학대학원의 부교수이며 록키산 영성개발 파트너스(Rocky Mt. Spiritual Formation Partners)의 코디네이터이고 덴버 지역의 목회자 공동체 일원이며, 교육가, 영성 지도자이기도 하다.


    KCMUSA,680 Wilshire Pl. #419,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