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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용환의 예술묵상] 무리요의 “아브라함이 세 천사를 맞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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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aham Receiving the Three Angels

아브라함이 세 천사를 맞이하다, 1667,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

캐나다 국립미술관 (NGC, 오타와, 온타리오)



스페인의 라파엘로로 불리는 무리요의 작품입니다. 자신의 고향 세비야의 자선병원을 위해 이 작품을 그렸습니다. 자선의 일곱 가지 실천 덕목을 연작으로 그렸고, 이 작품의 주제는 환대입니다. 그런데 1810년, 나폴레옹 군대가 이 작품을 벽에서 뜯어갔습니다.  (환대를 약탈하다니) 이후 나그네를 대접하라는 메시지의 이 작품은 스스로가 나그네 되는 아이러니 속에 결국 캐나다 국립 미술관에서 따뜻한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화면 오른쪽, 수염이 긴 아브라함이 젊은이들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라는 바디 랭기지가 보입니다. 동등한 환대도 아닌, 무릎꿇고 환대라니요. 사실 아브라함은 알아봤던 거지요. 흔하게 스쳐 지나가는 나그네가 아니라는 것을. 


세 사람은 왼편에 나란히 섰습니다. 여행자의 차림입니다. 날개나 후광 같은 것은 없습니다. 인생의 크고 작은 실패와 성공이 경험치가 되어 쌓인 아브라함의 노련한 직감이었을까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가 꽃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었으니 산전수전 다 겪은 분이긴 합니다. 그런 아브라함이 무릎을 꿇고 간청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꿰뚫어보는 환대, 이 한 번의 극진한 시중과 대접은 결국 그를 <믿음의 조상>의 반열에 오르게 했습니다. 


그리스도교 전통에서는 이 세 사람은 성부, 성자, 성령의 현현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하고 사람에게 하듯하지 말라”는 사도 바울의 가르침을 기억하고 실천하고자 합니다. 더 나아가 아브라함 종교 계통의 사람들은 이 전통을 유지합니다. 기회는 어쩌다 주어지는 것이고, 하나님 모실 기회를 놓치는 것은 내 선택이니까요. 


결국 종교를 넘나드는 환대의 영성이 어디서부터 흘러내려왔는지 그 최고봉에 가보면 아브라함이 있습니다. 환대의 댓가는 풍성했습니다. 늦둥이 아들도 약속 받았고, 민족의 아버지가 될 것이라는 축복이 이어졌습니다. 모든 것은 태도의 문제입니다. 환대 이후에 아무런 이득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스도인 입장에서 그것은 내 문제가 아닙니다. 하늘이 정할 일이지. 확실한 것은 극진한 환대가 먼저, 축복은 나중이라는 것입니다.  내 지혜도, 직감도, 눈썰미도 틀릴 수 있습니다. 천사의 모습을 한 것도 아니고, 말을 섞어보고 판가름 한 것도 아니니까요. 그저 알 수 없지만 극진히 환대할 수 있는 사람이 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묵상을 돕는 질문


• 오늘 내 앞을 지나간 사람들을 어떻게 대했습니까. 알아볼 수 없는 모습으로 오시는 분을 놓치지 않으려면, 내 안에 어떤 준비가 필요합니까.

• 아브라함의 환대는 이득을 계산하지 않은 자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나의 환대에는 어느 정도의 기대가 섞여 있습니까. 그 기대를 내려놓는 것이 지금 나에게 가능합니까.


손 모아 기도합시다.


주님, 오늘 제 앞에 서는 모든 사람을 당신 모시듯 대할 수 있는 눈과 마음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환대의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저는 그저 무릎 꿇을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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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묵상 필자 소개:

노용환 목사는 한신대학교에서 기독교교육학(학부)과 실천신학(신대원)을 공부했다. 예배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정교회 이콘과 상징 해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뉴욕신학교에서 종교교육학을, 블렌튼필 인스티튜트에서 상담학을 공부했고, 센트럴신학교 목회학박사과정을 통해 선교적 교회를 연구중이다.


2006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고 2017년부터 한국기독교장로회와 미국그리스도연합교회(UCC) 이중 소속으로 로드아일랜드 제일한인교회를 섬기고 있다. 생명문화연구소에서 연구실장으로 일했고, JOYFUL COOP(신나는 협동조합) 발기인 대표로 서류미비 싱글맘 렌트 지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미주 뉴스앤조이 기자로 활동하며, 선배기자들로부터 글쓰기를 배웠고, 실용적이지 않은 디자인의 가구나 오래된 그림처럼 무용(無用)하고 예쁜 것을 좋아한다. 또한 자전거와 캠핑 그리고 비치 라이프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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