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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의 에피포도엽서] 사순절 Poem • 주님의 잔 by 이영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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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잔 by 이영숙 시인 



짙은 어두움이 내리던 정오,

주님이 드셔야 했던 그 잔에는

무엇이 들어 있었을까요


할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을 내게서 물려주십시오

메시야 그분의 겟세마네의 고뇌

그대여 아시나요


주님이 낮추사 열어주지 않으시면

결코, 알 수도 깨닫을 수 없는 것을

죽음으로 다가와 주지 않으시면

우주를 넘나든

그 사랑 알 수 없는 것을


그토록 고뇌하시며 드셔야 했던

"다 이루었다” 하신

마지막 그 잔


아담 이후

전 인류의 죽음을 담은

잔이었던 것을…



[시선의 여백]


이영숙 시인의 「주님의 잔」은 짧은 시 안에 구속사의 핵심을 응축해 담아낸 작품이다. 특히 ‘잔’이라는 단일한 상징을 통해 인간의 죄, 그리스도의 고난, 그리고 구원의 완성을 하나의 선으로 연결한 점이 인상적이다. 감정의 과잉 없이 절제된 언어로 십자가의 구속을 정확히 포착하고 있다.


먼저, 시의 도입부인 “짙은 어두움이 내리던 정오”는 시간의 역설을 통해 십자가 사건의 비극성과 초월성을 동시에 드러낸다. 이는 복음서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온 땅에 어둠이 임했던 장면을 연상시키며,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닌 우주적 사건으로서의 십자가 사건을 암시한다.


이어지는 “이 잔을 내게서 물려주십시오”는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기도를 통해 인간이 결코 자력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신적 순종의 영역으로 끌어올린다. “주님이 낮추사 열어주지 않으시면 / 결코 알 수도 깨닫을 수 없는 것”이라는 구절이 바로 그 지점을 정확히 짚고 있다.


중반부는 인식의 한계를 넘어 계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죽음으로 다가와 주지 않으시면 / … 그 사랑 알 수 없는 것”이라는 표현은, 십자가 사건이 단순한 교훈이나 상징이 아니라 ‘사건으로서의 계시’임을 분명히 선포한다. 즉, 사랑은 설명이 아니라 ‘죽음’이라는 방식으로 주어졌다는 고백이다.


후반부의 “다 이루었다”는 선언은 구속사의 완성을 의미하며, “아담 이후 전 인류의 죽음을 담은 잔”이라는 표현으로, 개인적 고난을 넘어 인류사적 차원의 사건으로 확장시키는 매우 정교한 구속사적 시각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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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목사는 고려신학대학원, ORU에서 박사학위, 캘리포니아 브레아(Brea)에 위치한 <사모하는교회 Epipodo Christian Church>의 담임목회자이며 교수, 시인, 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 에피포도예술과문학(Epipodo Art & Literature)의 대표이다. 다양한 장르의 출판된 저서로 25권 외, 다수가 있다. 에피포도(Epipodo)는 헬라어로 “사랑하다. 사모하다. 그리워하다”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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