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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의 에피포도엽서] 죽음이 없다면 부활은 말해질 수 없다 by 신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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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없다면 부활은 말해질 수 없다 by 신나리



장례 예배는 언제나 조용하다.

사람들이 소리를 낮추기 때문이 아니라,

설명할 수 없는 것 앞에 서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내가 참 좋아하는 집사님의 남편분의 장례 예배가 있었다.

꽃은 단정하게 놓여있었고, 조용하게 찬양이 흘렀다.


누군가의 삶이 끝났다는 사실은

이토록 고요한 방식으로 우리를 둘러싼다.


그는 아내를 사랑한 사람이었다.

자녀들을 온 마음으로 사랑한 사람이었다.


자신이 받아보지 못했던 아버지의 사랑을

되물림하지 않으려 애쓴 사람.

사랑을 배우지 못했어도

사랑하기를 선택했던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을 존경한다.


삶의 조건이 아니라

의지로 사랑을 택하는 사람을.


들려온 이야기에 따르면

마지막에 그는 이런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하나님을 사랑하십니까?”


그리고 그는 대답했다.


“미안합니다.”


그 말이 자꾸 마음에 남는다.


누군가는 그 말을 믿음의 부족으로 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 말이

어쩌면 가장 정직한 고백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는 스스로를

사랑이 부족한 사람이라 여겼을지도 모른다.

하나님 앞에 내놓을 만큼

충분하지 않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오늘,

다른 생각을 해본다.


하나님의 사랑이란

어쩌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완전하지 않아도,

더듬거리면서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삶.


예수님의 사랑이

십자가에서 완성되었다면,

어쩌면 우리의 사랑은

가정이라는 작은 십자가 위에서

조용히 닮아가는 것 아닐까.


그는 평생

아내와 자녀를 위해

주는 사랑을 하며 살았다.


그리고 오늘,

그 사랑은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끝처럼 보이는 자리에서

나는 부활을 생각한다.


남겨진 이들 안에서

그의 사랑이 다시 살아날 것이다.

아이들의 선택 속에서,

아내의 기억 속에서,

그가 남긴 온기의 방식으로.


죽음이 없다면

부활은 말해질 수 없다.


그리고 사랑이 없다면

죽음은 그저 끝일 것이다.


오늘 나는 감히

그의 삶을 이렇게 믿어보고 싶다.


그가 남긴 사랑이

누군가의 가슴 속에서

다시 피어나는 부활의 생명 꽃이 되기를.


부활은,

아마 그런 방식으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작가 Profile

신나리 (1983 Narie Audrey Shin) 작가는 세계한인기독언론협회 제10회 독후감 공모전 우수상 수상. 제29회 에피포도문학상 번역 수상. (작가의 말) FIDM Fashion Design 전공을 마지막으로 그 외 학업과 취업에 도전하지만 실패가 많았습니다. 결혼과 출산을 하며 오랜 시간 경력이 단절 되었구요. 네 명의 아이들을 키우며 평범한 엄마로 사는 것이 나로서는 삶의 전부구나 싶었습니다. 어느 날 잔잔했던 삶에 폭풍이 몰아쳤습니다. 그리고 지금 나는 글을 쓰고 번역을 하기도 합니다. 무엇 하나 이루어 내지 못한 삶속에 하나님께서 친히 개입하셔서 일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앞으로의 계획도 없고,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아는 것은 하나님은 하나님의 일을 하실 겁니다. 저는 그곳이 어디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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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목사는 고려신학대학원, ORU에서 박사학위, 캘리포니아 브레아(Brea)에 위치한 <사모하는교회 Epipodo Christian Church>의 담임목회자이며 교수, 시인, 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 에피포도예술과문학(Epipodo Art & Literature)의 대표이다. 다양한 장르의 출판된 저서로 25권 외, 다수가 있다. 에피포도(Epipodo)는 헬라어로 “사랑하다. 사모하다. 그리워하다”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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