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호 목사의 묵상의 뜨락] 대강절 묵상 (1) – 기다림 > 묵상/기도 | KCMUSA

[이현호 목사의 묵상의 뜨락] 대강절 묵상 (1) – 기다림 > 묵상/기도

본문 바로가기

묵상/기도

홈 > 목회 > 묵상/기도

[이현호 목사의 묵상의 뜨락] 대강절 묵상 (1) – 기다림

페이지 정보

본문

이제 곧 대강절이 시작됩니다. 올해는 11월 마지막 주일이 대강절 첫 주일입니다. ‘대강절’(Advent)의 어원인 라틴어 adventus는 ‘도착(arrival)’ 혹은 ‘임하심(coming)’을 뜻합니다. 말 그대로, 이 절기는 2천 년 전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념하는 거룩한 때입니다. ‘강림절’(降臨節)이라고도 부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기다림의 의미를 담고 있는 ‘대강절’(待降節)이라는 표현이 더 깊은 울림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이 절기는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기념하는 시간이 아니라, 역사의 완성을 향한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질 미래를 소망하며 기다리는 절기이기 때문입니다.


교회력에 따르면 한 해는 대강절로 시작해 추수감사절로 끝납니다. 감사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기다림으로 새해를 여는 것입니다. 이 기다림은 단순한 시작의 신호가 아니라, 우리의 신앙 여정 전체를 관통하는 태도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기다리는 것은 개인적인 바람이 아니라 온 인류의 소망, 곧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통해 하나님 나라가 완성되기를 바라는 거룩한 소망입니다. 그날과 그때는 오직 하나님만 아시기에, 우리는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도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약속의 성취를 기다립니다.


하지만 대강절의 기다림은 초조함의 시간이 아니라 은혜의 시간입니다. “오늘의 힘 되고 내일의 소망”이라는 찬송가의 고백처럼, 이 기다림은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서 일하시는 은총의 과정입니다. 또한 “광야에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하라”는 예언자 이사야의 외침처럼, 광야같이 영적으로 황량한 세상 속에서도 하나님의 질서와 평화가 다시 세워지기를 준비하는 거룩한 시간입니다. 이 기다림은 우리를 영적으로 깨어 있게 하고, 신앙의 긴장 속에서 하루하루를 새롭게 합니다.


대강절은 기다림의 절기이자 준비의 절기입니다.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다리는 사람은 어둠에 눌리지 않습니다. 작은 등불 하나라도 켜서 세상을 밝히고, 그분이 오실 길을 닦는 사람입니다. 이 기다림은 단순히 시간이 지나가기를 바라는 수동적 태도가 아니라, 하나님을 더 깊이 만나고 예수님을 닮아가며 성령의 인도하심에 자신을 맡기는 능동적인 영적 여정입니다.


우리가 기다리는 하나님의 나라(the Kingdom of God)는 단지 미래의 장소(a future place)가 아닙니다. 그것은 지금 이 땅에서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통치(the reign of God)가 실현되는 사건(an event), 혹은 현실(a present reality)이기도 합니다. 예수께서는 이 하나님의 통치가 우리의 일상 속에서, 이 세상 가운데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오게 하시며, 그 뜻을 하늘에서 이루신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 주옵소서” (마태복음 6:10, 새번역).


또한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는 너희 가운데 있다”(누가복음 17:21)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에서 “너희 가운데”에 해당하는 헬라어 *ἐντὸς ὑμῶν (entos hymōn)*은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하나는 개인적 차원에서 “within you”, 곧 신자의 마음속에 임하는 하나님의 통치이며, 다른 하나는 공동체적 차원에서 “among you”, 즉 믿음의 공동체 안에 이미 임해 있는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대강절에 기다리는 하나님 나라, 즉 그리스도의 재림을 통해 성취될 하나님의 약속은 단지 하늘의 신비로운 미래만이 아니라, 하나님께 순종하며 그 뜻을 실천하는 개인과 공동체 안에 이미 임해 있는 현재적 현실이기도 합니다.


결국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린다는 것은 단지 그분의 재림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분의 통치가 내 안에서, 그리고 우리 공동체 안에서 온전히 이루어질 날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이처럼 성서적인 기다림은 하나님의 때를 신뢰하는 믿음이자, 그 뜻에 자신을 맡기는 순종의 행위입니다. 이 기다림 속에서 우리의 조급함은 다듬어지고, 욕심은 비워지며, 하나님의 뜻이 점점 더 분명히 드러납니다.


주님은 “내가 곧 오겠다”(요한계시록 22:20)고 약속하셨습니다. 이에 대한 우리의 응답은 단 하나입니다. “아멘. 오십시오, 주 예수님!”(요한계시록 22:20).


그분이 다시 오셔서 죄와 어둠으로 일그러진 세상을 새롭게 하시고, 상처 입은 영혼을 온전케 하실 그날을 바라보는 믿음이 바로 대강절의 시작입니다. 이 거룩한 기다림은 우리 안에 소망의 불씨를 지피고, 신앙의 초점을 다시 예수 그리스도께로 돌리게 합니다. 우리는 그분의 오심을 기다리며, 그분의 통치가 우리 안에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며, 또 한 해를 믿음과 소망의 걸음으로 시작합니다.


“아멘. 오십시오, 주 예수님!” (요한계시록 22:20)



d97d67edd369813b208f26eea8755e8b_1764006498_2842.jpg
이현호 목사(연합감리교회 버지니아 연회 White Memorial UMC 담임)


KCMUSA,680 Wilshire Pl. #401,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