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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용환의 예술묵상] 보티첼리의 “그리스도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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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유혹, 1481-82, 산드로 보티첼리

시스티나 채플 (바티칸시국)



새로운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가 열리는 장소, 시스티나 채플의 한쪽면을 장식하고 있는 프레스코화 <그리스도의 유혹>을 함께 묵상합시다. 


보티첼리는 광야에서 마귀에게 시험받으시는 그리스도의 각 장면을 작품 상단에 골고루 배치했습니다. 40일을 금식하신 예수님께 돌을 떡으로 만들어 보라는 장면은 좌측 상단에 위치합니다. 성전에서 뛰어내려 보라는 장면은 중앙 상단, 높은 곳에서 세상의 모든 왕국을 보여주며 마귀 자신에게 엎드려 절만 하면 모든 왕국을 주겠다는 시험 장면은 우측 상단에 위치합니다. 


이 작품에서 마귀는 은둔 수도자의 외양을 취하고 있습니다. 묵주와 지팡이로 상징되는 수도자의 모습을 한 마귀는 깊은 고뇌에서 우러나온 듯한 지혜로 예수를 설득합니다. 마귀는 우리 생각보다 한 겹 더 복잡하고 지혜롭습니다. 단순한 트러블 메이커가 아니라 피스메이커의 모습을 한 악한 영입니다. 마치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를 구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따로 있는 세상의 권력자들처럼 말입니다. 


마귀는 돌로 빵을 만들면 세상의 모든 가난을 종식시킬 수 있는 것처럼 설득합니다. 세상의 모든 권세만 가지면 평화로운 왕국을 건설할 수 있는 것처럼 설득합니다. 가장 밑바닥의 먹는 문제부터 가장 높은 권세의 문제까지 시험의 주파수가 요동칩니다. 간단한 결심만 하면 모든 죄와 가난과 무지로부터 인류를 탈출시킬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시험은 사악한 뱀의 얼굴을 하면서 오는 게 아니라, 선의의 얼굴을 하고 설득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여기서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광야의 예수님이 마주하셨던 순전한 고요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유혹의 본질은 복잡함입니다. 영적 단순함과 소박함으로 사순 시기를 맞이합시다. 우리는 사순절 40일 동안 주님과 함께 요동치는 시험을 이기며 마침내 승리할 것입니다. 그 승리는 우리 인식의 한계로 보이지 않는, 오른쪽 맨 위에 천사들이 수종드는 성찬상의 형상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우리 육신의 눈으로는 바삐 희생제사를 준비하는 제사장들과 재료를 가져오고 호기심으로 기다리는 유대인들만 보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분주함과 번잡함의 죄용서의 제의를 예수께서는 단번에 십자가에 달리심으로 대신하셨습니다. 자신의 몸을 내어 주신 성찬의 의미로 우리도 내어주는 인생이 되길 손 모아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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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묵상 필자 소개:

노용환 목사는 한신대학교에서 기독교교육학(학부)과 실천신학(신대원)을 공부했다. 예배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정교회 이콘과 상징 해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뉴욕신학교에서 종교교육학을, 블렌튼필 인스티튜트에서 상담학을 공부했고, 센트럴신학교 목회학박사과정을 통해 선교적 교회를 연구중이다.


2006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고 2017년부터 한국기독교장로회와 미국그리스도연합교회(UCC) 이중 소속으로 로드아일랜드 제일한인교회를 섬기고 있다. 생명문화연구소에서 연구실장으로 일했고, JOYFUL COOP(신나는 협동조합) 발기인 대표로 서류미비 싱글맘 렌트 지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미주 뉴스앤조이 기자로 활동하며, 선배기자들로부터 글쓰기를 배웠고, 실용적이지 않은 디자인의 가구나 오래된 그림처럼 무용(無用)하고 예쁜 것을 좋아한다. 또한 자전거와 캠핑 그리고 비치 라이프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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