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용환의 예술묵상] 에크하우트의 “나사렛 회당에서 가르치시는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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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렛 회당에서 가르치시는 그리스도, 1658, 헤르브란트 반 덴 에크하우트
아일랜드 국립미술관 (더블린, 아일랜드)
1. 네덜란드 황금기를 장식했던 암스테르담 출신 작가 에크하우트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그는 램브란트의 아끼던 제자로서 명암을 잘 다뤘습니다. 결국 보석세공을 하던 아버지의 손과 눈을 물려받아 디테일과 색채를 더해 자신만의 화풍을 완성했습니다. 특히 소품의 정교함 측면에서 호평받고 있습니다.
2. 오늘 작품은 누가복음 4장 말씀을 형상화했습니다. 예수께서 여러 마을을 돌아다니시다가 고향 나사렛의 회당에 들르셨습니다. 이사야서 말씀을 읽으셨는데, 어머니 마리아가 고백했던 찬가와 결이 같습니다. 성령의 기름부음받은 구세주의 출현을 방금 읽으시고선, “이 성서의 말씀이 오늘 너희가 들은 이 자리에서 이루어졌다.”고 선포하십니다. 순간 정적이 깨집니다. 잔잔한 호수같던 회당에 돌 하나가 던져졌습니다. 그 파동은 사람들을 우왕좌왕하게 만들고, 훗날 거대한 파도가 됩니다. 고요와 권태 사이 어딘가에 말씀의 돌을 던지신 주현의 사건의 시간으로 작가는 우리를 초대합니다. 여러분의 삶의 자리는 평안하십니까? 폭풍우를 지나가고 있습니까? 그 사이에 우리에게 찾아오시는 주님을 맞이합시다.
3. 사람들은 대각선 타원형으로 작품 중심의 예수님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대각선은 미적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 왼쪽 아래에서 오른쪽 위로 상승합니다. 왼쪽 아래에는 평범한 주민들과 어린아이가 놀란 마음으로 성서를 확인해 보고 있고, 오른쪽 위에는 기존의 질서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율법학자가 성서를 품고 서 있습니다. 신분의 높낮이는 곧 순수의 높낮이와 반비례하는 순간입니다. 낮은 곳의 성서는 열려 있고, 높은 곳의 성서는 굳게 닫혀 있습니다. 훗날 예수께서는 자연히 낮은 곳으로 임하시고, 가난한 자들에게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4. 높은 곳도 별 다를바 없습니다. 지켜야 할 율법을 품고 있지만, 몸은 답을 알고 있습니다. ‘무턱대고 자신이 구세주라고 말하진 않았겠지…’, ‘어디 들어나 보자’ 하고 시작된 경청은 몸이 저절로 숙여지게 만듭니다. 태도가 고도를 결정한다고 합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어떤 자세로 주 앞에 서 있습니까? 손 모아 기도합시다. 주의 말씀을 정성을 다해 경청하게 하소서. 평온과 나태를 분간하게 하시고 주께서 삶의 매 순간 던지시는 말씀의 파동을 즐거워하게 하소서.
예술 묵상 필자 소개:
노용환 목사는 한신대학교에서 기독교교육학(학부)과 실천신학(신대원)을 공부했다. 예배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정교회 이콘과 상징 해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뉴욕신학교에서 종교교육학을, 블렌튼필 인스티튜트에서 상담학을 공부했고, 센트럴신학교 목회학박사과정을 통해 선교적 교회를 연구중이다.
2006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고 2017년부터 한국기독교장로회와 미국그리스도연합교회(UCC) 이중 소속으로 로드아일랜드 제일한인교회를 섬기고 있다. 생명문화연구소에서 연구실장으로 일했고, JOYFUL COOP(신나는 협동조합) 발기인 대표로 서류미비 싱글맘 렌트 지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미주 뉴스앤조이 기자로 활동하며, 선배기자들로부터 글쓰기를 배웠고, 실용적이지 않은 디자인의 가구나 오래된 그림처럼 무용(無用)하고 예쁜 것을 좋아한다. 또한 자전거와 캠핑 그리고 비치 라이프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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