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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용환의 예술묵상]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그리스도의 세례”와 “그리스도의 책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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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그리스도의 세례, 1440년경, 내셔널 갤러리 (런던, UK)

(우) 그리스도의 책형, 1455년경, 마르케 국립미술관 (우르비노, 이탈리아)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작품



1. 오늘 소개할 작품은 두 가지입니다. 르네상스 3대 거장에 가려 한동안 빛을 보지 못하던 이탈리아 화가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작품들입니다. 초기 르네상스 시기 기하학자이기도 했던 자신의 면모를 부각시킨 원근법을 적용하여 당대 화풍에 새로움과 안정감을 불어넣어주었습니다. 


2. 실제 <그리스도의 세례>에서 예수의 키(길이)는 정확히 작품의 절반에 맞추는 비밀을 숨겨 놓았습니다. 성령의 비둘기가 활짝 편 날개에 가로선을 긋고, 유난히 중심을 고수하는 듯한 오른 발끝을 꼭지점으로 그 가로선과 이으면 큰 역삼각형이 나타나는데, 그 중심에 기도하는 손이 위치해 있습니다. 작품 앞에서 나도 모르게 손이 모아지는 경건함의 이면에는 이처럼 치밀한 수학적 계산이 감춰져 있습니다. 세례 받으신 그리스도께서 “기도”하신 것은 정확히 누가복음에만 나오기에 작가는 누가복음을 근거로 찬찬히 구도를 잡아나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누가복음서 3장 21절과 22절의 장면을 한 마디씩 강해설교하듯 조화롭고 완전하게 표현해 냈습니다.  


3. 해당 절을 의미구 별로 쪼개어 그림을 살펴보면, 첫째, “사람들이 모두 세례를 받고 있을 때”: 우측 하단에 연이어 세례 받고자 준비하는 사람을 보여줍니다. 둘째, “예수께서도 세례를 받으시고”: 작품의 중심입니다. 셋째, “기도를 하고 계셨는데”: 여타 작품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기도 손 모양이 위에서 설명한 정삼각형의 중심에 위치합니다. 넷째, “홀연히 하늘이 열리며”: 어느새 곁에 와 있는 천사들이 나무 좌측에 보입니다. 다섯째, “성령이 비둘기 형상으로 그에게 내려오셨다.”: 그 어떤 비둘기 형상의 성령보다 고요하고 평안한 성령이 그리스도의 머리 위로 내려옵니다. 


4. <그리스도의 세례>가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드러내심을 나타내는 주현절의 시작을 알린다면, 그의 또 다른 작품 <그리스도의 책형>은 인류를 향한 사랑이 십자가 구원으로 결실을 맺는 수난절의 한 복판을 가리킵니다. 마치 여명과 노을이 서로 닮은 것처럼, 두 작품은 닮은 꼴의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나직한 목소리로 묻습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세례를 받을 수 있겠느냐?” “그 결말이 욕의 세례일지라도, 매의 세례일지라도, 결국엔 십자가에서 흘리는 피의 세례일지라도…” 한편 우리의 지향을 묻습니다. “말끔한 옷을 차려입고 충심으로 의논하는 지도자가 되고 싶은가 아니면 그 모든 세상의 옷을 벗고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히는 길을 가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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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묵상 필자 소개:

노용환 목사는 한신대학교에서 기독교교육학(학부)과 실천신학(신대원)을 공부했다. 예배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정교회 이콘과 상징 해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뉴욕신학교에서 종교교육학을, 블렌튼필 인스티튜트에서 상담학을 공부했고, 센트럴신학교 목회학박사과정을 통해 선교적 교회를 연구중이다.


2006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고 2017년부터 한국기독교장로회와 미국그리스도연합교회(UCC) 이중 소속으로 로드아일랜드 제일한인교회를 섬기고 있다. 생명문화연구소에서 연구실장으로 일했고, JOYFUL COOP(신나는 협동조합) 발기인 대표로 서류미비 싱글맘 렌트 지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미주 뉴스앤조이 기자로 활동하며, 선배기자들로부터 글쓰기를 배웠고, 실용적이지 않은 디자인의 가구나 오래된 그림처럼 무용(無用)하고 예쁜 것을 좋아한다. 또한 자전거와 캠핑 그리고 비치 라이프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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