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철의 에피포도엽서] 킹 오브 킹스 The King of K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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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오브 킹스 The King of Kings' 포스터
운동을 싫어하는 이유는 내 몸에서 땀이 흐르기 때문이다. 여름이면 가만히 있어도 목이 마르고 몸에서 땀이 휘청거린다. 아주 싫어하는 계절이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있는 것은 가능하지만 30분, 1시간 운동을 하거나 걷는 것은 보통 힘겨운 것이 아니다. 어느 날 종화(필자의 딸)가 디즈니랜드 연간 회원권을 가지고 성큼 다가왔다. 아빠를 운동시켜야 겠다는 결심의 표출이다.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미 소 걸음으로 디즈니랜드 문턱을 넘어섰다. 두세 시간을 걷고 또 걸어야 한다. 온 몸에 땀이 흘러 작고 큰 줄기가 바다로 향하고 있었다. 포기할 것 같은 그날 밤을 수놓은 불꽃이 가슴에 새겨졌다. 어린 아이들보다 어른이 더 많은 디즈니랜드의 상자 안에 갇히고 말았다. 되돌아 어릴 적 상상의 공간을 비집고 들어가 어른의 보폭으로 간격을 줄여가는 그 길에서 땀은 보석이 되고 있었다.
‘킹 오브 킹스(The King of Kings)’는 애니메이션(Animation) 영화다. 땀을 싫어하던 계절에는 눈 길 한번 주지 않을 곳에 오늘 한 방울 물기가 번뜩였다. 걸음의 수를 셀 수 없었던 디즈니랜드 효과다. 그 영화를 한국인 감독이 연출했다는 것을 알고 나서 두 번 놀라고 있다. ‘킹 오브 킹스’는 장성호 감독의 작품으로 연출, 각본, 제작, 편집까지 총괄한 작품이다. 한마디로 토종 한국인이 만든 영화다.
지극히 기독교적인 세계관을 담고 있다. 내용의 근간이 성경이다. 아예 공개적으로 성경의 내용을 전달하는 전도용 영화다. 영화의 기초는 19세기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의 ‘예수의 생애(The Life of Our Lord)’로 어린 아들 월터에게 예수 이야기를 전하는 내용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성경동화 구조이다. 이미 알고 있는 성경의 지식을 스크린에 담는 것은 진부하다는 선입견이 있다. 그것도 애니메이션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킹 오브 킹스’가 북미에 상영한 후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스크린 수에도 3,500개, 미션임파서불이 3,700 스크린이었다면 결코 뒤지지 않는다. 기독교 애니메이션 장르에서 북미 역대 최대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한국 영화로 ‘기생충’을 뛰어 넘는 최고 흥행작이다. 관객만족도(Cinema Score) 평점은 A+다. 현재까지 128편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영화가 끝나면 관객이 일어나 한 동안 기립 해서 박수를 치는가 하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사방 목격되고 있다. 북미에서 6,300만 달러 이상 흥행을 거두었다. 120개국에서 상영되고 있으니 흥행 기록은 날이 가면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은 7월 중순부터 상영을 시작해 현재 박스오피스 1위다. 그러나 더 값진 것은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제대로 된 복음 전도 결과를 산출해 내고 있다.
과정이 없는 결과는 없다. 결과가 좋다고 해서 과정 역시 마냥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킹 오브 킹스’가 제작되어 관객의 눈에 들어 오기까지 10년의 세월을 겪었다. 밤낮으로 작업하며, 가족의 생계도 위협받던 시절이 있었다. 제작 투자 계약까지 맺었으나 사기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면 그럴 수록 하나님 앞에 기도할 수 밖에 없었다. 하나님이 응답하시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10년 동안 경험의 방식이 쌓이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장성호 감독이 기획, 제작, 각본, 감독까지 하게 되었는데 소유권 등기가 완전해진 것이다. 어떤 고난이 와도 고난으로만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펜데믹 상황이 아이러니하게도 영화 제작의 순풍이 되었다. 배우들의 일정이 비는 상황이 발생해 원활한 섭외가 가능했다. 특별히 디즈니에서 16년 이상 경력을 가진 보이스 케스팅 디렉터 제이미 토마슨은 “내 인생에 한 번 쓸 비장의 카드를 이번에 쓰겠다.”고까지 했다.
10년의 제작과정은 한 마디로 하나님이 해결해 주시지 않으면 답이 없던 상황이었다. 그 상황에서 장성호 감독은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다 잃고 나니까 모든 것이 하나님의 주권 하에 있구나. 내가 가진 게 사실 내 것이 아니구나.”
그럴 것이다. ‘킹 오브 킹스’를 보고 회복되는 수 많은 사람들과 장성호 감독이 영화를 만들면서 회복되는 과정을 하나님은 동일한 시선으로 짝 맞출 것이다. “처음에는 제가 영화 한 편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돌아보니 하나님은 저라는 사람을 다듬고 계셨습니다.”
사역의 방향성은 곧 나에게 향하는 길이다.

백승철 목사는 고려신학대학원, ORU에서 박사학위, 캘리포니아 브레아(Brea)에 위치한 <사모하는교회 Epipodo Christian Church>의 담임목회자이며 교수, 시인, 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 에피포도예술과문학(Epipodo Art & Literature)의 대표이다. 다양한 장르의 출판된 저서로 25권 외, 다수가 있다. 에피포도(Epipodo)는 헬라어로 “사랑하다. 사모하다. 그리워하다”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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