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정희의 기도시] 오던 걸음으로 오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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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던 걸음으로 오늘을 / 석정희
"산은 오를수록 높아지고 물은 건널수록 깊어진다"
우리는 등반을 위해 만난 것도
피안을 향하기 위해 만난 것도 아닌
배필로 만나 삼십여 년
이인삼각이 되어 살았다
산에는 바람만 있는 게 아니었고
바다에는 파도만 있는 것 아닌
사태와 물살을 견디며
동행이 되어 걸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밀고 당기며
추위에는 보듬고 더위에는 그늘되어
봄에 피는 꽃 가을에 거두는 열매
그리며 꿈을 키웠다
한 고비 넘으면 또 다가서는 앞산
겨우 급물살 건너면 소용돌이 치던 여울
움켜잡은 손 놓지지 않으려 버둥치며
오르고 건넜다
높은 산에도 잔잔하던 호수
깊은 물에도 고요하던 강물
우리에게 평온을 주어
평안했고
또 넘어야 할 고비에 지치고
건너야 할 강앞에 멀미하며
서로의 눈치를 마음의 고통으로
앓기는 얼마였던가
아픔이 되고 슬픔이 되어
가슴 감싸려 놓아버리려던
움켜쥔 손목에 힘 풀려갈 때
고뇌는 몇 번이었던가
그러나 지금 앞산에 해 기울어
머언 바다에 석양빛 잠긴
황혼길 가는 발걸음
오던 걸음으로 오늘을 간다.
석정희 시인
약력
Skokie Creative Writer Association 영시 등단
‘창조문학’ 등단, 한국문협,국제펜한국본부 회원,
재미시협부회장,편집국장,미주문협편집국장 역임,
(한국신춘문예협회 중앙회 이사, 미국LA 본부장,
계간'한국신춘문예'현)심사위원 등 대한민국장인,
대한민국문학대상, 한국농촌문학 특별대상,
세계시인대회 고려문학본상,독도문화제 문학대상,
유관순문학대상, 탐미문학본상, 에피포도본상 외,
Alongside of the Passing Time 영시집 5인 공저
Sound Behind Murmuring Water영시집 4인공저
시집<문 앞에서>In Front of The Door한영
< 나 그리고 너 > 가곡집 < 사랑 나그네 >
< 강 >The River 영문<엄마 되어 엄마에게>
<아버지집은 따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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