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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용환의 예술묵상] 터너의 "영국 국회의사당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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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회의사당 화재, 1834, 윌리엄 터너

필라델피아 미술관 (필라델피아, PA)



1834년 10월 16일 저녁, 런던의 하늘이 붉게 물들었습니다. 낡고 오래된 영국 국회의사당이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발단은 참으로 미미했습니다. 수십 년 전에 사용하지 않기로 한 “계산 막대”를 땔감 대신 소각하면서 난로에 집어 넣었는데, 그 작은 불씨가 삽시간에 번져나간 것입니다. 한 나라의 정치 일번지가, 작은 불씨 하나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날 수천의 인파가 템스 강가로 몰려나와 불길을 지켜보았습니다. 뭐니뭐니 해도 불구경입니다. 서늘한 것은, 군중들 어느 하나도 불 끄는 데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장탄식이 이이어지고, 한숨을 쉬는 사람은 있어도, 내 한 몸 바쳐 공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없었고, 대부분 기뻐할 정도로 입법부가 민심을 잃었던 시절이었습니다. 빈민 구제 법안이라는 기만적인 이름 하에, 가난한 사람들의 혜택을 빼앗아 부자들에게 넘기려던 당시 법안이 비로소 화염 속에 타버렸다고 조롱하던 이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중에는, 화염의 장관에 사로잡혀 스케치북을 꺼낸 한 화가가 있었습니다. 윌리엄 터너였습니다. 작가는 이 장면을 단순한 재난의 기록이 아니라, 하늘이 던진 불의 경고처럼 느껴지도록 그려냈습니다. 권력의 허상과 하나님의 공의가 충돌하는 순간을 포착했습니다. 모네 등 인상파에게 영향을 끼쳤던 터너는 흐릿한 세상 가운데 몰락해 가는 낡은 것의 의미를 전함 테메레르에서도 형상화 했는데, 바로 이 작품이 그 시작점이었다는 평도 있습니다. 


오래전 예레미야 선지자는 이렇게 대언했습니다. “내 말은 정녕 불같이 타오른다. 망치처럼 바위라도 부순다. 똑똑히 들어라.”(렘 23:29) 예수께서도 “나는 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눅 12:49)고 선포하십니다. 이 작품에 묘사된 화염은, 예언자가 노래하고 예수께서 경종을 울리신 바로 그 불을 닮았습니다. 겉으로는 아름답고 장엄하지만, 실제 내용은 심판입니다. 의사당은 한 나라의 권력의 심장부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 그것은 한 줌 재에 불과합니다. 작은 불씨 하나에 무너지는 인간의 체제, 법과 권위. 그것을 붙들고 있던 자들의 허무함이 드러납니다.


말씀과 이미지를 상상하며 함께 묵상합시다. 


 불의를 일삼던 기관이 타버리는 것을 보며 기뻐하던 군중들의 마음을 상상해 보십시오. 이들의 눈에 비친 불꽃은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요?

 낡은 것이 무너져야 새로운 것이 세워지는 하나님의 섭리를 상상해 보십시오. 내 안에 태워버리고, 정리해야 할 낡은 것들은 무엇입니까?


손 모아 기도합시다. 


주님, 불로써 오시어 우리 죄를 태우시는 주님을 영접하게 하소서. 불로써 말씀하실 때 똑똑히 듣고 회개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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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묵상 필자 소개:

노용환 목사는 한신대학교에서 기독교교육학(학부)과 실천신학(신대원)을 공부했다. 예배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정교회 이콘과 상징 해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뉴욕신학교에서 종교교육학을, 블렌튼필 인스티튜트에서 상담학을 공부했고, 센트럴신학교 목회학박사과정을 통해 선교적 교회를 연구중이다.


2006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고 2017년부터 한국기독교장로회와 미국그리스도연합교회(UCC) 이중 소속으로 로드아일랜드 제일한인교회를 섬기고 있다. 생명문화연구소에서 연구실장으로 일했고, JOYFUL COOP(신나는 협동조합) 발기인 대표로 서류미비 싱글맘 렌트 지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미주 뉴스앤조이 기자로 활동하며, 선배기자들로부터 글쓰기를 배웠고, 실용적이지 않은 디자인의 가구나 오래된 그림처럼 무용(無用)하고 예쁜 것을 좋아한다. 또한 자전거와 캠핑 그리고 비치 라이프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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