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철의 에피포도엽서] 아버지 (외 1편) by 엔젤라 정 Angela 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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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외 1편) by 엔젤라 정 Angela Chung
아버지
기계가 긴 한숨을 쉰다
푸우 푸우
무엇이 고장났는지
허파에서 부글대는 애환처럼
스팀머는
아버지 같은 소리를 낸다
늦은 밤
일터에서 일하는 시간이면
옆에서 지켜주던 생전의 목소리
아버지 가고 없는 날
그렁그렁 가쁜 숨소리
매운바람 만주 땅에서
해소 기침 얻었다는
일제 강점기
별똥같이 스쳐오는
아버지
백 만 불짜리 너털웃음이
가끔씩 긴 터널에서
허공을 돌다 되돌아오는
당신의 메아리
나는 아버지 가슴을 파먹던 애벌레
배나무
울 어머니
구 남매 키울 적에
비바람 불고 천둥 치던 날
가녀린 여인 허리 꺾이고
휘어진 어깨에 매달린
아홉 새끼들
간밤에 불던 바람에
배나무 가지 꺾이고
풋내 나는 배들이
올망졸망 가지에 매달려 있다
어머니 시린 얼굴 보이네
가지에 매달린
아홉 새끼 얼굴 보이네
***
엔젤라 정 Angela Chung 시인은 1979년 도미, 샌프란시스코 거주. 2003년 자유문학으로 시 부문 신인상. 제24회 에피포도문학상 수상. 2005-2018년 미주시학 편집간사, 미국 시인 인터뷰 기자. 2005년 국제 계관시인협회 회원 UPLI(Unite Poets Laureate International). 동인지, 2004년 <Alameda Poems> 2005년 <A Lonely Road>. 2013-2018년 버클리문학 편집위원. 2017년 미주문학회원. 2016년 <샌프란시스코 중앙일보>에 시 연재. 작품으로 공동시집과, 개인 시집으로 2016년 <룰루가 뿔났다> 2020년 한영시집 <내 아기 새 어디로 날아갔나> 외, 다수가 있다.

백승철 목사는 고려신학대학원, ORU에서 박사학위, 캘리포니아 브레아(Brea)에 위치한 <사모하는교회 Epipodo Christian Church>의 담임목회자이며 교수, 시인, 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 에피포도예술과문학(Epipodo Art & Literature)의 대표이다. 다양한 장르의 출판된 저서로 25권 외, 다수가 있다. 에피포도(Epipodo)는 헬라어로 “사랑하다. 사모하다. 그리워하다”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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