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철의 에피포도엽서] 물들이다 by 조미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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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들이다 by 조미나 시인
태양의 눈물 한 방울에
바다는 핏빛으로 물들었다
내 눈물 한 방울
어디를 물들였을까
지나온 내 긴 세월
어디에서 무엇을 물들였을까
모른다
난 정녕 모른다
하지만
내 마음이고서야 절대 흘릴 수 없는
눈물을 흘렸다면
어딘가를 물들였으리라
꽃씨를 뿌렸다면
어딘가에 피고 졌으리라
계절을 지나
세상을 돌아
낙엽 하나 소리 없이 떨어뜨리는
고요한 바람이 불어오는 어느 날
붉은 노을에 보석이 빛나는 바다를
여기저기 피어 흔들리는 꽃을 보게 되리라
[시선노트]
조미나 시인은 맑고 투명하다. 사물을 관찰하고 해석하는 눈썰미로 인간의 정서를 녹여 내는 시적 발상이 참신하다. 눈물 한 방울에 바다를 물들일 수 있다는 것은 기적이다. 그 풍경 속에서 시인의 눈물을 찾는 삶의 여정이 흔들린다. 결국 “내 마음이고서야 절대 흘릴 수 없는/눈물을 흘렸다면” 역설의 반응이다.
예수님도 도저히 용서 받을 수 없는 우리를 위해 눈물을 흘렸다. 신의 마음이고서야 절대 흘릴 수 없는 눈물이었다.
예루살렘의 멸망을 눈에 담으면서 “가까이 오사 성을 보시고 우시며. He wept over it”(눅 19:41), 나사로의 무덤 앞에서 “예수께서 눈물을 흘리시더라. Jesus wept”(요 11:35), 십자가의 고난 받으시기 전 겟세마네 동산에서 “심한 통곡과 눈물로 간구와 소원을 올렸고. With fervent cries tears”(히 5:7), 얼마나 더 많은 눈물로 계절을 녹여내야 할지 모른다.
예수 그리스도의 눈물 때문에, 믿음 때문에, 하나님의 자녀라는 이유 때문에, 직분자 이기 때문에, 성도이기 때문에, 흘리는 눈물이 있다.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을 용서하기 위해, 비판, 정죄 보다 사랑을 위해 흘리는 눈물, 사모할 가치 없는 사람을 위해, 핍박하는 사람을 위해 기도하며 흘리는 눈물, 내 마음이고서야 절대 흘릴 수 없는 눈물의 강이다.
시인의 눈물로 그 “계절을 지나” “붉은 노을에 보석이 빛나는 바다를/여기저기 피어 흔들리는 꽃을 보게 되리라” 예수 그리스도의 심중 깊은 마음을 읽는다.
하얀 마음으로
새 하늘을 보았으면
모두 새 노래를 부르는 날이었으면
- 조미나의 <새해에는> 중에서
결국 눈물의 강줄기는 새 하늘에 닿아 “모두 새 노래를 부르는 날”에 보석이 빛나는 바다와 흔들리는 꽃은 하늘에 뿌리내리고 있다.
문득 올려다 본 하늘에서 꽃눈이 내릴 것 같다.
조미나 시인은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 동대학원 성악과 졸업했으며 WMU(월드미션대학교) 기독교상담대학원 MACC 졸업, 한국 복음주의 상담학회 정회원으로 제27회 에피포도문학신인상으로 등단, 시전 동인이며 LA, IAMCHURCH(아이엠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백승철 목사는 고려신학대학원, ORU에서 박사학위, 캘리포니아 브레아(Brea)에 위치한 <사모하는교회 Epipodo Christian Church>의 담임목회자이며 교수, 시인, 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 에피포도예술과문학(Epipodo Art & Literature)의 대표이다. 다양한 장르의 출판된 저서로 25권 외, 다수가 있다. 에피포도(Epipodo)는 헬라어로 “사랑하다. 사모하다. 그리워하다”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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