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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용환의 예술묵상] 모로의 “감옥의 살로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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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의 살로메, 1873-76

귀스타브 모로, 국립서양미술관(Tokyo, Japan)



마가 6장 16 그러나 예수의 소문을 들은 헤로데 왕은 “바로 요한이다. 내가 목을 벤 요한이 다시 살아난 것이다.” 하고 말하였다 ... 25 그러자 소녀는 급히 왕에게 돌아와 “지금 곧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서 가져다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26 왕은 마음이 몹시 괴로웠지만 이미 맹세한 바도 있고 또 손님들이 보는 앞이어서 그 청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27 그래서 왕은 곧 경비병 하나를 보내며 요한의 목을 베어 오라고 명령하였다. 경비병이 감옥으로 가서 요한의 목을 베어 28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건네자 소녀는 다시 그것을 제 어미에게 가져다 주었다.


1. 귀스타브 모로는 19세기 프랑스 상징주의 화가입니다. 넓게 보면 클림트나 뭉크도 상징주의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상주의와 사실주의가 주변 사물과 풍경에 관심을 가졌다면, 상징주의는 그 너머에 있는 것들, 즉 의식과 종교에 더 관심을 가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학에 희곡 살로메를 쓴 작가 오스카 와일드가 있다면, 회화에는 퀴스타브 모로가 있습니다. 세기말 파리를 배경으로 작품을 상상했으니, 우연 이상의 관계가 있겠습니다. 


2. 세례자 요한의 참수를 다룬 이 작품에는 분봉왕 헤롯 안티파스나, 동생의 아내였던 왕후 헤로디아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얼핏 보면 살로메 혼자 서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그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사람의 머리를 담을 만한 금쟁반이 보입니다. 탐욕에 어린 한 여성이 나아갈 방향은 우측의 환한 조명이 켜져 있는 계단입니다. 램브란트 풍의 명암처리를 통해 신비한 느낌을 강조했습니다. 나선형 계단과 빛을 통해 살로메라는 소녀의 상승 욕구와 감정적 흐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19세기 상징주의가 지향하는 데카당스(퇴폐미)를 저속한 장면 없이 표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작가는 충격적인 참수 장면은 소녀의 뒤로 숨겼습니다. 처형을 맡은 경비병의 칼날은 당장이라도 요한의 목을 칠 것처럼 표현됩니다. 처형 당하기 직전의 세례자 요한과 경비병의 모습은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을 “문 틈으로 들여다보는 사람”으로 만듭니다. 가장 어두운 곳 사이에 살짝 비치는 빛에 담긴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4. 헤롯은 세례자 요한을 무서워했습니다. 동시에 그의 메시지를 존경했습니다. 두려움과 존경을 함께 갖고 있는 감정을 "경외"라고 합니다. 경외의 대상과 자신의 세계관이 충돌할 때, 감옥과 같은 보이지 않는 곳에 일단 넣어둔 것은 헤롯만이 아닙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을 경외하는 것은 지식의 근본입니다. 경외하지만, 그 앞에 서지 않을 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영적 감옥에 갇히는 것은 결국 본인입니다.  


그림 출처 https://collection.nmwa.go.jp/en/P.1959-019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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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묵상 필자 소개:

노용환 목사는 한신대학교에서 기독교교육학(학부)과 실천신학(신대원)을 공부했다. 예배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정교회 이콘과 상징 해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뉴욕신학교에서 종교교육학을, 블렌튼필 인스티튜트에서 상담학을 공부했고, 센트럴신학교 목회학박사과정을 통해 선교적 교회를 연구중이다.


2006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고 2017년부터 한국기독교장로회와 미국그리스도연합교회(UCC) 이중 소속으로 로드아일랜드 제일한인교회를 섬기고 있다. 생명문화연구소에서 연구실장으로 일했고, JOYFUL COOP(신나는 협동조합) 발기인 대표로 서류미비 싱글맘 렌트 지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미주 뉴스앤조이 기자로 활동하며, 선배기자들로부터 글쓰기를 배웠고, 실용적이지 않은 디자인의 가구나 오래된 그림처럼 무용(無用)하고 예쁜 것을 좋아한다. 또한 자전거와 캠핑 그리고 비치 라이프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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