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용환의 예술묵상] 라파엘로의 “고기잡이 기적” > 묵상/기도 | KCMUSA

[노용환의 예술묵상] 라파엘로의 “고기잡이 기적” > 묵상/기도

본문 바로가기

묵상/기도

홈 > 목회 > 묵상/기도

[노용환의 예술묵상] 라파엘로의 “고기잡이 기적”

페이지 정보

본문

4b85a7a3bb1d14a05c07dad5c8a1b5fe_1738704669_9275.jpg
고기잡이 기적, 1515, 라파엘로 산치오

빅토리아 & 앨버트 박물관 (런던, 영국)



르네상스 3대 거장 중 가장 젊은(?) 라파엘로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레오나르도가 베이비 부머 세대라면, 미켈란젤로는 아들 뻘 되는 X-세대, 라파엘로는 MZ-세대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궁정화가였던 아버지로부터 받은 재능에 더해서, 동시대의 선배 거장들을 연구하고 흡수하여 자신만의 색채를 보여줬습니다. 


오늘의 작품은 그리스도로부터 처음으로 부름받은 제자들의 일화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맨 왼쪽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실 때, 두 손을 빌며 간청하는 어부는 시몬이고, 그 뒤로 안드레가 두 팔을 벌려 서 있습니다. 시몬은 예수의 발 앞에 엎드려 “주님, 저는 죄인입니다.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눅 5:8)하고 간청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그냥 물고기가 많이 잡혔구나 생각할 수 있는 사건이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어부 시몬은 배에 가득 찬 물고기를 보고 그리스도의 신성을 직감했습니다. 옆에 있던 배를 불러 그물을 끌어올린 장면도 추가됩니다. 맨 오른 편에서 노를 젓고 있는 사람은 세배대입니다. 그의 아들들, 야고보와 요한은 옆에서 돕기만 했는데 예수와 시몬의 대화를 엿듣는 은총을 누리고 제자가 됩니다.  


라파엘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상하좌우에 입체적인 장치를 추가했습니다. 배 주변을 맴돌며 호시탐탐 이득이나 챙기려고 하는 검은 까마귀는 죄를 상징합니다.호숫가의 검은 학은 구도자들이 갖춰야 할 끊임 없는 영적 경계를 상징합니다. 우측 상단에 호숫가에 모인 사람들을 자세히 보면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고개를 돌려 먼발치를 바라봅니다. 역사적인 교회의 탄생을 나몰라라 하는 당대의 사람들입니다. 오늘날도 예수의 진리와 사랑과 약자에 대한 긍휼에는 고개를 돌리고 먼 발치에 모여 앉아 공허한 피안의 세계를 좇고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껍데기만 눈으로 맛본들, 심오한 진리가 우러날 리 없습니다. 


이 젊은이들은 낯선 선생을 만나 깊은 경험, 신비로운 경험을 하고, 결국엔 다 버리고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는 길을 택했습니다. 자식이 홀연히 떠난 뒷모습을 바라보며 묵묵히 그물을 정리하고, 한 달치는 되는 물고기를 말려 생계를 유지했을 세배대의 일상을 상상해 봅니다. 소명 받지 못한 인생, 어제와 똑같은 비루한 일상을 죽는 날까지 연장하고자 하는 인생, 예수 만나기 전 우리 모두의 삶이었고, 지금도 물가에 선 무리들과 같이 복음을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오늘입니다. 


손 모아 기도합시다. 우리의 연약함과 한계를 아시는 주님, 우리는 세상에서 밤새도록 수고하나 아무것도 건진 것 없이 지치고 낙담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새 길을 열어주시는 주님께서 말씀하시니, 시몬처럼 순종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나의 경험과 일상을 넘어서는 깊은 기적을 체험케 하시고, 복음이 마음에 깃들게 하옵소서. 



4b85a7a3bb1d14a05c07dad5c8a1b5fe_1738704622_3503.jpg
 


예술 묵상 필자 소개:

노용환 목사는 한신대학교에서 기독교교육학(학부)과 실천신학(신대원)을 공부했다. 예배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정교회 이콘과 상징 해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뉴욕신학교에서 종교교육학을, 블렌튼필 인스티튜트에서 상담학을 공부했고, 센트럴신학교 목회학박사과정을 통해 선교적 교회를 연구중이다.


2006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고 2017년부터 한국기독교장로회와 미국그리스도연합교회(UCC) 이중 소속으로 로드아일랜드 제일한인교회를 섬기고 있다. 생명문화연구소에서 연구실장으로 일했고, JOYFUL COOP(신나는 협동조합) 발기인 대표로 서류미비 싱글맘 렌트 지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미주 뉴스앤조이 기자로 활동하며, 선배기자들로부터 글쓰기를 배웠고, 실용적이지 않은 디자인의 가구나 오래된 그림처럼 무용(無用)하고 예쁜 것을 좋아한다. 또한 자전거와 캠핑 그리고 비치 라이프를 사랑한다.


KCMUSA,680 Wilshire Pl. #401,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