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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의 에피포도엽서] 엄마 목소리 (외) 1편 by 나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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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목소리 (외) 1편 by 나삼진 



엄마 목소리



대낮같이 길었던 여름방학

온 들판을 누비던 여름날의 해방감

기차처럼 달리는 해를 붙잡기 위해

개학 앞두고 밀린 일기장 숙제하듯

놀이터엔 들바람, 신바람이 마주친다


안산 언덕에 해 걸리면

하늘에는 피카소보다 뜨거운 정열

백 년 감나무의 긴 그림자 숨바꼭질할 때면

우물가에서 나를 부르는 엄마 목소리

- 그만 놀고 씻고 밥 먹어라

- 잠시만 더, 잠시만 더

땅따먹기로 건설된 우리들의 제국

자치기 구슬치기 비석치기 재미있어도

엄마의 마지막 목소리는

운동회 날 심판의 호각 소리

우리는 모든 놀이를 멈추어야 했다


이 땅의 소풍 끝나는 날

이제 그만 오라 부르시겠지

땅의 것 다 정리하라시겠지

우리, 모든 것 그대로 두고 하늘 집으로 가야겠지



시골 장날



삼십 리 길은 먼 길

손꼽아 기다려지던 고령高靈 장날

오일장이 서는 날

어머니 손길 따라 나서는 날은

신바람이 났다


엄마의 봇짐엔

여름내 정성 담아 낸 태양초

값 좋은 참깨

찹쌀을 내는 날엔

엄마의 얼굴에 환한 웃음소리

지금도 아련하다


벌써부터

손님을 부르는 소리 흥정하는 소리

안부를 묻고 소식을 전하고

고령 장터엔 반가운 사람들이 모여

야단법석이다


엄마와 따뜻한 장터 국박 사 먹고 나면

다음은 여섯 남매 위한 선물 보따리

늦가을 당산나무에 저무는 해가 아쉽다

어머니는 잰걸음으로 귀가 길을 재촉하신다


고령 장터에 가는 날엔

갈 때나 올 때나 봇짐이 무겁다

동구 밖 목 빼어 기다리는 새끼들 생각하면

해 저무는 삼십 리 길도 단 숨이다



작가 Profile


나삼진(미국. 캘리포니아) 시인은 고신대학교, 고려신학대학원(M. Div.). 미국 탈봇신학대학원(M.A., M.A.C.E.). 고신대학교 대학원(Ph. D.).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교육원 대표간사, 원장 역임. 고신대학교, 고려신학대학원, 아세아연합신학대, 외래교수 역임. 현 미국 에반겔리아대학교 교수. 한국복음주의기독교교육학회 회장 역임.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신학부문 최우수상(2008), 국민일보 기독교교육 브랜드 대상(2013) 수상. ‘창조문예’ 신인작품상 수상으로 등단. 에피포도예술인협회, 재미한국문인협회, 한국크리스천문학가협회, 고려문학회 회원, 창문 동인. 현 행복한 교육목회 연구원 원장. 오렌지카운티 샬롬교회 담임목사. 저서로 <교회학교 프로그래밍> 외. 기독교교육학과 한국교회사 분야 저서 16권, 시집 <생각의 그물> 한미대표시인선 < 오늘 밤 울음도 강이 될 수 있었다> <에피포도문집> 외. 에세이 <샬롬을 꿈꾸다> 작시 음반CD <즐거운 노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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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목사는 고려신학대학원, ORU에서 박사학위, 캘리포니아 브레아(Brea)에 위치한 <사모하는교회 Epipodo Christian Church>의 담임목회자이며 교수, 시인, 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 에피포도예술과문학(Epipodo Art & Literature)의 대표이다. 다양한 장르의 출판된 저서로 25권 외, 다수가 있다. 에피포도(Epipodo)는 헬라어로 “사랑하다. 사모하다. 그리워하다”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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