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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용환의 예술묵상] 루벤스의 “그리스도의 승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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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승천, c1620, 피터 폴 루벤스

빈 미술 아카데미(Academy of Fine Arts Vienna 빈, 오스트리아)



플랑드르의 거장 루벤스의 역동적인 레드가 휘날리는 ‘그리스도의 승천(1620)’ 앞에 서 봅니다. 마치 올리브산 기슭에서 제자들과 함게 그 초현실적인 순간을 목격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화폭 가득 펼쳐진 장면은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일생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듯한, 살아 숨쉬는 신앙의 고백입니다. 


작가는 바로크 시대의 거장답게 이 신성한 순간을 극적으로 연출했습니다. 화면 중앙에서 상승하는 그리스도의 모습을 봅시다. 붉은 색 망토가 바람에 흩날리며, 땅에서 하늘로의 위상의 변화를 표현합니다. 구름과 그리스도 사이에 황금빛 광채가 새어 나옵니다. 성서의 기록대로 흰 옷 입은 사람 둘이 눈으로 메시지를 전합니다. 여기서 ‘컷’ 하는 게 루벤스의 “그리스도의 승천”이 가진 묘미입니다.


승천은 인기 있는 주제였고, 이 주제를 다룬 작품들은 시대마다 다른 결을 보여줬습니다. 단순한 화법의 차이가 아닌, 신앙을 이해하는 깊이와 선 자리의 변화를 드러냅니다. 초기 그리스도교 시대에는 십자가나 손만 드러내서 신비를 더 강조합니다. 중세에는 승천하시는 그리스도를 선명하게 드러내 그 권위를 묘사했습니다. 제자들은 열을 맞추어 엄선된 사도임을 강조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그리스도의 발만 나타내는 방식이 선호됐습니다. 승천의 순간성을 강조한 방식입니다. 그러다가 17세기 바로크 시대에 접어들면서 “아래에서 위를 보는” 구도가 생겨났습니다. 승천을 목격하던 제자들의 자리를 삭제함으로써 감상자 모두를 그 현장으로 초대하여 생동감과 고백을 끌어냈습니다. 


‘부재’는 때로 ‘임재’를 불러 일으킵니다. 아버지가 부재하신 집안에는 누군가가 가장 노릇을 합니다. 중세 방식대로 정렬해 있던 사도들의 권위는 사라졌지만, 본 작품을 감상함으로 우리 모두 사도의 사명을 감당하도록 초대받았습니다. 그리스도의 부재도 마찬가지입니다. 십자가와 부활을 겪고도 여전히 질문은 한 발도 앞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주님, 주님께서 이스라엘 왕국을 다시 세워주실 때가 바로 지금입니까?”(행 1:6) 여전한 사도들의 물음입니다. 성령에 대해 몇 번이고 말씀해 주셨지만, 관심 없습니다. 민족의 번영이라든지, 외세를 물리치는 따위의 관심사 외에는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 떠나심으로 그들은 그 관심을 뚝 끊었습니다. 그리스도의 부재는 성령의 임재로 나아가는 최종 관문입니다. 열흘 뒤, 그들은 마가의 다락방에서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바로 성령의 강림입니다. 


루벤스가 사도들의 놀란 장면을 덜어냄으로 지평은 확장되었습니다. 주님이 이스라엘 땅에서 떠나심으로 혁명의 지평이 확장되었습니다. 그 자리는 우리, 그리고 함께하시는 성령으로 고여지고, 채워지고, 풍성해집니다.


말씀과 이미지를 상상하며 함께 묵상합시다. 

● 사도들의 마음 헤아리기: 스승님을, 그것도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떠나 보내는 사도들의 마음은 기쁨과 슬픔, 감사와 두려움으로 복잡하게 얽혔을 것입니다. 우리 인생에도 작별해야 하는 순간이 때로 찾아옵니다.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그 순간을 맞이했을 때 감정을 돌아봅시다. 

● 보이지 않는 임재 느끼기: 승천하신 예수께서는 일찌기 보이지 않지만 성령으로 함께 하실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신앙의 일상을 살아가면서 성령의 임재를 생생하게 느낀 순간을 떠올려 봅시다.


손 모아 기도합시다. 

주님, 승천하시는 당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제자들처럼, 우리도 세상의 무거운 짐들을 내려 놓고 하늘의 소망을 품게 하소서. 비록 보이지는 않더라도 성령으로 늘 함께 하시는 주님을 믿고 의지하며, 주님 다시 오실 날까지 온전히 사명 감당하게 하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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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묵상 필자 소개:

노용환 목사는 한신대학교에서 기독교교육학(학부)과 실천신학(신대원)을 공부했다. 예배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정교회 이콘과 상징 해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뉴욕신학교에서 종교교육학을, 블렌튼필 인스티튜트에서 상담학을 공부했고, 센트럴신학교 목회학박사과정을 통해 선교적 교회를 연구중이다.


2006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고 2017년부터 한국기독교장로회와 미국그리스도연합교회(UCC) 이중 소속으로 로드아일랜드 제일한인교회를 섬기고 있다. 생명문화연구소에서 연구실장으로 일했고, JOYFUL COOP(신나는 협동조합) 발기인 대표로 서류미비 싱글맘 렌트 지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미주 뉴스앤조이 기자로 활동하며, 선배기자들로부터 글쓰기를 배웠고, 실용적이지 않은 디자인의 가구나 오래된 그림처럼 무용(無用)하고 예쁜 것을 좋아한다. 또한 자전거와 캠핑 그리고 비치 라이프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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