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용환의 예술묵상] 그리스도와 수도원장 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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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와 수도원장 메나, 6-7세기, 작가 미상
르부르 박물관 (파리, 프랑스)
1. 이집트 바윗 수도원이 발굴되었을 때, 그곳에는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흔적이 이콘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가톨릭이 베드로가 반석이 되어 시작되었다면, 이 수도원이 속한 오리엔트 정교회는 알렉산드리아로 복음을 전하러 온 마가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오늘날은 이집트를 중심으로 그리스도를 주로 영접하고 찬양하는 소수집단으로서 콥트정교회라는 이름을 가진 우리의 친구입니다.
2. 르부르 박물관에 소장된 이 그림을 사랑하는 프랑스인들은 공식 이름 대신 “그리스도와 그의 친구”라고 부릅니다. 먼저 오른쪽 예수님을 봅시다. ‘성자’를 상징하는 십자가가 후광 안에 그려져 있습니다. 후광 오른편에는 ‘구원자’라고 쓰여 있습니다. 한 손에는 성경을, 다른 손은 어깨동무를 하는 모습입니다. 우리의 친구 되신(요 15:14) 예수님은 수도원장의 어깨에 손을 얹어 사람들에게 소개를 해주십니다.
♠손 모아 기도합시다. “이제 나는 너희를 종이라고 부르지 않고 벗이라고 부르겠다”고 말씀하신 주님, 우리를 새로운 관계로 이끄신 은혜에 감사합니다. 우리도 그리스도의 모범 따라 이웃들과 한결 새로운 관계를 소망하게 하소서.
3. 다음으로 왼쪽 수도원장을 봅시다. 5세기 콥트정교회 수도원을 지키던 원장 메나는 그리스도와 함께 한 폭의 이콘에 기록으로 남겨지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성인의 표식인 후광을 입고 있지만 그 안에 십자가는 없습니다. 그러나 친구 되신 예수님의 어깨동무에 힘입어 한 손은 두루마리를 잡고, 다른 한 손은 사람들을 축복합니다. 후광 왼편에는 “수호자”라고 써져 있습니다.
♠마음 모아 기도합시다. 주님, 주께서 어깨동무 해 주실 때 그 감격과 은혜가 축복으로 흘려 보내지게 된 장면을 기억하게 하소서. 우리도 이웃들과 벗 되어 주님이 우리에게 하신 것과 같이 사랑하게 하소서. 이 사랑의 선순환이 온 누리에 가득 퍼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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