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철의 에피포도엽서] 이보민 교수 • 더 큰 울림, 살아있는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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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민 교수 • 더 큰 울림, 살아있는 신학
뒤돌아 보는 기억의 언덕
이보민 교수님은 필자의 스승이기도 하다. 스승의 기억에 필자의 이름이 새겨 있었다는 것은 큰 영광이다. 스승의 가르침으로 성경을 바라보는 시선과 관념적 생각의 틀을 벗어나는 동기가 되었다. 미국으로 유학길에 오를 때 손수 추천서를 써 주셨다. 필자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목회할 때 목회자로 교수님도 필자가 섬기는 교회와 멀지 않은 곳에서 목회를 시작했다. 혹 사정이 있어 자리를 비울 때면 필자가 그 강단에서 말씀을 전하곤 했다. 이보민 교수님의 장남 이의성 집사 (당시 청년)는 초기 북가주 SFC를 필자와 함께 열심으로 섬겼다.
2026년 3월 28일 토요일 새벽, 이보민 교수님은 하나님 나라로 훌쩍 떠났다. 그 주간 월요일, 동료 목회자들과 교수님을 방문했던 것이 가슴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이 되었다. 필자의 카톡에는 교수님이 하나님 나라로 떠나기 전 보내 주었던 ‘이보민 학문세계의 여덟 가지 변곡점’이 살아있다.
“백 목사, 지금 보니 오타가 생각보다 더 많아서 부끄럽고 미안해요. 어쩌다 나에게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으면 말해 주고 싶다는 거지, 아무나한테 그냥 말하게 되는 것은 정말로 사양, 이해해줘서 고마워요.”
앞으로 잊힐 수 없는 스승의 흔적을 찾아가는 시작점이 될 것 같다.
다음은 필자의 동역자인 유하기 목사가 4월 3일 오후 2시 에반겔리아대학교 강당에서 있었던 ‘이보민 목사 천국입성예배’에서 마음을 전한 ‘추모사’ 전문이다. 그 흐름의 간격을 따라 눈물이 사라진 시대에 필자의 가슴에 강줄기가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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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평생을 개혁신앙의 실천자로, 또한 우리 삶의 신실한 목자로 헌신 하셨던 고 이보민 목사님을 하나님 품으로 떠나 보냅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첫째도 겸손, 둘째도 겸손, 셋째도 겸손"이라 했던 어거스틴의 가르침을 목사님은 책이 아닌 삶으로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학문의 깊이는 누구보다 높으셨으나, 성도를 향한 마음은 언제나 가장 낮은 곳을 향해 계셨던 분이셨습니다. 목사님은 제자의 길을 가장 세밀하게 살피셨던 자상한 스승이셨습니다. 부족한 제가 교회를 개척한다는 소식을 들으셨을 때, 목사님께서 가장 먼저 물으셨던 말씀이 지금도 귀에 선합니다. "반주할 사람이 있느냐?"고 걱정하시며, 개척 초기에 기꺼이 반주까지 맡아 주셨던 그 따뜻한 배려를 어찌 잊을 수 있 겠습니까! 신학의 거장이 개척교회의 작은 반주자로 헌신하시던 그 뒷모습은, 저에게 어떤 화려한 강의보다 더 큰 울림을 주었던 '살아있는 신학'이었습니다.
목사님은 개혁신앙의 든든한 버팀목이셨습니다. 3년의 신대원 시절 동안, 어려운 교리들을 제자들이 이해할 때까지 인내하며 설명해 주셨던 열정은 오직 후학들을 향한 사랑이었습니다. 목사님의 가르침 덕분에 저는 개혁신앙이라는 견고한 기초 위에 목회의 길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신앙은 삶에서 실천될 때 완성된다"는 목사님의 권면은 제가 목회를 이어 가는 평생의 나침반이 될 것입니다.
목사님과 함께한 새언약교회에서의 16년은 제 생애 가장 큰 축복이었습니다. 스승과 제자로 시작된 인연이 목사와 교인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져, 한 교회에서 16년이라는 긴 세월을 함께 섬길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였습니다. 교회 안에서 늘 자상하게 성도들을 배려하시고, 예수님을 향한 그 순전하고 깊은 사랑을 곁에서 지켜보며 저는 참된 목회자의 상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 곁을 떠나시는 스승님,
목사님께서는 늘 하나님 앞에 서 있는 단독자로서 진실하셨고, 마지막까지 겸손의 미덕을 잃지 않으셨습니다. 이제는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으시고, 그토록 사랑하시던 주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목사님께서 남겨주신 개혁신앙의 유산과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섬기셨던 그 겸 손한 발자취를 저희가 잊지 않고 이어가겠습니다. 당신의 제자이자 동역자로 살 수 있었던 19년의 세월에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 목사님, 참으로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제자이자 동역자 유하기 드림
이보민 목사 프로필
이보민 목사는 1943. 5. 16 부친 이봉은 장로와 모친 이효주 권사의 6남 1녀 중 장남으로 부산에서 출생 • 1961. 2 서울사대 부속고등학교 졸업 • 1965. 2 서울대학교 문리대학 물리학과 졸업 (학사 B.S.) • 1970. 2 고려신학교 졸업 (목회학석사 M.Div. equi) • 1970. 5. 29 한인환 장로와 김은경 권사의 차녀 한동현과 결혼 • 1971-1973 미국 필라델피아 웨스트민스터신학교 코넬리우스 반틸 교수 문하에서 변증학 연구 (신학석사 Th.M.) • 1973-1979 네델란드 개혁교회신학교 (캄펜) 요킴 다우마 교수 문하에서 윤리학 전공 (신학박사 Th.D.) • 1979. 8-1992. 8 고신대학교 및 고려신학대학원 교수 • 1993- 1995 한소망교회 설교목사로 시무 (부산) • 1995. 4. 28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이민 • 1995-1998 북가주한미장로교회 시무 (샌프란시스코) • 1999-2013 Evangelia University 교수 (복음대학교, 애나하임) • 2016-2022 Tyndale International University에서 강의 (틴데일신학교, 로스엔젤레스) • 2026. 3. 28 향년 82세로 천국의 부르심을 받음.

백승철 목사는 고려신학대학원, ORU에서 박사학위, 캘리포니아 브레아(Brea)에 위치한 <사모하는교회 Epipodo Christian Church>의 담임목회자이며 교수, 시인, 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 에피포도예술과문학(Epipodo Art & Literature)의 대표이다. 다양한 장르의 출판된 저서로 25권 외, 다수가 있다. 에피포도(Epipodo)는 헬라어로 “사랑하다. 사모하다. 그리워하다”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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