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종기 목사의 성경과 정치신학] 제2장 “하나님의 아들들”의 타락과 대홍수 – V. 초자연 세력의 반역과 대홍수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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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초자연 세력의 반역과 대홍수 심판
대홍수 이전의 사회는 지층 속에 묻혀 잠자고 있다. 300건 이상의 대홍수에 대한 전설은 고대의 문서로부터 시작하여 인디언의 설화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역사 속에 전승으로 살아있다. 지층에서 발견되는 문화재는 분류 불가능의 문화적 산물 “오파츠”(Ooparts: out-of-place artifacts)로 남아있지만, 일반 고고학계, 역사학계나 고생물학 분야에서는 비정상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하나님의 아들들”과 “네피림”에 관한 해석들도 성경 속의 오파츠처럼 같이 상식에 기반한 해석학적 틀에 도전을 던진다. 그러나 고대인들의 세계관과 성경이 적혀지던 시대의 문서들을 참고하면, 홍수 이전의 사회가 가졌던 하나님의 통치와 그에 반역하는 영적 세력들이 인간을 사이에 놓고 벌인 치열한 전쟁을 입체적으로 살려낼 수 있다. 하나님의 통치는 악한 영들의 발호와 도전에도 불구하고 항상 승리에 찬 종결을 보여준다. 하나님의 인류를 향한 사랑과 아픔과 오래 참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홍수라는 종말론적 심판을 통해 구원의 언약을 유지시킨다.
인간의 역사가 늘 하나님에 대한 반역으로 점철되었던 것처럼, 홍수 이전의 사회는 하나님의 통치에 거역하는 천상의 존재들이 저지른 정치적 반역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성경의 주인공은 하나님과 인간이며, 인간의 타락과 회복에 대한 담론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위대한 가치와 천상과 지상의 통치에 참여시키려는 하나님의 파격적인 정치적 의도는 하나님의 계획에 거역하는 악한 천군들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지속된다. 창세기 6장 1-8절은 하나님의 의지에 대한 천군ㆍ천사의 도전이 보여준 신정정치에 대한 도전의 절정이다.
하나님의 세상 속에서 인간의 창조는 하나님 사랑의 완성이자 걸작이요, 하나님의 신성한 사랑의 찬란한 현현, 궁극적인 사랑의 나타남(manifestation)이다. 물질계에 속한 흙으로 인간을 빚어 영광스러운 신성에 이르는 존재로 사람을 창조하신 것은 하나님의 경이로운 능력의 표현이며 탁월한 독창성의 열매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이러한 영광의 계획과 실현은 “하나님의 아들들” 곧 천군과 천사 혹은 순찰자라 불리는 영적 존재의 도전에 봉착한다. 첫 번째의 정치적 반역은 옛 뱀, 용이라 불리는 사탄의 인간에 대한 유혹을 통해 나타난다. 죄에 떨어진 인간은 하나님의 선한 계획을 거부하고 사망의 나라에 속하게 된다. 인간의 죄는 하나님에 대한 도덕적 반역이다. 하나님께서는 이 반역한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 “여인의 후손”으로 오시는 메시야를 약속하신다. 뱀의 후손에 대항하기 위해 성령으로 잉태되신 그리스도의 승리가 예언된다.
하나님의 신정정치에 대한 두 번째 반역은 타락한 천상의 세력들이 이 예언된 “여인의 후손”이 오지 못하도록 인간의 혈통을 붕괴시키려는 반역이다. “하나님의 아들들”이라는 천상 회의에 참여하는 힘 있는 천사들이 타락하여 인간의 혈통을 오염시키고 훼손하려 한다. 창세기 6:1-4의 내용은 이를 간단히 기술하고 있다. 네피림은 제2 성전기의 거의 모든 문서를 통해 천사와 인간의 잡종인 거인으로 번역된다. 메소포타미아의 “길가메시 서사시”나 “그리스 신화”도 이와 같은 맥락 안에 있다.
악의 아비 사탄의 품성을 닮은 타락한 천사들과 그들의 잡종 네피림은 사탄의 악행을 그대로 드러낸다. 자기의 위치를 떠난 천사들은 “다른 색을 따라가는 음란”(유 1:6-7, 벧후 2:4-7)을 그 특성으로 삼으며, 생명을 죽이고 파괴하는 증오와 폭력으로 인간 역사를 왜곡시킨다(창 6:5-12). 하나님의 슬픔은 영광의 피조물,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이 타락하고 훼손되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세상을 덮은 대홍수의 바닷물로 하나님은 의로운 노아의 가족 8명을 세례하시고, 다시 “여인의 후손”으로 오시는 구원자를 준비한다.
‘대홍수의 격변이 역사적 사실인가’ 묻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많은 홍수 전설과 계시의 책 성경, 그리고 지질학이 드러내는 하나님의 지문 곧 세상에 풍성한 퇴적암을 연구하면 충분한 결론에 이를 수 있다. 격변의 흔적인 지층과 화석 그리고 석탄과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는 인류의 씨앗을 지키고 구원자를 보내시려는 하나님의 정치적 반격, 즉 정사와 권세와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에 대한 격렬한 전쟁이었음을 합리적으로 추론하여 알 수 있다.
대홍수는 우주적 지정학 속에서 악의 도전을 막고 구원의 씨를 지켜내기 위한 하나님의 극단 처방이었다. 노아의 후손, 아브라함의 후손과 다윗의 후손으로 오시는 그 씨를 얻기 위함이었다. 하나님은 노아의 가족을 보며, 그 안에서 임할 우리의 구세주 예수를 멀리 보셨다. 그리고 그 예수는 십자가와 부활로 사탄의 가면을 벗기고 그들을 포로 삼으셨다. 하나님은 모든 죄악, 인간적이며, 정치적이자 우주적인 악을 결국 모두 박멸하는데 이르기까지 신정을 지속하고 도전적 세력을 붕괴시킨다. 주의 통치가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 이루어지도록 하나님께서 손을 드신 대사건이 노아의 대홍수였고,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인간을 향한 거룩한 정치의 놀라운 역사적 매듭을 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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