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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종기 목사의 성경과 정치신학] 제2장 “하나님의 아들들”의 타락과 대홍수 – 3. 생명공학의 시대에 재등장한 네피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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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CMUSA| 작성일2025-06-25 | 조회조회수 : 21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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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생명공학의 시대에 재등장한 네피림


대홍수의 이야기는 초기 인류와 타락한 천사, 그리고 네피림에 대한 결정적인 심판의 기록이다. 타락한 천군들은 지옥으로 내려가 갇히는 심판을 받았으며(벧후 2:4), 수많은 네피림은 홍수에 의하여 죽게 되었다. 『에녹1서』는 이들이 악령이 되었다고 말하고 있으며, 타락한 인간은 스올 혹은 하데스라 부르는 음부로 내려갔다. [Heiser, The Unseen Realm, 346, 548.]


그러나 네피림의 존재는 홍수로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다. 대홍수 이후에도 네피림이 세상에 있었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다(창 6:4). 이스라엘의 해방과 이집트에서의 탈출은 이 네피림의 후손에 대한 멸절, 곧 “헤렘”(herem)을 통해 가나안을 심판하고 거인의 문화를 종결시키려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는 사람에 대한 멸절이 아니라, 이질적 종에 대한 유전적 중단을 실현하려고 한 것으로 여겨진다. 

   

하나님의 계명은 하나님의 피조물이 다른 피조물과 섞이는 것을 금지하신다. 그리고 생명의 혼합과 종간 잡종을 즐거워하지 않으시는 것으로 보인다. 인간과 천사의 신체적 혼합으로 만들어진 잡종을 싫어하시듯이, 하나님께서는 식물이나 동물이 섞이는 것, 심지어는 동물과 동물이 섞이는 것에 대해 집요한 거부를 드러내시며 혐오하신다. 이는 하나님의 자신이 ‘좋았더라’고하시는 창조 질서가 파괴되는 것을 극혐하시는 것이다. 동ㆍ식물의 경우, 하나님은 처음 창조된 동식물의 종류가 가지는 경계의 유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너희는 내 규례를 지킬지어다 네 가축을 다른 종류와 교미시키지 말며 네 밭에 두 종자를 섞어 뿌리지 말며 두 재료로 직조한 옷을 입지 말지며”(레 19:19). 레위기 18-19장에는 사람이 근친상간을 행치 않을 것과 함께 동성애 및 수간도 더러운 것으로 금한다. 이러한 행위는 가나안 땅에 사는 사람들의 가증한 풍속이었다고 기억시킨다. 하나님은 이러한 죄를 중죄(mortal sin)로 다스린다. 이는 경제적인 차원의 죄가 죽음으로 다스려지지 않는 경죄(venial sin)가 됨에 반하여, 성적인 범죄를 죽음으로 심판하는 엄격함을 명하신다. 


15 남자가 짐승과 교합하면 반드시 죽이고 너희는 그 짐승도 죽일 것이며 16 여자가 짐승에게 가까이 하여 교합하면 너는 여자와 짐승을 죽이되 그들을 반드시 죽일지니 그들의 피가 자기들에게로 돌아가리라(레 20:15-16)

  

더구나 신약에서 『에녹1서』의 배경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범죄한 천사들에 대한 경고는 공통적으로 성적인 타락이라는 공통된 문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유다서 1:6-7은 자기 처소를 떠난 천사들에 대한 심판에 이어 바로 소돔과 고모라의 음란을 거론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불의 형벌이 언급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은 베드로후서 2:4-7의 언급에서도 동일하게 반복된다. 범죄한 천사들이 지옥에 던져져 심판의 때까지 결박되고 대홍수의 심판이 오게 되는 하나님의 진노는 소돔과 고모라의 음란한 것에 대한 심판과 함께 거론된다. 이는 창조의 질서에 속하는 결혼의 범주를 넘어서서, 가정이 파괴되고 난잡한 성행위를 통해서 인간의 신실성이 무너지는 것을 하나님이 혐오하고 계심을 가르친다. 하나님은 이러한 죄가 죽음의 심판에 해당한다고 그 심각함을 경고하고 있다. 이는 다른 범죄가 몸 밖에 있는 죄이나 성적인 죄는 몸안에 짓는 죄이며, 자신뿐 아니라 후손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이 되므로, 살인이나 우상숭배와 같이 중죄로 간주된다. 

   

그러나 창세기와 민수기, 여호수아와 초기 왕정에서 등장하는 네피림의 언급이 고대사회에 일시적으로 발생했던 심각한 상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데 문제의 핵심이 있다. 이것은 어떠한 반역적인 죄 보다도 더욱 현대적인 함의가 있는 죄이다. 21세기에 들어와서 가장 경이로운 성취는 2003년 인간 게놈프로젝트를 통해서 유전자 지도를 확보한 것이다. [Timothy Alberino, Birthright: The Coming Posthuman Apocalypse and the Usurpation of Adam's Dominion on Planet Earth (Bozeman: Alberino Publishing, 2020), 259-261.]

 

그리고 이것에 이어 생명공학의 혁명적 발전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사용한 유전자 편집과 유전자 조작을 가능하게 하였고, 현재는 유전자의 교정, 변형, 디자인 그리고 설계와 합성을 통하여 인공생명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크리스퍼 유전자 기술을 실용화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와 제니퍼 다우드나는 2012년 이 기술을 발명했고, 그 발명으로 2020년 말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이 기술은 생명공학의 엄청난 발전을 가능하게 하였다. 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라. [민종기, “생명공학의 도전과 생명윤리의 응전” 고종필 편, 『21세기의 도전, 신학과 과학의 즐거운 동거』(서울: 기독교문사, 2025), 175-177; Henry Greely, CRISPR People: The Science and Ethics of Editing Humans (Cambridge: MIT Press, 2021).] 

 

혹은 기술의 집적을 통하여 네피림과 같은 “포스트휴먼”(post-human)을 제작하려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이것은 피조물 가운데 존재하지 않던 생물, 즉 사람의 생명공학의 조작적 능력으로 생식능력을 가진 탁월한 신인간이나 초인을 만들어내려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기술의 발전을 통하여 만들어진 포스트 휴먼은 기술적인 차원으로서의 초인을 만들어낼 뿐 아니라 생물학적인 차원에서 초인을 만들어내려는 인간의 노력이다. 인간이 생명공학의 발전을 통하여 포스트휴먼의 창조에 이르려는 노력은 기술적인 장비를 부착하여 인간의 능력을 증진시키려는 트랜스휴먼(trans-human)을 개발하려는 시도를 넘어선다. 트랜스휴먼이 인간의 연장선상에 있다면, 포스트휴먼은 네피림이 인간이 아닌 것처럼, 더 이상 인간이라고 보기 어려운 육체에 속한다. 이 시대는 “합성생물학”의 시대인데, 지금 인간의 노력은 이전에 타락한 천사가 인간 여성을 통해서 산출했던 유전적 잡종이나 새로운 종류의 초인적 생물을 만들어내려는 것을 과제로 삼는다. 이 방면의 선두 주자는 크레이그 벤터(Craig Venter) 박사인데, 그는 자신의 힘으로 인공생명을 창조하려고 한다. [Craig Venter, Life at the Speed of Light: From the Double Helix to the Dawn of Digital Life, 김명주 역, 『인공생명의 탄생』(서울: 바다출판사, 2018), 204-206.]

 

그러므로 과거의 천상적 존재가 이룬 네피림 출산을 대신하여, 현재에는 생명공학적 능력을 가진 제2, 제3의 벤터가 나와 새로운 생물을 창조하려는 실정이다. 이는 창조를 대행하는 인간이 되려는 교만한 행동이다. 국가의 감시가 용이하지 아니한 커뮤니티 랩과 “자발적 생물학”(DIY: Do-It-Yourself) 운동은 어떠한 포스트휴먼을 만들어낼지 장담할 수 없다. 더구나 버클리에 합성생물학과가 신설되고, MIT, 스탠퍼드와 하버드 등의 유수한 대학들이 생명공학에 대한 연구와 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MIT는 전 세계의 대학생들이 참여하여 “유전공학적인 기계 만들기 국제대회”(iGEM: international Genetically Engineered Machine competition)를 열어 이 방면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증폭시켰다. 이는 이제 인간 스스로가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초인 즉 새로운 네피림의 창조를 위하여 기술적으로 경쟁하기 시작하였음을 알리는 시대의 징조들이다. [민종기, “생명공학의 도전과 생명윤리의 응전,” 고종필 편, 『21세기의 도전, 신학과 과학의 즐거운 동거』(서울: 기독교문사, 2025), 220-221.]

 

이러한 노력은 에너지, 석유 대체 물질 및 고부가가치 대사산물을 얻기 위한 대장균, 효모, 슈퍼 효소와 미생물 그리고 합성 백신 등을 만들어 시장의 수요에 부응하려고 하지만, 이러한 미시적인 일에서 끝나지 않는다. 인간 능력에 대한 맹신을 가진 인본주의적 노력은 인간 자체를 초월하는 네피림 곧 포스트휴먼의 출생을 가져옴으로 하나님의 아들들의 오류를 인간 스스로가 반복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이 시대는 대홍수와 같은 파국적 심판의 종말을 자초하는 시대로 돌입하고 있다. 포스트휴머니즘의 철학적 개념과 계보학에 대한 논의는 다음을 참고하라. [Janina Loh, Age Trans- und Posthumanismus zur Einführung (Hamburg: Junius Verlag GmbH, 2018), 조창호 역, 『트랜스휴머니즘과 포스트휴머니즘』 (부산: 부산대출판문화원, 2021).]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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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목사, KCMUS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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