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종기 목사의 성경과 정치신학] 제2장 “하나님의 아들들”의 타락과 대홍수 -I. “하나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의 의…
페이지 정보
본문
제2장 “하나님의 아들들”의 타락과 대홍수
창세기 6장에서 9장까지는 대홍수의 기록이다. 이는 에덴동산에서 범죄하고 에덴의 동쪽으로 추방당한 인간이 어떻게 홍수 심판에 이르게 되는지를 밝혀주는 이유와 홍수의 경과가 기록되어 있다. 아담과 이브의 창조 이후 홍수에 이르는 1,656년 동안의 역사를 통해, 노아의 가족을 제외한 인간 전체를 심판할 무슨 사건이 일어났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고 땅을 정복하라”(창 1:28)는 위대한 명령을 받은 인류가 대홍수로 멸망할 수밖에 없는 심각한 상황에 봉착하였다는 사실만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인간의 죄는 하나님의 통치, 곧 신정(神政)에 대한 의지적인 거부라고 할 수 있다. 죄가 시작되고 인류가 오염되는 창세기 3-5장과 6장 전반부에는 홍수 이전의 세상이 하나님의 보시기에 전적으로 부패하고 포악하였음이 묘사되고 있다(창 6:11-13). 죄악으로 가득 찬 상황은 하나님이 사람 지으셨음을 한탄하고 사람과 함께 가축과 기는 것과 공중의 새까지 쓸어버리시기로 작정하시는데 이르게 만든다.
그렇다면 인류 심판의 원인이 되는 부패하고 포악한 상황의 핵심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하나님을 만족하시게 하고 하나님이 “좋았더라” “심히 좋았더라” 고백하시도록 했던 피조물과 인간이 하나님을 탄식하게 만든 이유는 무엇이었는가? 창세기 6장 1-8절은 홍수 이전의 상황을 짧게 집약한 인간의 죄악에 대한 중대한 묘사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구절의 심오한 의미를 규명하기 위하여 우리는 몇 가지 이 본문에 대한 해석학 차원의 정리가 필요하다.
I. “하나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의 의미
대홍수는 하나님이 행한 첫 세상에 대한 심판의 이야기이다. 그 심판의 이야기를 논의하기 전에, 우리는 대조적으로 하나님이 베푸신 인간을 향한 은총과 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은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고 땅을 다스려야 하는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존재로 창조되었다. 피조물의 영광이었던 인간은 죄로 말미암아 창세기 6장에 이르러 하나님이 한탄하시는 대상이 된다. 번성한 인간이 너무 신들을 시끄럽게 했다는 이유로 신들이 인간을 멸망시킨다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길가메시 서사시가 보여주는 이유와 달리, 성경은 지상에 대홍수를 보낸 이유를 다음의 몇 가지 요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1. 홍수 심판의 이유
성경은 홍수 심판의 심각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첫째 이유는 인간의 마음에 생각하는 계획이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항상 완악하고 사악했기 때문이다(perversity, 창 6:5).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부패한 성향을 바라보실 때,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반복적으로 “한탄”하며 마음에 깊이 “근심”하였다(창 6:6-7)고 말씀하신다. 이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을 상실한 짐승과 같은 수준으로 전락하였다는 것이다.
홍수의 두 번째 이유는 온 땅의 피조물이 부패하였고 특히 사람이 포악했다(violence)는 점이다. 마음의 부패와 죄악은 인간의 실존적인 차원으로 한정된 것이 아니었다. 인류는 세상을 오염시키고 부패시킬 정도로 타락되었으며, 이는 개인, 공동체, 조직과 존재 자체가 포악함으로 뒤덮였다는 의미이다. 정의는 시행되지 않고 생명은 존엄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온 세상의 폭력적으로 변화되었다는 것은 하나님의 형상인 인간을 존중하지 않고 파괴하는 폭력적인 문화가 세상을 덮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실존적인 차원에서 집단적 차원으로 죄가 전염되었음을 의미한다. 셋째로 무엇보다도 하나님을 깊이 후회하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 사이에 일어난 결혼의 파괴, 곧 이들 사이에 저질러진 성적 퇴폐이다(prostitution, 6:2, 4). [Gordon Wenham, The Pentateuch (London: Society for Promoting Christian Knowledge, 2003), 박대영 역, 『모세오경』 (서울: 성서유니온, 2020), 61-62.]
이것은 죄가 들어오고 난 후, 가장 거룩한 것으로 규정되고 보존되어야 했던 부부관계가 파괴된 것이며, 이로써 문명의 근저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하나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 사이의 이루어져야 할 일종의 파괴적, 파격적 행위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진 것을 의미한다.
홍수를 가져온 인간의 죄악의 핵심에는 혼인의 파괴와 성적 타락이 있다. 표면상으로 창세기 6장 1-4절의 인간의 관영한 죄악의 핵심에는 “하나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의 성적 관계와 결혼제도의 붕괴라는 점이 개입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목회자나 신자는 이 본문의 신학적 메시지의 의미를 깊이 있게 거론하려고 하지 않는다. 표면상으로 이것은 “하나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 사이의 결혼 문제이지만, 사실상은 성경 전체에서, 적어도 창세기 전체에서 가장 논쟁적인 방대한 해석이 교차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Michael Heiser, Unseen Realm, 『보이지 않는 세계』, 162-163.]
도대체 하나님의 아들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신인가 인간인가? 문맥이 그들의 후손을 네피림이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인간의 멸망과 무슨 상관이 있으며, 창세기 6장 5절에 이어지는 세상을 가득하게 뒤덮었던 사람의 관영한 죄악과는 무슨 상관이 있는가? <계속>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목사, KCMUSA 이사장)
- 이전글[김광현 목사 자서전 “이 풍랑 인연하여서”] 안동과 안동교회의 형편 25.02.13
- 다음글[임봉대 목사의 히브리어로 본 인체의 신비(3)] 신장(킬야) 25.0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