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봉대 목사의 히브리어로 본 인체의 비밀] 갈비뼈(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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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실 때 사람을 지으시고 에덴 동산을 만들어 주셨다. 여기서 ‘사람’은 히브리어로 ‘아담’이다. ‘아담’은 하나님께서 지으신 최초 인간의 이름이기도 하고 ‘사람’을 뜻하는 일반명사이기도 하다. 하나님께서 땅의 흙으로 아담을 지으신 후 말씀하셨다.
“사람이 혼자 사는 것 이 좋지 아니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창 2:18)
“돕는 베필”에서 ‘돕는’의 히브리어 ‘에제르’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도우실 때 사용하는 용어(시 33:20; 121:1-2)로 종속적인 역할이 아니라 강력한 도움을 뜻한다. ‘베필’의 히브리어 ‘케네그도’는 ‘마주보는 자’ 혹은 ‘동등한 자’라는 뜻이다. “돕는 베필”은 종속적인 관계가 아니라 동등한 관계에서 상호보완적인 존재라는 뜻이다. 하나님께서는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신 후 그의 갈비뼈로 여자를 만드셨다.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시니 잠들매 그가 그 갈빗대 하나를 취하고 살로 대신 채우시고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에게서 취하신 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시고 그를 아담에게로 이끌어 오시니”(창 2:21-22)
랍비 전통에 따르면, 하나님이 여자를 머리뼈로 만들지 않은 것은 남자의 머리에 올라서지 말라는 뜻이요, 발가락뼈로 만들지 않은 것은 남자가 여자를 천시하거나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한다.
갈비뼈는 육체의 생명과 직결된 심장과 폐, 그리고 간을 보호하는 가장 중요한 뼈다. 여자가 남자의 갈비뼈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둘의 종속관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둘의 관계가 그만큼 밀접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말한다.
“아담이 이르되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이것을 남자에게서 취하였은즉 여자라 부르리라 하니라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창 2:23~24)
갈비뼈의 히브리원어는 “첼라-”이다. “첼라-”의 또 다른 뜻이 있는데 모세가 광야에서 만든 성막(Tabernacle)의 널판을 말한다. 성막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예배를 드렸던 이동하는 성전이었다. 성막은 세마포 천으로 된 울타리 안에 세웠는데, 널판으로 벽을 만들고 그 위를 네 가지 덮개로 덮여 만들었다. 널판은 조각목(아카시아 나무)으로 만들어 금을 입혔으며, 높이가 10규빗이고 넓이가 1.5규빗으로 남쪽과 북쪽에 각 20개씩 붙여서 전체 길이가 30규빗이다. 1규빗은 대략 45cm정도이다. 그리고 동쪽은 다섯 개의 기둥에 휘장으로 문을 만들었고, 서쪽은 8개의 널판으로 벽을 만들었다. 성막의 벽을 만든 널판은 모두 48개였으며, 안쪽에 휘장을 두고 성소와 지성소로 구별하였다. 성소에는 등대, 떡상, 분향단이 있고, 지성소에는 법궤가 있었다.
갈비뼈가 육체의 가장 중요한 장기인 심장, 폐, 간을 보호해 주는 것과 같이 널판은 영적으로 중요한 성물인 등대, 떡상, 분향단과 법궤를 보호해 주는 기능을 한다. 성막의 널판 수가 48개인 것처럼 사람의 갈비뼈도 남자 24개, 여자 24개로 둘을 합치면 48개가 된다.
중세시대에는 여자를 남자의 갈비뼈로 만들었다고 해서 남자의 갈비뼈가 여자보다 하나가 모자란 것으로 믿었다. 내가 어릴 때 다녔던 교회 담임목사님은 폐결핵으로 수술을 하셔서 오른 쪽 폐를 절단하고 갈비뼈도 2개 잘라내셨다는 말을 들었다. 목사님은 평소에 오른 쪽 어깨가 아래로 기울어 지셔서 설교하실 때 오른 손을 항상 강대상 위에 올려 놓고 설교하셨던 모습이 기억난다. 만약 남자의 갈비뼈가 하나 부족하다면, 어깨가 균형을 잃고 한쪽으로 기울어 질 수 밖에 없다.
유럽에서 최초로 인체에 대해 체계적이고 정확하게 연구한 해부학자 베살리우스(Vesalius, 1514~1564)가 남자와 여자의 갈비뼈 숫자가 똑같다는 것을 밝혀냈다. 1543년 베살리우스는 스위스 바젤의 악명 높은 범죄자인 야콥 카레르 폰 게브바일러(Jakob Karrer von Gebweiler)의 시신을 공개 해부했다. 그는 뼈를 조립하고 관절을 만든 후, 마침내 골격을 바젤 대학교에 기증했다. 이 표본("The Basel Skeleton")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해부학적 표본이다. 지금도 바젤 대학교 해부학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렇게 직접 시신을 찾아 해부했던 그는 성경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이단자로 몰리기도 했다고 한다. 베살리우스는 1564년 성지(聖地) 예루살렘을 순례하고 돌아오는 도중 배가 침몰하여 사망하였다.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Andreas Vesalius)는 벨기에 의학자로, 근대 해부학의 창시자로 불린다.
그러나 성경 어디에도 남자의 갈비뼈가 여자보다 부족하다는 말이 없다. 하와를 아담의 갈비뼈로 만들었다는 성경 기록을 인간적으로 판단한 그릇된 해석일 뿐이다. 성막의 널판이 48개고, 널판과 갈비뼈가 같은 히브리어 단어 “첼라-”인 것을 보면,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사람의 갈비뼈 숫자가 남자와 여자를 합쳐 48개인 것을 알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여자를 남자의 갈비뼈로 만들었다는 것은 단순한 신체적 창조 이야기가 아니라, 남자와 여자의 관계가 사랑 안에서 서로 연합하여 하나를 이루어야 한다는 밀접한 관계성을 의미한다. 하나님께서 아담의 동등한 관계에서 상호보완적인 존재인 “돕는 베필”로 여자를 만들었다는 의미와도 같다.

임봉대 목사(헨리아펜젤러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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