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종기 목사의 성경과 정치신학] 제2장 “하나님의 아들들”의 타락과 대홍수 –6 > 신학과 설교 | KCMUSA

[민종기 목사의 성경과 정치신학] 제2장 “하나님의 아들들”의 타락과 대홍수 –6 > 신학과 설교

본문 바로가기

신학과 설교

홈 > 목회 > 신학과 설교

[민종기 목사의 성경과 정치신학] 제2장 “하나님의 아들들”의 타락과 대홍수 –6

페이지 정보

작성자 KCMUSA| 작성일2025-04-10 | 조회조회수 : 492회

본문

2. 하나님의 아들들과 네피림에 대한 중근동의 전승   


하나님과 천사의 존재에 대한 성경의 언급이 그 문서가 기록되던 당시 세계관의 일부였음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 하이저에 의하면, 천사는 하나님이 창조한 초자연적 영적 존재 가운데서 메시지를 나르는 기능에서 본 존재이다. 천사는 그러므로 천군(heavenly hosts)이라는 영적 존재의 일부이다. 천사, 천사론은 영적 존재의 통칭으로 사용되지만, 더욱 정확한 단어는 천군이라는 말이며, 천사는 천군의 부분집합이라고 주장한다. 자세한 논의는 다음을 참조하라. [Heiser, Angels: What the Bible Really Says about God's Heavenly Host, 채정태 역, 『천사를 말하다: 하나님의 천군에 대해 성경이 실제로 말하는 것들』 (서울: 좋은 씨앗, 2022).] 

 

그런데 성경은 또한 하나님의 아들들이라는 천상의 존재와 인간 여성 사이에서 기괴한 잡종 네피림이 생겼음도 당시 세계관의 일부로 수긍하여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성경의 기록은 이스라엘만 아니라 당시 중근동의 신화 속에 나타난 내용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하나님의 아들들과 네피림에 대한 짧은 성경의 언급을 이해하기 위하여, 우리는 먼저 그 배경을 이루는 중근동과 지중해의 문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로 우리는 이스라엘이 정착하던 가나안 땅 인근에서 그들의 삶의 배경을 이루며 존재하던 우가릿 문서(Ugaritic text) 속에서 그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그 문서에는 수차례에 걸쳐서 “엘의 아들들” 혹은 “엘의 자손들”이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그들은 엘의 천상적 회의에 참여하는 자들이다. 그 구성원은 엘의 자손들이나 엘의 아내인 여신 아세라였다. 엘의 아들들은 엘의 능력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Ronald Hendel, "The Nephilim were on Earth," in The Fall of the Angels, 23-24.]

 

해안의 우가릿 지역과 함께 가나안에 속하는 해변의 페니키아 전통 또한 창세기 6:1-4의 본문 주제를 예증하는 정보를 제공한다. 비블로스의 필로(Philo of Byblos)는 헬레니즘의 해석학적 시각에서 『페니키아의 역사』(Phoenician Hostory)를 소개하는 중에, 그는 “거인의 출현”과 이를 가능하게 고대의 여인의 “성적 모험”을 묘사한다. 이러한 신화적 이야기 속에는 산의 신들이 여신들과 성관계를 통해 신성한 자식을 낳았다는 이야기가 신화적 형태로 기술되어 있다. [Hendel, "The Nephilim were on Earth," 25-27.]


둘째로 메소포타미아의 전통 속에도 유사한 내용이 등장한다. 이는 창세기 6장과 평행을 이루는 듯한 유명한 영웅 길가메시 서사시(The Epic of Gilgamesh)이다. 길가메시는 고대의 용사였고, 이는 창세기에 등장하는 “용사”와 유사하며 “고대에 명성이 있는 사람들”(창 6:4)의 전형이다. 그는 3분의 2가 신이었고, 3분의 1이 사람이었다고 일컬어진다. 길가메시는 닌순(Ninsun)이라는 여신과 루갈반다(Lugalbanda)라는 인간 왕의 후손이다. 우리는 이 기록에서 신과 인간의 결혼, 그리고 반신ㆍ반인에 속하는 잡종의 출현을 본다. 아울러 여신 이쉬타르가 길가메시의 아름다움을 보고 그와 결혼하려고 했으나 그는 이쉬타르의 구애를 거부하였다. 우리는 창세기의 기사와 유사한 신인의 결혼, 곧 죽지 않는 존재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의 결합을 본다. 우리는 메소포타미아에서 왕을 ‘반신’(半神, demigod)의 신성한 존재로, 출생부터 신들의 위대성을 부여받은 존재로 보는 사상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왕에 대한 신화적 정치 이데올로기의 출발이다. 

   

네피림과 연관된 것처럼 보이는 존재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다른 문서에서도 발견된다. 그는 “압칼루”(Apkallu)라는 존재로서, 현자(sage) 혹은 문화적 영웅으로 여겨졌으며, 홍수 이전과 이후에 존재하였다. 어떤 압칼루는 인간의 소생이었고, 그중 하나는 3분의 2만이 압칼루였다고 한다. 홍수 이후에 존재한 압칼루는 그 이름까지 다양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눈갈포로갈딤(Nungalpirigaldim), 피리갈눈갈(Pirigalnungal), 피리갈랍수(Pirigalapsu), 그리고 루난나(Lu-Nanna)이다. 이 네 존재에게 신 에아(Ea)는 풍성한 지혜를 주었다. 압칼루는 고대의 현자이고 문화적 영웅이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네피림은 고대의 용사이고 거인이었다. 그러나 압칼루가 사람과 성적으로 연결되었다는 이야기는 별로 없다. 오히려 『에녹 1서』를 볼 때, 성경에서 “하나님의 아들들”이라고 불리는 “감찰자”(Watchers)가 지식과 기술의 전달자가 된다는 기록을 통해 성경의 네피림의 문화적 전수라는 기능에 관한 가능성을 유추할 수 있게 된다. [Hendel, "The Nephilim were on Earth," 28-29.]

      

셋째로, 그리스의 고대 전승이 창세기 6:1-4의 내용과 유사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플라비우스 요세푸스는 『유대고대사』에서 이러한 유사함을 주장한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신과 인간 여성, 여신과 인간 남성의 성적 관계가 발견되는데, 이는 그리스 신화학의 공통된 주제이다. 신들은 축제를 통해서 인간 여성들과 동침했고, 이러한 관계로 출생한 반신(demigod)을 진멸하기 위하여 그리스의 주신인 제우스는 트로이 전쟁을 사용했다고 묘사된다. 전쟁을 통하여 제우스가 신과 인간의 성관계를 가진 일로 발생한 잡종을 멸종시키려고 했다는 이야기는 창세기의 기록과 매우 유사하다. 성경과 유사하게 그리스 신화는 남자 신이 여자와 동침하여 반신을 낳는데, 가장 높은 신 제우스는 사람과 함께 반신 곧 위대한 용사들을 죽이려고 한다. 그 결과 인간과 신들은 결별하게 되며, 반신 곧 영웅의 죽음과 함께 이러한 천사와 인간의 혼돈은 종말에 이른다. [Hendel, "The Nephilim were on Earth," 30-32.]

 

창세기 6장에 등장하는 하나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이 네피림을 낳았다는 언급과 가나안, 메소포타미아와 그리스의 전승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광범위한 문화적 교류의 상황에 있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중근동의 역사적 정황와 문화적 교류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성경은 당시의 오래된 타문화의 전승을 그대로 옮겨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계시로서의 성경은 중근동의 문서를 교정하고 있으며, 이것을 대홍수 사건과 출애굽의 역사적 기록을 통해 다른 문서들과 구별되는 독특한 주장을 펼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성경에서의 분명한 지적은, 현대적 인간의 해석학적 기피에도 불구하고, 천상적 존재와 인간 사이의 잡종으로서의 “네피림”의 존재를 매우 평이하게 설명한다. 네피림은 혼합적 존재, 곧 천사와 사람 사이의 종간 잡종(hybrid)이며, “부적절한 존재”(matter of out of place)라고 서술한다. [Ronald Hendel, The Anchor Yale Bible: Genesis 1-11, 274-275.]


네피림은 정상적 분류의 한계를 벗어난 생물이기 때문에, 그 존재 자체가 창조에 기반을 둔 인간의 존재 양식을 뒤틀고, 창조된 범주와 경계선을 무너뜨리는 존재로서 진멸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신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의 범주를 무너뜨리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하나님께서 마련하신 “창조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이러한 잡종의 번성이 인간 세상을 덮음으로 결국 여호와 하나님의 파멸적 개입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네피림을 홍수로 진멸하여야 할 그 첫째 이유는 필연적으로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인 인간이 신들과 뒤섞여 기괴한 양식으로 영생을 얻는 존재가 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요, 둘째는 “여인의 후손”을 통해서 구원받아야만 하는 인간의 혈통이 하나님의 아들들의 개입과 네피림이라는 존재의 유전적 훼손으로 흠 없는 “여인의 후손”으로 성육신하시는 하나님의 약속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Ronald Hendel, The Anchor Yale Bible: Genesis 1-11, 274.]

 

셋째로 강력한 천군으로서의 “하나님의 아들들”이 전수한 문명의 폭발적 발전과 네피림의 호전성 성향은 결국 인간 문명을 분쟁과 폭력과 타락함으로 하나님의 탄식을 불러일으키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넷째로는 더구나 홍수 이전의 일곱 현인 중의 하나인 압칼루의 이야기가 알려주듯이, 네피림은 기술, 지혜와 사회적 형태를 가르치고, 의술과 마술과 길흉 판단을 가르치는 문명의 전달자가 되어 인간의 폭력적인 투쟁과 타락을 주도하였기 때문이다. [Michael Heiser, Reversing Hermon: Enoch, the Watchers & the Forgotten Mission of Jesus Christ (Crane, Missouri: Defender Publishing, 2017), 37-40.] 하나님의 통치는 영적인 세력의 침투와 인간성의 훼손을 통해 거부, 오염, 왜곡되는 비정상적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계속>




61538455dc1fe76f88292c54276edb09_1719269194_7082.jpg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목사, KCMUSA 이사장)  


KCMUSA,680 Wilshire Pl. #401,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