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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목사 자서전 “이 풍랑 인연하여서”] 초량으로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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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광현 목사 자서전| 작성일2025-02-05 | 조회조회수 : 39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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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량으로 감  


나는 고베에서 신학 공부를 마칠 무렵에 나의 목회 일생에 대한 계획을 세웠는데 그것은 일생을 세 교회에서 목회한다는 것이었다. 교역 경험이 없으므로, 처음 교회에서는 되도록 노숙한 목사님 밑에서 한 2년간 견습하기로 하고, 다음엔 나 혼자서 목회할 교회로 옮겨 가서 거기서 3, 4년간 내 소신껏 실습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나서 세 번째로는 장래성을 고려하여 발전성이 있는 교회로 다시 옮겨 가서 거기서 내 목회 일생을 마치기로 한 것이다. 나의 이런 생각을 알게 된 친구들은 이것을 나의 삼단뛰기 계획이라고 불렀다. 


그때 많은 교회가 나를 청해 주었다. 평양신학교가 폐쇄된 뒤에, 평양 교계에서 주동이 되어 후속 신학교를 세우기는 했지만 교계의 호응을 얻지 못해서 인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나를 청해 준 교회 가운데 어느 교회가 크냐, 대우가 좋으냐 하는 것에는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견습이 목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목적이 목적인 만큼 문제가 많고 복잡한 교회일수록 좋았다. 부산 초량교회(草梁敎會)가 제일 복잡하다고 생각되어서 그리로 가기로 했다. 


초량교회는 그 교회에 시무했던 주기철, 이약신, 한상동, 세 분 목사님과 여전도사님도 두 분이나 옥고를 치르고 있는 교회였다. 그리고 당회원과 제직원들 사이에 분쟁이 그치지 않던 교회였다. 노회에서 수습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으나 별로 효험이 없었다. 마침내 제직을 총파면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생계가 넉넉한 김만일이라는 목사님을 노회가 권위로 파송하여 교회를 주관하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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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초량교회 제직. 앞줄 왼쪽부터 백낙철, 구영기, 양성봉 장로, 김만일, 김광현 목사


나는 초량으로 내 목회지를 정해 놓고, 귀국하여 내게 여러모로 고맙게 해주신 현거선 계성학교 교장님을 인사차 찾아갔다. 교장님은 반가이 맞아 주시며, 어려운 시국에 교역하려고 나서는 어린 교역자를 애처로워하시면서 “사나운 개가 있다. 공연히 돌팔매질을 하지 말라. 그러면 개가 덤벼든다. 그리고 겁내는 기색을 보이지도 말라. 그러면 수상히 여겨서 가만두지 않는다. 태연한 태도로 예사로이 지나가라. 그러면 개도 예사로 보아 넘길 것이다”라는 요지의 말씀을 해주셨다. 그리고 서재로 가시더니 두 권으로 된 하지의 “조직신학”과 세 권으로 된 샤프의 “교회사”를 가져와 기념으로 주셨다. 


나는 교회와 약속한 날이 되어 대구에 있는 아버지의 집에서 부산으로 이삿짐을 옮기게 되었다. 이삿짐이라고 해야 결혼도 극히 간소하게 했고, 둘이서 살림을 한 적도 없으므로, 학교에서 공부할 때 가지고 다니던 짐 그대로 단출한 것이었다. 교회에서는 우리를 교회 구내에 있는 목사관을 쓰게 했다. 당회장 목사님은 교회 가까운 곳에 아드님이 병원을 개업하고 있어서, 그 집에 계셨으므로 사택이 비어 있었던 것이다. 


내가 초량으로 간 지 얼마 안 되어서 경북 김천에서 송창근 목사님이 찾아오셨다. 송 목사님은 나에게 교회를 한 곳 소개해 주신 분이기도 하다. 송 목사님은 나를 보고, 어찌 이런 복잡한 교회로 왔느냐고 하시며, 잘못 되면 목회 일생에 크나큰 상처를 입기 쉽다고 염려하셨다. 평소에 젊은이를 좋아하고 아껴 주시는 그 인정에 마음이 끌리지 않을 수 없었다. 견습거리가 많은 교회를 찾아오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고 변명을 하면서 깊이 고마움을 느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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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광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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