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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종기 목사의 성경과 정치신학] 제2부 구약교회의 신정정치 - V. 결론: 언약 사상과 역사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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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CMUSA| 작성일2026-02-13 | 조회조회수 : 3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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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결론: 언약 사상과 역사 형성 


성경의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는 “언약”이다. 언약은 아브라함 개인을 통해서 주어지기도 하지만, 노아와 맺은 언약은 가족을 중심으로 주어졌다. 시내산에서 그리고 모압 평지에서 모세라는 걸출한 선지자를 통해서 주어진 출애굽기의 ‘시내산 언약’과 신명기의 ‘모압 언약’은 비로소 유대 민족이라는 공동체를 통해서 국가를 형성하는 차원의 언약으로 발전된다. 출애굽기의 시내산 언약을 통해서 형성되고 신명기의 모압 언약을 통해서 확정된 하나님과 유대 민족의 언약은 비로소 하나님의 통치가 한 제사장 민족을 통하여 구현됨을 예증한다. 

   

이로써 하나님이 친히 운영하는 천상 회의에서 자신의 임재를 드러내던 하나님은 이제 인간을 포함하는 지상 회의로 자신의 통치권을 확대시킨다. 아담과 이브를 통해 천상회의의 외연을 확대하여 지상회의를 포함하려던 하나님의 뜻은 비로소 이스라엘과의 시내산 언약과 모압언약을 통하여 성취된다. 하나님의 최초의 의도는 이제 이스라엘을 신성한 언약에 동참시키므로, 비로소 하나님의 동행하심이 민족의 중심에 자리 잡고, 거처를 함께하며, 혹은 민족의 전면에서 행진하시는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의지적 선택을 통해서 하나님과의 언약에 참여한 유대 백성들은 이제 언약 공동체라는 정치신학적 함의를 가진 대조적 정치 공동체를 이루며 가나안을 향해 행진한다. 

   

언약을 통해서 형성되는 제도적 구조는 개인의 영향력을 뛰어넘는다. 모세의 카리스마는 개인적 특성에 기반을 두지만, 모세오경이라는 법전의 우수성은 그것을 신뢰하며 따르는 백성에게 더욱 발전된 사회적 이상을 제시한다. 언약을 맺고 그 언약 안에서 규정된 삶을 살아가는 것은 언약에 참여한 당사자들에게 장기간의 효과를 미친다. 언약은 개인의 병립으로 환원되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시는 공동체적 특성을 가진다. 종종 그 언약이 기억되어 강화되고 갱신된다면, 언약에 순종함으로 나타나는 결혼, 사회적 규약, 그리고 국가언약 등은 언약 당사자들의 마음속에서 지속적이고 강력한 사회 윤리적 영향력을 미친다. 언약은 마땅히 지켜져야 한다. 그리고 그 언약이 역사적 과정에서 중대한 정치적 선택을 내리는 사건 속에서 발생했을 때, 그 언약은 그 당시 다른 정치적 공동체와는 대조적인 역사를 만들어 내는 결정적 구속력을 가진다. 출애굽기, 레위기와 신명기는 모세의 카리스마를 인정하는 이스라엘 백성의 강력한 하나님에 대한 영적 체험과 그에 대한 순종을 통해, 백성들에게 “역사-형성적인 힘”(history-formative power)과 “구조적 실체”(structural entity) 곧 유대라는 민족공동체를 부여했다. 

   

모세 법전은 전파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그는 법전에 해당하는 신명기 법전(12-26장)을 부여한 후, 27장에서는 가나안에 들어가 그리심산과 에발산에서 율법을 돌에 새기고 축복과 저주를 선언할 것을 당부한다. 그리고 28장부터 30장에 이르기까지, 실제로 언약의 말씀을 지키는 때에는 축복이, 또한 거부하는 때에는 저주가 임할 것을 구체적으로 선포한다. 아울러 언약을 갱신하기 위하여 매 안식년 곧 7년마다 다시 돌아오는 면제년에 신명기를 읽으면서 초막절을 지키라고 당부한다. 이러한 당부는 여호수아, 사사 시대를 거쳐서 왕정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의 신앙적 정수로 남아 있어 역사 속에서 중대한 결정을 내리고 실천하며 비평하기 위한 기준점 곧 준거가 되었다. 후세에 이러한 역사적 관점을 “신명기적 역사관”이라고 하였고, 이 관점은 여호수아, 사사기, 사무엘 상하와 열왕기 상하에 투영되어 이스라엘의 역사를 관통하는 강력한 영적 기조를 형성하였다. 


시내산 언약과 모압 언약이 제시하는 정치신학의 전통은 자유로운 나라의 구성을 위한 고대적 전통, 그러나 여전히 현대적 의미를 지닌 정치적 전통을 제시한다. 해방된 자유민은 언약을 통해 정치적 억압에서 자유로운 나라를 구성하도록 인도된다. 자유로운 나라는 경제적인 차원에서도 기업을 가진 자영농의 방법을 제시하며, 사회 구성원이 노예가 아닌 자영농 곧 ‘자기의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 밑에서 평안을 누리는’ 자영농의 나라를 이루도록 인도한다. 문화적인 면에서도 하나님의 나라는 안식일과 절기, 안식년과 희년의 회복을 통한 사회적 분배가 실행되는 나라를 세우려고 한다. 이러한 사회ㆍ경제적 여유 속에서 공동체의 구성원은 자기를 정신적으로, 문화적으로 발전적인 사람이 된다. 그러므로 시내산 언약과 모압 언약으로 대표되는 하나님의 나라는 자유인, 자영인, 그리고 사회ㆍ문화적 견지에서 스스로의 발전을 확보하는 자발인(自發人)의 나라이다. 모세는 히브리인을 향하여 “오늘 내가 너희에게 선포하는 이 율법과 같이 그 규례와 법도가 공의로운 큰 나라가 어디있느냐”(신 4:8)고 반문한다. 모세오경의 언약 공동체는 정치적으로는 자유로운 공동체, 경제적으로는 여유로운 공동체 그리고 사회ㆍ문화적으로는 회복 탄력성(resilience)이 있어 사회적 갱신과 문화적 향유를 확보하는 자유로운 공동체로 의도되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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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목사, KCMUS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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