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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이 이야기한 패덕목록은 동성애 정죄 본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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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CM뉴스| 작성일2020-09-28 | 조회조회수 : 15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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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과 동성애 ⑶

김판임 교수(세종대학교 대양휴머니티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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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mbrandt van Rijn, 「사도 바울(The Apostle Paul)」 (1657), ⓒWikiCommons


신약성서에서 특이한 것은, 동성애와 관련된 언급이 오직 세 군데 뿐이라는 것과 예수께서는 이에 관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예수께서 동성애와 관련해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으셨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추론을 해볼 수 있겠다. 첫째, 그 시대엔 동성애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거의 모든 사람이 이성애를 행했으므로? 아니면, 동성애 자체가 하나님의 뜻이나 구원과 관련해서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신약성서에 나오는 동성애 관련 세 언급은 바울의 편지에 두 번 언급, 목회서신에 한 번 언급된다. 고린도전서 6장 9-10절과 디모데전서 1장 9-10절은 두 본문 모두 패덕목록이란 점에서 동일하다. 그리고 내용에 있어서 성과 관련된 것이 공통적인데, 고린도전서 6장에서 음행, 간음, 탐색, 남색 등 네 가지가 열거되었다면, 디모데전서1장에서는 간음과 남색, 둘만 언급된다.

고린도전서 6장 9-10절에 대한 한글 번역

탐색이나 남색도 어려운 표현이지만, 사실 필자에게는 음행과 간음의 차이도 상당히 어렵다. “남색(男索)하는 자”란 이미 남자가 남자를 성적으로 탐하는 것이란 의미에서 동성애자를 의미하는 차원에서 번역한 것이다. 아마 21세기에 번역한다면 “동성애 하는 자”로 번역할 것이다. 1993년에 번역된 <표준새번역 개정판>은 고린도전서 6장 9-10절을 다음과 같이 번역했다.

“불의한 사람들은 하나님 나라를 상속받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지 못합니까? 착각하지 마십시오. 음행을 하는 사람들이나 우상을 숭배하는 사람들이나 간음을 하는 사람들이나 여성노릇을 하는 사람들이나 동성애를 하는 사람들이나 도둑질하는 사람들이나, 탐욕을 부리는 사람들이나 술 취하는 사람들이나, 남을 중상하는 사람들이나, 남의 것을 약탈하는 사람들은, 하나님 나라를 상속받지 못할 것입니다”(고전 6:9-10 표준새번역 개정판)

“불의한 자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줄을 알지 못하느냐 미혹을 받지 말라 음행하는 자나 우상 숭배하는 자나 간음하는 자나 탐색하는 자나 남색하는 자나 도적이나 탐욕을 부리는 자나 술 취하는 자나 모욕하는 자나 속여 빼앗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하리라”(고전 6:9-10 개역개정)

개역과 비교할 때, 목록의 대부분은 비슷하게 번역된 반면, 두 가지만 완전 다르게 번역했다. “탐색하는 자(malakoi, 말라코이)” ➞ “여성 노릇을 하는 자”로, “남색하는 자(arsenokoitai, 아르세노코이타이)” ➞ “동성애 하는 사람들”로 표준새번역이 개역보다 좀더 쉽게 이해된다. 탐색과 남색의 차이점도 어렵지만, 한국어 번역으로 미루어볼 때 “탐색하는 자”라는 표현으로는 색을 탐하는 색한?(섹스에 미친 사람?)으로, 남색하는 자란 “남자를 색의 대상으로 하는 자”, 즉 동성애자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었다.

디모데전서 1장 6-9절에 대한 한글 번역

디모데전서의 표준새번역은 개역개정과 별반 다르지 않게 번역되었다.

“율법이 제정된 것은, 의로운 사람 때문이 아니라, 법을 어기는 자와, 순종하지 않는 자와, 경건하지 않은 자와, 죄인과, 거룩하지 않은 자와, 속된 자와, 아비를 살해하는 자와, 어미를 살해하는 자와, 살인자와, 간음하는 자와, 남색하는 자와, 사람을 유괴하는 자와, 거짓말하는 자와 거짓 맹세하는 자와, 그밖에도 무엇이든지 건전한 교훈에 배치되는 일 때문임을 우리는 압니다”(딤전 1:9-10, 표준새번역).

“율법은 옳은 사람을 위하여 세운 것이 아니요 오직 불법한 자와 복종하지 아니하는 자와 경건하지 아니한 자와 죄인과 거룩하지 아니한 자와 망령된 자와 아버지를 죽이는 자와 어머니를 죽이는 자와 살인하는 자며 음행하는 자와 남색하는 자와 인신매매를 하는 자와 거짓말하는 자와 거짓맹세 하는 자와 기타 바른 교훈을 거스르는 자를 위함이나 이 교훈은 내게 맡기신 바 복되신 하나님의 영광의 복음을 따름이니라”(딤전 1:9-11)

표준새번역의 경우, 고린도전서 번역자와 디모데전서 번역자가 다른 사람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같은 분이 번역하였다면, 신약성서에 오직 두 번만 나오는 단어 arsenokoitai를 동성애 하는 사람과 남색하는 자, 서로 다르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헬라어 malakoi(말라코이)와 arsenokoitai(아르세노코이타이)에 대한 이해

malakoi와 arsenokoitai가 과연 어떤 사람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1957년에 미국에서 번역된 Revised Standard Version(개정판 표준 영어번역 성서)에서는 이 둘을 묶어 “homosexuals(동성 연애자)”로 번역했다. 1977년에 나온 RSV(개정판 표준 영어번역 성서)에서는 두 단어를 모아 “sexuals pserverts(변태 성욕자들)”로 번역했고, 1989년 New RSV(새개정판 표준영어번역성서)는 두 단어를 분리하여 “male prostitutes(남창들)”과 “sodomites(남색하는 자들)”로 번역했다. 독일의 F. Lang은 “passive und aktive Partner in homosexuellen Beziehungen(동성애 관계에서 소극적 파트너와 적극적 파트너)”로 해석하였다(80).

malakoi의 단수형 malakos는 “부드럽다”는 일반적인 의미의 형용사이다. 그렇다면, 이 단어는 “여자아이처럼 유약한”이란 의미일수도 있고, “여자 같은”이란 의미일 수도 있다. 혹은 도덕적인 면과 연관시켜 “도덕적으로 유약한”, “규율 없는”, “방자한”과 같은 의미일 수도 있다. 그리하여 <새예루살렘성서>는 이 구절을 “방종한 자”로 번역하였다.

로빈 스크로그즈(Robin Scroggs)는 말라코스를 고대 세계에서 볼 수 있었던 동성 성교의 특별한 형태와 연관지어 이런 유형의 인물을 “계집애처럼 나약한 소년 남창”이라고 표현하였다. 그에 의하면 이들은 돈을 받고 짜릿함을 얻으려고 남자와 섹스를 하는 (노예가 아닌) 자유인 청년들이라는 것이다. 반면 다니엘 헬미니악은 말라코스가 여성스럽다는 표현은 될 수 있을지언정, 반드시 동성 섹스행위를 나타내지는 않는다고 보고, 도덕적 헤이와 절제되지 않는 일반적인 행동(물론 성적인 것도 포함)으로 본다(155-156).

말라코이에 비해 arsenokoitai가 훨씬 어려운 어휘이다. 이 단어는 오직 이 두 구절에만 언급된다. 성경 외 문헌에도 여섯 군데에서만 발견되며 모두 패덕목록에 언급될 뿐이다. arseno는 “남자들”이란 의미이고, “koitai”는 잠자는 일과 관련된 침실이나 침대를 의미하는 단어에서 나왔다. 그러므로 동침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말이 합쳐진 arsenokoitai가 어떤 사람을 의미하는지는 분명치 않다. 여기서 남자가 성행위의 주체인지, 대상인지? 주체라면, 다른 사람들과 성행위하는 남자라는 뜻일 것이고, 대상이라면, 남자들과 성생활하는 남자라는 의미일 것이다. 위에서 랑이 “액티브한 동성애자”로 해석한 것은 바로 전자의 의미를 따른 것이라 하겠다.

몇몇 학자들은 이 단어가 남창을 가리킬 수 있다고 본다. 남창들은 남자나 여자 모두를 섹스 대상으로 하였으므로, 이것으로써 동성애를 죄악시했다고 보기 어렵다. 컨트리먼은 이 단어가 남창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재산 상속을 노리고 노인들과 사귀는 창녀들을 가리킨다고 믿는다.

스크로그즈는 이 단어에 대해 남자들 간에 이루어지는 특정한 형태의 매춘과 관련된 해석을 제시한다. 그도 랑과 마찬가지로 남성 간 섹스에서 능동적인 역할을 하는 상대로 본다. 남성간 섹스는 항상 나이든 남자와 어린 소년 사이에서 일어났으며, 따라서 죄란 남성간의 섹스 자체가 아니라,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라는 것이다.

구약성서 레위기 18장을 그리스어로 옮기면서(70인역), “hos an koimethe meta arsenos koiten gunaikos”에서 그대로 “arsenokoitai” 곧, “남자와 눕는 자들”로 사용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학자들도 있다.

바울은 왜 패덕목록을 남겼을까

바울이 사용한 패덕목록은 당시 사회에서 통용되는 것들이고, 대개 사람들을 가르칠 때 그 시대 문화 전반에 소문나 있던 악덕들을 열거한 기존의 목록을 빌려다 쓴 것으로 평가된다. 즉, 그의 독자들에게 올바르게 살라고 독자들을 격려할 때 당시 악덕 목록을 사용한 것이라는 점이다. 이 목록은 바울이 하나하나 마음 써서 만든 목록이 아니라 다른 출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스 문화권에서 동성애가 유달리 많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남자들 간의 사랑은 정서적 애착과 깊은 관심, 우정, 가치관의 공유, 공동 과제에 대한 헌신이 포함된다. 섹스가 주된 관점이 아니었다. 나이든 남자가 어린 남자의 조언자로 젊은이를 교양과 학문으로 이끌고 명예로운 행동을 장려했다.

그러나 기원후 로마제국에서 도덕적 퇴폐가 횡행할 때 당시 비평가들은 천박한 삶을 비난했다. 넘쳐나는 여성 매춘을 보고도 남자들은 짜릿한 경험을 위해 소년들과 다른 남자들을 찾아다니며 관계를 맺었다. 남자시민들은 자신의 정욕을 채우려고 노예들을 소유하고, 그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 매력적인 소년과 소녀들은 납치되어 성적이 노예로 팔리기도 했다. 디모데전서 “인신매매자”가 언급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arsenokoitai가 남성간의 성생활 하는 자를 가리킨다고 가정할지라도, 그 구절로써 동성애나 동성애자들을 단정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다니엘 헬미니악은 말한다.(다니엘 헬미니악/ 김강일 옮김, 『성서가 말하는 동성애, 신이 허락하고 인간이 금지한 사랑』 [서울: 해울, 2003], 164). 왜냐하면 당시 사회 비평가들이 지적한 것은 성적 학대, 착취와 불평등, 정욕 등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패덕목록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고 헬미니악은 제안한다.

“성문제 전반에 걸쳐서 성서가 요구하는 것은 상호 존중과 보살핌, 책임있는 나눔이다. 함축적인 말로 하면 바로 사랑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성서가 단죄하는 것 역시 섹스 일반이 아니라 이것에 대한 위배이다”(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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