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 환영사도 축사도 없었다… 포유드림 힐링콘서트, 부모와 발달장애인이 주인공 된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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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70명 참석… 세 어머니의 진솔한 고백에 객석 눈시울 붉혀 / “아이를 돌보는 부모도 함께 돌보는 공동체 되겠다”
비영리단체 포유드림(4U Dream, 이사장 리디아 황)이 지난 17일(토) 오후 4시 애너하임 한인장로교회(담임 송일 목사)에서 ‘4U Dream Healing Concert –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우리의 이야기’를 열고,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미래를 함께 준비하려는 단체의 설립 취지와 비전을 지역사회에 알렸다. 이날 행사에는 발달장애인과 가족, 지역사회 관계자와 이웃 등 약 170명이 참석했다.
이번 콘서트는 일반적인 단체 출범 행사와 달리 환영사와 내빈 축사 등 형식적인 순서를 모두 생략하고,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음악을 프로그램의 중심에 뒀다. 단체를 알리는 자리였지만 무대의 주인공은 단체 관계자나 초청 인사가 아닌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이었다. 사회는 포유드림 이사인 최경철 목사가 맡았다.
“부모가 한 걸음 물러나면, 아이는 한 걸음 나아간다”
성인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세 어머니가 차례로 무대에 올라 양육 과정에서 겪은 삶과 고민, 미래에 대한 바람을 나눴다.
첫 순서로 ‘놓아주어야 성장한다(Learning to Let Go)’를 주제로 나선 영준이 엄마 윤은진 씨는 “혹시 아이보다 내가 먼저 아이에게 한계를 정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자문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윤 씨는 어디든 엄마를 따라다니며 기다리기만 했던 아들을 포유 아카데미에 보낸 뒤, 걱정과 달리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는 모습에 놀랐다고 했다. 그는 “부모가 한 걸음 물러나는 것이 아이에게는 한 걸음 나아갈 기회가 된다”고 전했다.
“엄마가 자신을 돌보는 것은 더 오래 사랑하는 방법”
‘부모도 돌봄이 필요하다(Parents Need Care, Too)’를 주제로 한 한나 엄마 조원희 씨는 지난달 32세가 된 딸의 이야기와 함께 ‘손을 놓아야 하는 엄마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조 씨는 “엄마가 자신을 돌보는 것은 아이를 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더 오래 사랑하는 방법”이라며, 포유드림이 부모가 마음 놓고 쉬고 이야기를 나누며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아이를 돌보는 부모도 함께 돌보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내가 없어도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이 있기를”
‘내가 없어진 후에는?(When I’m No Longer Here)’을 주제로 한 찬영이 엄마 김나경 씨는 “만약 내가 없으면 우리 찬영이는 어떡하나”라는 질문이 늘 마음 한편에 있었다고 고백했다. 김 씨는 “찬영이에게 필요한 것은 한 사람의 보호자가 아니라 찬영이를 아는 여러 사람일지도 모른다”며 “제가 없어도 누군가 이름을 불러주고 ‘잘 지냈어?’라고 물어봐 주는 삶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동안 객석 곳곳에서는 눈시울을 붉히는 참석자들이 눈에 띄었다. 부모들이 마주한 현실과 미래에 대한 걱정이 특정 가정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부모의 사랑과 삶의 이야기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감싼 음악
부모들의 이야기 사이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희강, 피아니스트 이혜진, 첼리스트 장소현의 연주가 이어졌다. ‘My Way’, ‘Over the Rainbow’, ‘섬집 아기’ 등 각각의 이야기에 어우러진 선율은 부모들이 미처 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을 전하며 감동을 더했다. 공연은 ‘You Raise Me Up’, ‘10월의 어느 멋진 날’, ‘Por Una Cabeza’ 등의 연주로 이어졌다.
“한 사람의 삶을 오래 바라보는 공동체로”
포유드림 이사인 오지민 변호사는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는 아니지만, 심장 수술을 받은 둘째 딸과 함께 LA 어린이병원에서 지내며 발달장애 아이들과 그 부모들을 보고 마음에 품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오 변호사는 “포유드림은 몇 개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관을 넘어, 한 사람의 삶을 오래 바라보고 함께 연결해 주는 공동체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는 발달장애인 가족의 고민이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웃과 지역사회가 함께 나눠야 할 과제라는 메시지로 이어졌다.
호스피스 사역과 죽음 준비 교육을 20년간 해온 최경철 목사는 “포유 아카데미가 낮을 책임진다면 포유드림은 밤을 책임져야 한다”는 박민 대표의 말을 전하며 “발달장애 부모들은 자녀보다 먼저 죽을 수 없기에 죽음을 준비할 수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애인을 비장애인의 삶에 맞추기보다 장애인을 위한 마을과 공동체가 필요하고, 비장애인이 그곳에 맞춰가야 한다”며 “비영리단체의 주인은 후원 기업이 아니라 부모들”이라고 강조했다.
장애 유무 구분 없이 함께… 청년 봉사자들도 동참
이날 콘서트에는 발달장애인 당사자들도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참석해 음악과 이야기를 즐겼다. 장애 유무에 따라 구분하기보다 같은 공간에서 음악을 듣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모습은 포유드림이 지향하는 공동체의 의미를 보여줬다.
지난여름부터 포유드림과 함께해 온 청년 인턴 자원봉사자들도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주차 안내 등 행사 운영을 돕는 한편, 공연 후에는 발달장애인 친구들과 저녁 식사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교제했다. 단순한 봉사를 넘어 함께 식사하고 웃으며 관계를 이어가는 모습은 ‘프로그램을 넘어 함께하는 공동체로’라는 포유드림의 가치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부모가 없어진 후에도”… 포유드림이 준비하는 미래
리디아 황 이사장은 ‘공동체의 비전(A Vision for Community)’을 통해 포유드림의 설립 취지와 앞으로의 방향을 소개했다. 포유드림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발달장애인이 부모의 돌봄 이후에도 안전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신의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그룹홈(Group Home) 설립을 장기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주간 프로그램이나 일시적인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부모가 더 이상 곁에 있을 수 없는 날에도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 안에서 안정적인 주거와 지속적인 관계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세 어머니가 전한 이야기들은 결국 ‘부모가 더 이상 자녀를 돌볼 수 없을 때, 우리 사회는 그들의 삶을 함께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졌고, 포유드림은 이를 개별 가정의 고민으로 남겨두지 않고 지역사회가 함께 답을 찾아가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공연 후에는 참석자들이 함께 식사하며 교류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번 콘서트는 화려한 의전 없이도 부모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음악만으로 깊은 공감의 자리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줬으며, 발달장애인과 가족이 행사의 주변이 아닌 중심에 섰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Empowering Dreams, Enriching Lives(꿈을 실현하고, 삶을 풍요롭게)’라는 슬로건 아래 포유드림은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오늘을 함께하고, 부모의 돌봄 이후의 내일까지 준비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4U Dream은 발달장애인과 가족이 지역사회 안에서 존중받으며 안정적인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설립된 미국 501(c)(3) 비영리단체다.
웹사이트: www.4udream.org
이메일: info@4udream.org
전화: 909-267-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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