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 "혼자 울지 않도록 함께 걷는다"… 미주 한인 사회 최초 '자살 예방 5K 걷기대회' 성료
페이지 정보
본문
LA 그리피스 파크서 한인 및 타인종 500여 명 참석… 정신건강 낙인 깨고 이웃사랑 결집
유가족 소회·경험자 고백에 따뜻한 위로 연대… 뉴욕·한국 백운호수로 생명 살리기 동참 이어져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미주 한인 사회가 주도한 첫 번째 자살 예방 걷기행사가 500여 명의 참가자가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지난 29일(토) LA 그리피스 파크에서 열린 '제1회 자살 예방을 위한 5K 걷기대회'는 자살과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깨고, 한인 커뮤니티가 이웃 사랑의 힘을 모으는 뜻깊은 자리가 됐다.
이날 행사는 박철 영사의 개회사로 막을 올렸다. 이어 자살로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가족과 지인들이 무대에 올라 상실의 고통과 사회적 시선 때문에 마음껏 그리워하지 못했던 안타까운 사연을 진솔하게 나눴다. 사회를 맡은 김마루, 베니타 MC의 구호에 맞춰 500여 명의 참석자가 세상을 떠난 이들의 이름을 함께 불러줄 때 현장은 깊은 위로와 눈물로 물들었으며, 일부 참석자들은 무대 뒤로 찾아가 유가족들을 안아주며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걷기에 앞서 성소영 임상심리학 박사는 "한인은 다른 이의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이겨내는 힘이 강한 민족"이라며 "'자살'이라는 단어가 낙인이 아닌 '고통'으로 읽히길 바란다. 편견 없이 아픔을 드러내고, 고통에 빠진 이웃이 어둠 속에 혼자 울지 않도록 함께 걷겠다는 의지"라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개인적 경험을 나눈 기수 스캇 유 씨 역시 "한 번 더 친절하고, 한 번 더 웃어주며, 한 번 더 곁에 있어 주는 우리가 되자"고 강조하며 깃발을 들고 참가자들의 행렬을 이끌었다. 참가자들은 각각 자신의 번호표를 받아 자살로 잃은 유가족이나 응원하고 싶은 사람을 가슴에 적고 함께 걸었다.
신 욱 이사장은, "이번 걷기대회는 세계자살예방의 날을 알리고, 자살을 예방하는 활동에 동참하자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9월 10일, 걷기대회에서 나눠드린 촛불, 혹은 가정에 가지고 있는 촛불을 각자 밝히고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림으로써 자살로 잃은 가족이나 친구를 잃은 분들을 위로하고, 더이상 자살로 소중한 생명을 잃지 않겠다는 뜻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박소연 대표는 "한 사람이 곁에 있어주기만 해도 자살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어두운 마음을 그냥 놔두면 더 힘들어질 수 있다. 유스타 파운데이션에서 제공하는 무료 정서지지 전화 웜라인 (213-221-2813,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운영)으로 전화주시고 마음을 돌보시길 당부한다"며 커뮤니티의 정신 건강을 위한 돌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장에는 20여 개 커뮤니티 파트너 단체들이 부스를 마련해 다양한 정보, 놀이 공간, 음료 및 선물을 제공하며 그리피스 파크를 따뜻한 연대의 장으로 만들었다. 특히 노숙자 자활 비영리 법인 '스트릿 컴퍼니'의 매니저는 "과거 14살 어린 나이에 갱단을 잘못 들어가 트라우마를 겪고, 18세에 노숙 생활로 삶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지만, 커뮤니티의 지지로 제2의 인생을 살게 됐다"며 "그 은혜를 되갚는 심정으로 새벽 6시부터 참가자들에게 따뜻한 커피를 대접하러 나왔다"고 전해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웃케어클리닉(KHEIR) 에린 박 소장은 "정신건강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중요한 이슈"라며 "마음이 아플 때는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행사는 전문 색소포니스트 캘빈 박의 연주와 NK Studio 청소년들의 축하공연이 더해져 희망찬 분위기로 이어졌다. 특히 글로벌 힐링 아트 테라피, 로타리클럽 청소년 인터랙트, 유스타 유스클럽 등 70여 명의 청소년 봉사자가 대거 참여해 정신건강의 소중함이 1세대를 넘어 2세대로 이어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미 동부와 한국으로도 연결되며 '생명 살리기' 운동으로 확산하고 있다. 같은 날 미 동부시간 오전 8시에는 뉴욕 에스더 하 재단 주최로 50여 명이 모여 5K를 함께 걸었다. 오는 9월 5일(토) 오전 8시에는 한국 의왕시 백운호수에서 '조우네 마음약국'이 주최하는 5K 걷기대회가 열려 태평양을 건너 생명 존중의 메시지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몸풀기 스트레칭을 지도한 '베리베리 미라클 마일' 박진이 대표는 참가자들이 앱을 통해 걸은 거리를 측정하고 후원할 수 있도록 기부 시스템을 연계해 자살 예방 활동에 힘을 보탰다.
- 이전글[CA] 나성영락교회, "여기에서 땅끝까지" 주제로 '2026 YNC 미션 엑스포' 개최 26.08.31
- 다음글[CA] "AI 시대, 잇사갈처럼 분별하라"… KCMUSA 제1회 잇사갈 목회자 포럼 개최 26.08.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