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 "평생 세금냈는데”··· 합법체류 시니어 메디케어 박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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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도 재정 한계··· 의료 사각지대 확대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체류하며 수십 년간 보험료를 납부해 온 시니어들이 노후 의료보장 혜택에서 배제되는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
6일 비영리재단 카이저헬스뉴스(KFF)에 따르면 아동교육 전문가 로사 마리아 카란사(67)는 내년초 메디케어 자격을 상실할 처지다. 그는 24년간 메디케어와 사회보장제도(소셜시큐리티)에 수만 달러를 납부했지만, 최근 연방 정책 변경으로 혜택 대상에서 제외됐다.
'OBBB’ 법안 발효… 합법 이민자도 메디케어 제외
이번 조치로 카란사를 포함해 약 10만 명의 합법 체류 이민자가 메디케어에서 탈락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메디케이드, 식료품 지원(푸드스탬프), 주거 보조 등 각종 사회보장 프로그램 축소까지 포함하면 약 140만 명이 건강보험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KFF는 덧붙였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지난해 7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공화당 주도의 ‘원 빅 뷰티풀 법안(OBBB)’이 있다. 이 법은 임시보호신분(TPS) 소지자와 난민, 망명 신청자, 취업비자 소지자 등 일부 합법 체류 이민자의 메디케어 사용을 제한하도록 했다. 또한 기존 가입자 역시 내년 1월 4일까지 자격을 상실하도록 규정했다.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인 카란사도 적용 대상이다. 그는 지난해 근무 형태를 파트타임으로 전환하며 메디케어 수급을 기대했지만, 법 시행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가 TPS 프로그램 종료를 추진할 경우 체류 자격까지 박탈당할 수 있어 추방 가능성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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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에 거주하는 카란사가 지난 11월 18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연방 청사 및 법원 밖에서 열린, 임시 보호 신분(TPS) 프로그램을 지지하는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카란사는 자신이 TPS 자격을 상실하여 기한 없는 구금이나 강제 추방의 위기에 처할까 우려하고 있다 (사진: Hiram Alejandro Durán/El Tímpano)
수십억 달러 납부에도 혜택 박탈 논란
공화당은 재정 절감과 ‘세금의 자국민 우선 사용’을 이유로 들고 있다. 연방 의회예산국(CBO)은 메디케어 제한 조치만으로도 2034년까지 연방 지출이 약 51억 달러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대상자 상당수가 합법적인 신분을 유지해 온 이민자라는 점에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조세경제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이민자들은 2022년 한해에만 메디케어에 64억 달러, 사회보장제도에 257억 달러를 납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 수치는 합법 체류 여부를 구분하지 않은 전체 이민자 기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전례 없는 정책 변화”로 평가한다. KFF의 이민자 건강정책 책임자인 드리슈티 필라이는 “의회가 특정 집단의 메디케어를 박탈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의료 공백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의료계에서는 보험을 잃은 시니어들이 치료를 미루다 병을 키우고, 결국 응급실 중증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 관리가 중요한 시니어층의 건강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전례 없는 조치”… 의료 공백 우려 확산
실제로 카란사는 최근 고혈압과 가슴 통증으로 응급 진료를 받았고 낙상 이후 관절렴 진단도 받았다. 현재는 저렴한 비용으로 치료를 받고 있지만 메디케어가 중단되면 의료비 부담이 급증할 전망이다. 그는 “이런 노후는 상상한 적 없다”며 “악몽 같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주정부 상황도 녹록지 않다.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재정부담을 이유로 난민 및 망명 신청자 등 그동안 허용해 왔던 일부 이민자들의 메디캘(MediCal) 신규 가입을 제한했다. 주정부는 연간 11억 달러에 달하는 연방 지원 공백을 자체 재원으로 메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약 20만 명의 이민자 및 시니어들이 추가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정치권에서는 대책 마련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의회 일부 의원들은 메디케어를 상실하는 이민자들을 주정부 의료 프로그램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당장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이민자 시니어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카란사는 “30년 넘게 일하며 이 사회에 기여했는데 돌아오는 건 자격 박탈”이라며 “내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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