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 “아흔 넷의 봄에도 배움은 계속된다” ... 시니어센터 최고령 학생 최경희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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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타운 시니어&커뮤니티센터 최고령 학생 최경희(93)씨가 어반스케치 교실에서 그림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 시니어센터]
코리아타운 시니어&커뮤니티센터 최고령 학생
수면관리법, 생활영어, 스마트폰 기초 등 수강
4월 1일 오전 10시 30분, 시니어센터 1층. 조용히 시작된 어반스케치 수업 속에서 최경희(93) 할머니는 연필을 쥔 채 물고기 그림에 집중하고 있다. 강사가 건넨 샘플을 유심히 바라보며 한 선, 한 선을 그려 나가는 그의 모습에는 망설임이 없다.
연필 끝에서 시작된 선이 점차 형태를 갖추자, 그림과 함께 그의 얼굴에도 잔잔한 미소가 번진다. 배움이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삶을 환하게 밝히는 기쁨이 되는 순간이다.
코리아타운 시니어&커뮤니티센터 최고령 수강생인 최 할머니는 누구보다 성실한 학생이다. 지난 3월 31일로 종료된 1학기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4월부터 시작되는 2학기 등록을 마쳤다. 수면관리법, 어반스케치, 요가, 생활영어, 스마트폰 기초까지 다섯 과목을 신청한 그의 도전은 나이를 무색하게 한다.
한인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시니어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은 이 센터는 수강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부터 일부 강좌에 추첨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만 9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는 별도의 절차 없이 모든 수업을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취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이가 바로 최 할머니다.
“시니어센터에 오는 시간이 제일 즐거워요. 하루를 배움으로 채우면 마음이 참 뿌듯해요.”
담담한 한마디지만, 그 안에는 긴 세월을 살아낸 이만이 전할 수 있는 깊은 울림이 담겨 있다.
1932년생인 그는 결혼 전 군산 문창국민학교에서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군산시청 공무원으로 일했다. 1981년 자녀들과 함께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한 뒤 45년의 이민 생활을 이어오는 동안 두 차례의 암 수술이라는 큰 고비도 겪었다. 그 모든 시간을 지나 지금은 시니어센터에서 배움을 이어가며, 차분하고도 여유로운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최경희 할머니를 보면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된다”며 “나이가 아니라 열정이 배움의 기준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계신다”고 말했다.
5월 7일, 아흔 네 번째 봄을 맞는 최 할머니는 오늘도 책가방을 어깨에 메고 교실로 향한다. 느리지만 흔들림 없는 그의 걸음에는, 세월 속에서도 이어져 온 배움과 삶에 대한 잔잔한 의지가 담겨 있다.
니콜 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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