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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삼손의 자기 정체성은 사사인가, 나실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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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CMUSA| 작성일2024-06-25 | 조회조회수 : 37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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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손 X 파일』 저자 이홍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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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인물 삼손을 삼손 X 파일』이라는 책에서 사사나 영웅이 아닌 나실인이었다는 그의 정체성을 재발견하도록 안내한 이홍길 교수를 인터뷰했다. 이 교수는 현재 메릴랜드 크리스찬교회 담임이자, Faith Theological Seminary교수로 사역하면서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편집자 주] 


삼손 X 파일』이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책을 쓰셨는데, 본인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저는 연세대학교 독어독문을 전공하고 목사의 소명을 확인하고 합동신학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지구촌교회(목동)에서 사역하면서 목회에 도움이 될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기도하는 가운데 설교를 더 배우기 위해 미국 유학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달라스신학교에서 강해설교로 석사학위(STM)를 받았고 설교에 대해 성경적이며 철학적인 토대를 깊이 다지기 위해 남침례신학교에서 신학석사(Th.M)와 철학박사(Ph.D) 과정을 마쳤습니다.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에 관심이 많아서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를 강해설교에 더 적합하게 적용하는 방법으로 “Christ-Saturated Preaching”를 주제로 한 박사학위 논문을 썼습니다. 현재 메릴랜드 크리스찬교회 담임으로 매주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며 Faith Theological Seminary에서 교수로 강의와 세미나를 통해서 신학생들과 목회자들을 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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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나 영웅이 아니라 나실인이 삼손의 정체성이라고 하셨는데, 비록 태어나기 전부터 나실인이었지만, 그는 기간이 정해진 나실인도 아니었고, 더구나 종신 나실인으로서도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교수님께서는 삼손을 영웅이나 사사보다는 종신 나실인으로 보고 계십니다. 삼손을 나실인으로 볼 수 있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우선 나실인 제도를 이해해야 합니다. 나실인 제도는 율법을 통해서 소개되고 있습니다. 나실인 제도가 언제까지 존재했는지에 대한 정확히 설명된 말씀은 없습니다. 다만 바울이 겐그레아에서 머리를 깎았다는 것이 나실인 서원과 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합니다(행18:18). 그렇다면 구약과 초대교회까지도 나실인 서원이 존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약 율법에서 나실인은 자원봉사자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기간을 정해서 성전을 섬기는 일을 하기로 서원한 사람이 나실인입니다. 나실인 서원을 의무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실인 서원을 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나실인 서원을 한 사람들은 자신의 시간과 삶을 하나님에게 드리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성전을 섬기는 일을 해야 하니 세 가지 규율을 엄격하게 지켜야 했습니다(민6:3-7) . 어느 것 하나라도 지키지 못하면 그 때까지 나실인 서원 기간은 무효가 되고 정결 예식을 행하고 칠일 째 되는 날 머리를 밀고 속건제를 드리고 다시 서원을 시작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삼손에게 나실인으로서도 매우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첫째, 다른 사람들과 달리 삼손은 스스로 자원해서 나실인이 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이 삼손의 어머니에게 찾아오셔서 삼손을 나실인으로 구별하셨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의 태에 있을 때부터 삼손이 나실인으로 철저하게 살도록 하기 위해 하나님의 사자는 삼손의 어머니에게도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을 제외하고 나실인의 두 가지 규율을 지킬 것을 명령하셨습니다. 둘째, 기간을 정한 다른 나실인과 달리 삼손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종신 나실인으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사자는 삼손이 “태에서부터 죽는 날까지 하나님께 바쳐진 나실인이 됨이라”(삿13:7)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삼손은 자신이 서원해서 나실인이 된 것이 아니라 전적인 하나님의 선택과 부르심으로 말미암아 나실인이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삼손은 일정 기간이 아니라, 태어나기도 전부터 죽을 때까지 평생 나실인으로 살도록 하나님에 의해 구별된 종신 나실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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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손이 블레셋 사람들 친화적인 삶을 살았고, 이스라엘 민족을 블레셋으로부터 구하는 사사로서의 사명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하셨는데, 그러나 삼손은 계속 블레셋 사람들에게 크고 작은 사사로운 이유를 붙여서 싸움을 걸고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 넣은 것을 보면 삼손이 사사로서의 자기 사명을 알고 있지 않을까요? 


사사기에서의 삼손에 관한 마지막 설명 "그는 스무 해 동안 이스라엘의 사사로 있었다"(삿 16:31)는 말씀이나 "믿음으로 나라를 정복하고... 사자의 입을 막고"(히 11:32-34)를 보면 숨겨진 행간 속에서 삼손의 사사로서의 행동을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대사사 속에 속한 것은 아닐까요?


먼저 사사의 역할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사사는 이스라엘이 우상을 숭배한 것으로 인해 고통을 당할 때 이스라엘을 구원하도록 세움을 받은 리더였습니다. 그런데 사사기에 등장하는 사사들을 보면, 진정 영웅으로 생각할 만한 사사들은 없습니다. 기드온의 경우도 여러 면에서 자격이 안 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이 사사를 세우셔서 이스라엘을 구원하게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사사의 능력으로 그렇게 되었을까요? 절대로 아닙니다. 하나님의 전적인 도움으로 말미암아 사사들이 큰 승리를 거뒀습니다. 또한 사사들이 통치한 뒤에 이스라엘이 영적으로 건강하게 되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영적으로 더 퇴보하고 삼손이 태어날 무렵 이스라엘은 영적으로 가장 어두운 시대였습니다. 따라서 사사들이 영웅 또는 능력있는 사사로 이해하면 말씀을 오해하게 됩니다.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쓰임받았던 사람들이 사사들이었습니다. 그중 삼손이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삼손이 태어난 곳은 블레셋, 특히 딤나와 아주 가까웠습니다. 삼손의 주 활동무대 모두 블레셋의 영토이거나 접경 지대였습니다. 어느 날 삼손이 딤나에 놀러갔다가 딤나의 한 여인을 보고 반해서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글성경 사사기 14:4은 하나님이 삼손을 설득해서 딤나 여인과 결혼하고 이것을 계기로 블레셋을 물리치려는 것으로 오해하도록 번역을 했습니다. 그러나 원문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삼손은 자신의 눈에 좋아 보이는 대로 딤나 여인과 결혼을 하려고 했고 하나님은 그런 삼손을 이용해서 블레셋을 물리치려고 하셨습니다. 삼손은 철저하게 자신의 욕망을 따른 선택을 했고 하나님은 그런 삼손을 이스라엘을 위해 사용하셨습니다. 삼손은 사사의 마음을 갖고 블레셋을 물리치기 위해 결혼한 것이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블레셋과의 크고 작은 전쟁은 모두 삼손 개인의 원한을 갚기 위한 목적에서 일으킨 것이지 어느 한 순간도 삼손이 이스라엘의 사사로서 고민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다곤 신전을 무너뜨린 것도 삼손의 기도처럼 자신의 원수를 갚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삼손의 기도를 들어주셔서 삼손이 블레셋 방백들을 모두 죽였습니다. 이 모든 것을 살펴보면, 삼손은 어느 순간도 이스라엘 사사로서 고민하며 살지 않았습니다. 


다만 히브리서에서 삼손이 믿음으로 나라를 구한 것으로 설명한 것은 분명히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삼손이 자신의 힘만 믿고 살다가 두 눈이 뽑히고 감옥에서 처참한 신세가 되었을 때, 그는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C.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에서 믿음에 대한 통찰력있는 설명이 도움이 되었습니다.(삼손 X 파일』, 174-188.) 삼손은 하나님에게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히브리서 11:6에서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과 하나님을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시는 분이심을 믿어야 한다고 가르친 것처럼, 인생의 가장 밑바닥에 떨어진 순간 삼손은 하나님을 만났고 믿었습니다. 감옥에서 만난 하나님을 믿었기에 마지막 순간에 삼손이 거뒀던 그 전의 어떤 승리보다 더 큰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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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렛이란 지명과 나실인과 관련성이 있습니까? 그리고 나사렛에서 자란 예수님도 나실인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예수님이 정말로 나실인으로 사셨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나사렛 사람들이라고 불린 예수님의 제자나 그를 구세주로 믿는 오늘날의 크리스천들도 나실인이라고 할 수 있는지요?


이 질문이 참 좋습니다. 그리고 삼손 X 파일』을 읽는 독자들이 꼭 기억했으면 하는 점입니다. 연구해 보지는 않았지만, 책을 쓰면서 나실인과 나사렛 지명과 관련성이 거론된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또한 예수님이 나실인이라는 것에 대해 언급된 말씀이 없습니다. 그런데 삼손이 종신 나실인으로 부름받은 사실은 오늘날 그리스도인에게 매우 중요한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삼손은 어머니의 태에 있을 때부터 나실인으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삼손의 어머니까지도 나실인 규율을 지키며 뱃속의 삼손이 나실인으로 살도록 철저하게 지키셨습니다. 그래서 삼손은 어머니의 태에서부터 나실인이었고 나실인으로 태어났고 나실인으로 살다가 죽는 순간에도 나실인으로 죽도록 부름받은 종신 나실인이었습니다. 삼손이 스스로 서원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의해 일방적인 구별된 선택이고 부르심이었습니다. 그래서 나실인은 삼손과 떨어질 수 없는 삼손의 정체성입니다. 


그런데 에베소서에서 사도 바울은 우리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엡1:4-5). 창세 전에, 즉 우리가 존재하기 전부터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택하셨습니다. 이런 하나님의 선택은 취소될 수도 없으며 바뀌지 않습니다. 한 번 하나님의 자녀는 영원히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삼손이 어떤 잘난 것을 하나님에게 인정받아서 종신 나실인이 된 것이 아닌 것처럼, 우리 역시 내세울 수 있는 것이 있어서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이 아닙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굳이 우리를 나실인이라고 부를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구주로 믿는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영원히 간직해야 하며 그에 걸맞게 살아야 하는 우리의 정체성입니다.  


오늘날 나실인으로 산다고 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요? 의미가 있다면 어떤 점일까요?


나실인이 하나님께 구별된 것처럼, 그리스도인 역시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구별된 존재입니다. 따라서 세상에서 하나님의 자녀인 그리스도인으로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세상에 살면서 세상의 법칙과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법칙과 성경적 가치관으로 붙들고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세상과 구별된 모습으로 살기 위해 몸부림쳐야 합니다. 세상의 죄와 싸워야 하고, 세상 사람들이 다 괜찮다고 하는 일이라고 해도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으신다면 믿음으로 선한 싸움을 싸워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이 가난하거나 세상을 떠나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라는 말이 아닙니다. 세상 사람들과 생각과 말과 행동이 구별된 하나님의 자녀로 살면서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며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소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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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에서 목사회 주관으로 열린 설교컨퍼런스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중앙이 이홍길 교수 


책이 너무나 재미있는데, 다른 저서들도 있으신지요? 


삼손 X 파일』이 저의 첫 저서입니다. 전부터 박사학위 논문을 출판할 생각을 했었는데, 미루다가 삼손 X 파일』을 출간하고, 조만간 영어책으로 출판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또 어떤 책을 저술할 것이고, 또 어떤 사역을 펼칠 계획이 있으신지요?


삼손 X 파일』은 특별한 은혜와 기회로 쓰게 되었습니다. 이런 책을 또 쓰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만약 책을 쓴다면 제 전공을 살려서 해석학과 설교 이론을 담은 책을 쓸 계획입니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설교집도 출판할 계획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진실하게 전하는 설교자들에게 도움이 될 책을 쓰고 싶습니다. 강단이 회복되면 성도가 살아나고 가정이 살아나고 교회가 살아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삶의 현장에서 씨름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 일이 앞으로 제가 붙들고 씨름하며 해나가고 싶은 사역입니다. 이 일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설교 현장에서 말씀을 잘 전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 일에 마음을 품는 신학생과 목회자들을 돕는 일입니다. 기회가 되면 목회자들과 설교에 대한 고민을 나누며 말씀으로 강단과 그리스도인과 교회를 회복시키는 사역을 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홍길 교수님, 설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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