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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바시 추기경 “엔니오 모리꼬네는 형언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한 위대한 음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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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Vatican News| 작성일2020-07-21 | 조회조회수 : 8,31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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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니오 모리꼬네는 로마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지난 7월 6일 새벽 선종했다. 향년 91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9년 그에게 ‘교황의 황금 메달’을 수여했다. 교황청 문화평의회 의장 잔프랑코 라바시 추기경은 “모리꼬네는 음악을 통해 형언할 수 없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표현했다”며 “그것은 종교의 영혼”이라고 강조했다.

    음악가이자 작곡가인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가 로마에서 선종했다. 향년 91세. 고인은 영화사에 있어 영화음악 분야의 거장 중 한 명이다. 고인은 죽음을 맞이하기 며칠 전 낙상사고로 부상을 입고 로마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지난 7월 6일 월요일 새벽 “신앙의 위로”와 함께 영면에 들었다. 고인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직접 작성한 자신의 부음을 사망 소식과 함께 친구이자 변호사인 조르조 아숨마(Giorgio Assumma)를 통해 공개하도록 했다. 거장은 “마지막 순간까지 명료했고 큰 위엄을 간직했다.” 고인은 이 부음에서, 자신의 인간적인 삶과 음악가로서의 삶의 모든 순간에 평생 함께했으며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과 함께한 사랑하는 아내 마리아에게 작별을 고했다. 장례식은 “고인의 생전의 모든 업적에 언제나 깊은 영감을 줬던 소박함”의 뜻을 받들어 가족장으로 검소하게 치를 예정이다.

    500곡이 넘는 영화음악 작곡 1928년 11월 10일 로마에서 태어났다.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에서 트럼펫 전공 과정과 지휘자 과정을 이수했다. 그는 영화감독 세르지오 레오네(Sergio Leone)와 인연이 깊다. ‘황야의 무법자’(1964)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1984) 등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영화음악을 담당하며 국제적으로 명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모리꼬네는 자신의 음악 인생에서 영화 ‘미션’(1986), ‘시네마 천국’(1988)의 사운드트랙 등 500편이 넘는 영화의 음악을 작곡했으며, 영화 ‘알제리 전투’(1966)의 감독 질로 폰테코르보(Gillo Pontecorvo)와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Pier Paolo Paolini) 감독 등과도 작업했다. 2007년 아카데미 공로상, 2016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헤이트풀8’으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그는 ‘전화한다면(Se telefonando)’, ‘소금의 향미(Sapore di sale)’ 등을 편곡하며 1960년대 이탈리아 대중음악을 선도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대통령의 애도 이탈리아 대통령 세르지오 마타렐라는 서한을 통해 다음과 같이 애도를 표했다. “엔니오 모리꼬네와의 이별은 우리가 천재적 소질을 지닌 고귀한 예술가를 잃었음을 의미합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퀴리날레 궁에서 발표된 서한에서 고인을 “품위있고 대중적인 음악가”라고 떠올렸다. “고인은 20세기 후반 음악사에 깊은 흔적을 남겼습니다. 그는 수많은 영화음악을 통해 이탈리아의 명성을 전 세계에 크게 알리고 입증했습니다.”

    음악과 신앙 사이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9년 “종교적 본성을 담고 있는 그의 훌륭한 예술적 업적”을 기리며 모리꼬네에게 ‘교황의 황금 메달’을 수여했다. 메달을 직접 수여했던 교황청 문화평의회 의장 잔프랑코 라바시(Gianfranco Ravasi) 추기경은 트윗 메시지를 통해 다음과 같이 고인을 기억했다.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를 기억하여 그의 가족들과 특히 그의 부인 마리아에게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하느님께서 천상의 조화로 그를 맞이해주시리라는 사실을 저는 믿습니다. 아마 천사들의 성가대가 부를 악보를 몇 개 작곡하라는 임무를 주실지도 모릅니다.” 한편, 지난해 모리꼬네는 무대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바티칸의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콘서트의 지휘는 수락했다. 당시 그는 “안 된다고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라바시 추기경은 “다양한 음악 장르 안에서 모리꼬네의 음악은 종교성과 영혼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하 교황청 문화평의회 의장 잔프랑코 라바시 추기경과의 일문일답:

    엔니오 모리꼬네는 음악 분야뿐 아니라 우리 시대 문화 안에서 무엇을 보여주었나요?

    “엔니오 모리꼬네와 몇 차례 만나면서 저는 그를 알게 됐습니다.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그가 단지 (당연히 언급돼야 하지만) 영화예술 분야에서만의 큰 줄기가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그가 영화예술 분야에서 어떤 인물이었는지, 말하자면 독창적이고, 특별하고, 무엇보다 영화 ‘미션’을 통해 가톨릭 세계의 중요한 모범을 보여주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최소한 두 번 이상의 지극히 영적인 사건을 통해 모리꼬네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 번은 성 요한 바오로2세 교황님을 위한 음악회를 준비하면서 폴란드에서 며칠 동안 함께 머물며 고인과 만남을 가졌을 때였고, 두 번째 특별한 만남은 보다 최근인 지난 2019년 4월 15일, 그의 음악 업적을 기리기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수여한 교황의 황금 메달을 전달하기 위한 만남에서였습니다. 이 두 번의 만남을 통해 저는 그가 언제나 자신의 신앙을 확고히 간직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추기경님이 인용하신 ‘미션’같은 종교적 성격의 영화뿐 아니라 서부영화, 수사장르의 영화 등 모리꼬네의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도 종교적인 무언가를 담고 있나요?

    “물론이죠. 저는 우리가 신성하다, 혹은 종교적이라고 말하는 음악을 작곡하도록 자극하는 특별한 관심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모리꼬네는 이러한 관심에 대해서 제게 여러 차례 말한 적이 있습니다. 또한 그의 음악 안에는 이러한 영적이고 종교적 차원의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가 표현해낸 것처럼 어떤 측면에선 상상하기 힘든 장르의 다양성을 넘나들며 음악을 만들었는데, 그의 음악 안에는 이러한 차원에 대한 관심이 있었습니다.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영화 ‘황야의 무법자’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부터 시작해서 질로 폰테코르보 감독의 ‘알제리 전투’,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 감독의 ‘매와 참새’(1966)에 이르기까지, 그가 참여한 많은 작품이 상당히 상반되는 분위기를 보여준다는 사실을 생각해봅시다. 그가 작곡한 훌륭한 음악은 언제나 음악 자체 안에서 (종교라는) 위대한 전통을 이야기합니다. 곧, 어떤 측면에 있어서 음악은 초월적인 언어이며, 신비를 말하는 언어입니다. 음악이 세속적으로 이야기할 때도, 그 아름다움은 한걸음 한걸음씩 우리를 영원과 무한으로 이끄는 무엇입니다.”

    모리꼬네를 통해 음악은 단순 해설의 역할이 아니라 영상과 함께 주인공이 됩니다. 이러한 음악의 역할이 모리꼬네가 음악에 부여한 가치일까요?

    “맞는 이야깁니다. 사실 우리는, 저는 그에게 직접 들을 수 있기는 했지만, 그가 소리 해설의 기능에 집중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언젠가 저는 그를 교황청 문화평의회에 초대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어떤 회의를 하던 중에 저는 그에게 음악가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름다움이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해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아주 참신한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모리꼬네에 따르면 아름다움을 체험하는) 두 가지 큰 경험이 있는데, 하나는 청각적 경험이고 다른 하나는 시각적 경험입니다. 청각적 경험은 바로 음악과 관련된 것이고 여기서는 듣는 행위가 본질입니다. 반면 시각적 측면은 음악이 표현하는 것을 발견하게 해주고, 상상하게 하며, 사건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모리꼬네가 작업한 음악이 들어간 영화들을 다시 본다면, 단순히 시각적 차원만이 아니라 소리와 관계된 것들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될 것입니다. 거기에는 영상과 조화를 이루는 음악적 선율이 있으며, 그 둘은 아주 긴밀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이것은 아까 언급했던 ‘미션’에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여기서 음악적 해설은 아주 특별한 방법으로 종교적 성향을 드러내며, 영화의 주제인 선교를 보여줍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우리 모두가 엔니오 모리꼬네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자든 비신자든, 무엇보다 그 또한 신자였기에 신자들에게는 더욱, 그가 형언할 수 없는 것과 보이지 않는 종교의 영혼을 표현해낼 줄 알았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합니다.”


    Vatican News Michele Raviart / 번역 이재협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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