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기독 서점 폐쇄 이후… 디지털 출판이 공백 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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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춘절 연휴 기간 동안, 베이징 가정교회 목회자인 데이비드 팡(David Fang)은 온라인 독서모임을 조직했다. 23일 동안 20명의 독서모임 회원들은 화상통화로 모여 데인 오틀런드(Dane Ortlund)의 『온유하고 겸손하신(Gentle and Lowly)』 중국어 번역본 한 장을 함께 읽고, 말씀을 나누었다.
그중 50대 여성 회원 한 명은 교회 봉사에서 갈등과 소진을 겪고 있던 중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는 가운데 그녀의 마음이 녹아내렸다. 오틀런드는 예수님께서 죄인과 연약한 자들을 향해 온유하고 자비로운 마음을 가지셨다고 기록했으며, 성도들은 그분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감동을 받은 그녀는 교회 구성원들과 화해를 시도했고, 그간 쌓였던 마음의 쓴 뿌리가 녹아내렸다고 고백했다.
"죄인과 가난한 자를 향한 예수님의 마음을 보며, 주님의 사랑에 깊이 감동했습니다. 제 마음의 쓴 감정이 사라지고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이 독서모임에서 사용된 『온유하고 겸손하신』 중국어 번역본은 현재 중국에서 공식 출판되지 않았고,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구할 수 없다. 대신, 기독교 단체 ‘리빙스톤(Living Stone, 가명)’이 전자책 형태로 무료 배포하며 중국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널리 공유되고 있다. (※ 조직의 안전을 위해 실제 명칭은 기독언론사에서 변경함)
기독 서적 검열 심화… 전자책이 돌파구
중국 내 출판 시스템이 점점 엄격해지면서, 기독교 서적은 물론 일반 종교 서적들도 정부의 검열을 통과해 ISBN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로 인해 리빙스톤과 같은 단체들은 PDF, EPUB, MOBI 등 디지털 형식으로 전환해 서적을 보급하고 있다.
보안 위협과 수익 문제에도 불구하고, 리빙스톤은 교회를 세우는 데 있어 이 사역이 필수적이라 믿고 정책 변화에 발맞추어 계속해서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외부 환경은 우리의 형식을 바꿀 수 있지만, 사람들의 영적 필요는 줄어들지 않습니다,”라고 중국 최대 온라인 기독 서점 바오자이인(Baojiayin, 宝家音)의 전직 직원은 전했다. “오히려 복음에 대한 갈증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300개 넘던 기독 서점, 현재는 10곳 남아
2000년대 초반에는 릭 워렌, 존 스토트, 존 파이퍼 등의 책이 합법적으로 출판되며, 중국 기독교 출판업계가 잠시 성장세를 보였다. 2012~2013년 사이에는 300개가 넘는 기독 서점이 존재했다. 그러나 2013년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출판업계에 대한 단속이 시작되면서 서점이 폐쇄되고, 창고가 봉쇄되었으며, 온라인 서점 또한 정지되었다.
2020년에는 저장성에서 ‘샤오마이(小麦)’ 서점의 운영자 천위(Chen Yu)가 7년형을 선고받고 13,000권 이상의 책이 파기되기도 했다.
현재 중국 내 남아 있는 기독 서점은 10여 곳뿐이며, 대부분 개혁주의 저자들의 책만 출판하고 있다. 2023년에는 가장 규모가 큰 기독 출판사조차 4권밖에 인쇄 출판하지 못했다.
디지털 전환과 신학적 자원 확대
리빙스톤은 지난 10년 동안 D. A. 카슨, 젠 윌킨, 싱클레어 퍼거슨 등의 신학 서적 100여 권을 번역해 디지털 형식으로 제공해왔다. 그중 75권은 무료 전자책으로, 20권은 인쇄본으로, 27권은 오디오북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리빙스톤 웹사이트는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접속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어권 디아스포라 성도들에게 큰 자원이 되고 있다.
상하이의 한 개혁주의 가정교회 목사는 매주 성도들에게 마크 디버의 『건강한 교회란 무엇인가?』와 타비디 애니아브윌레의 『건강한 교회 성도란 무엇인가?』를 나누며, 성도들의 교회론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중국의 가정교회들은 교회론에 대해 매우 약합니다. 이 책들은 신학적으로 탄탄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워, 정규 신학 훈련을 받지 않은 성도들에게 딱 맞습니다.”
번역자의 고백: “이 일이 제 신학을 바꿨습니다”
리빙스톤 소속 번역자 중 한 명은 “시골 가정교회에서 자라며, 성경만 읽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하나님의 거룩하심』(R. C. 스프로울)을 통해 처음으로 은혜로만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11권의 신학 서적을 번역했으며, “번역할 때마다 기쁘다. 가족을 부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신학도 배울 수 있어서”라고 덧붙였다.
VPN 없이 접속 가능한 플랫폼 구축
중국의 ‘만리방화벽’으로 인해 해외 전자책 플랫폼은 대부분 차단되어 있으므로, 리빙스톤은 VPN 없이도 접근 가능한 자체 플랫폼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접속 장애나 결제 문제로 불편을 겪는 사용자들도 있다.
리빙스톤은 번역자, 편집자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문학적·철학적 소양과 신학적 기반을 모두 갖춘 인력을 찾기가 쉽지 않다.
“지금 이때 필요한 자원이 있다면, 기다릴 수 없습니다”
로렌스 라우(Lawrence Lau)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많은 도시 가정교회들이 소규모로 흩어졌고, 리더가 부족하다”며 “책은 교회의 교사와 조언자가 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자원이 있다면, 인쇄 출판을 기다리다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바 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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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anity Tod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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