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먼저 상담하고, 직분은 꺼리고"…달라지는 한국교회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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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국교회 트렌드 2027' 발표
가나안 성도 증가…'크리스천 디커플링' 주목

▲28일 지용근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가 '한국교회 트렌드 2027' 주요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데일리굿뉴스] 정원욱 기자 = AI에 신앙 고민을 묻는 성도부터 직분을 부담스러워하는 교인, 느슨한 관계를 선호하는 공동체 문화까지 한국교회의 지형이 달라지고 있다. 성도들의 신앙생활 방식뿐 아니라 공동체 운영과 설교, 전도, 청년·가정 사역 전반에서 변화에 맞는 목회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목회데이터연구소(지용근 대표)와 희망친구 기아대책(최창남 회장)은 28일 서울 중구 서울YMCA 대강당에서 '한국교회 트렌드 2027'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한국교회가 주목해야 할 10대 키워드를 발표했다. 이번 책은 지난 5~6월 담임목사와 기독교인, 이혼·재혼자, 청년부 사역자 등 3,7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6개 조사를 토대로 집필됐다.
가장 먼저 제시된 키워드는 AI를 통해 신앙 질문과 고민을 나누는 '프롬프트 크리스천'이다. AI와 신앙 상담을 경험한 개신교인 가운데 79.9%는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자신의 영적 필요에 따라 설교와 찬양, 신앙 정보를 직접 선택하고 조합하는 'DIY 신앙'도 새로운 흐름으로 꼽혔다.
조성실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가장 큰 특징은 AI를 바라보는 시선과 활용 방식의 양극화"라며 "목회자와 성도 사이뿐 아니라 평신도 내부에서도 활용 격차가 커지고 있는 만큼 교회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앙생활의 개인화는 교회 참여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직분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노 타이틀 성도'다. 성도 54%는 새 직분을 맡고 싶지 않다고 답했으며, 직분 없이도 신앙생활이 가능하다는 응답은 74%에 달했다. 반면 직분이 신앙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도 61%로 나타났다.
직분에 대한 태도 변화는 관계 방식의 변화와도 연결된다. 성도 68%는 깊은 결속보다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느슨한 관계'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김승호 영남신학대 교수는 "50~60대와 달리 젊은 세대는 느슨한 관계 안에서도 공동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며 "교회가 주변부 성도들의 취향과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공동체를 제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목데연와 기아대책이 공동 출간한 '한국교회 트렌드 2027' 출판 기자간담회 현장.ⓒ데일리굿뉴스
다만 느슨한 관계가 공동체 자체에 대한 거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현장예배와 소그룹, 이웃 봉사 등 직접 참여하는 '아날로그 영성' 역시 주요 키워드로 제시됐다. 헌신이 필요한 신앙훈련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57%였으며, 교회 중직자(75%)와 소그룹 참여도가 높은 성도(77%)는 더 높은 참여 의향을 보였다.
설교에 대한 요구도 달라지고 있다. 성도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 복음을 깊이 전하는 '리얼리즘 설교'가 새로운 과제로 소개됐다.
김선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 교수는 "성도들은 녹록지 않은 현실을 말씀으로 비춰주고, 설교자가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드러내는 설교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삶으로 복음을 전하는 '전도 리포메이션', 청년을 촘촘히 돌보는 '고밀도 청년 사역', 베이비부머 목회자의 은퇴 이후를 준비하는 '대 은퇴 시대', 이혼·재혼·한부모 가정을 품는 '두 번째 가정' 등이 주요 키워드로 제시됐다.
지용근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는 10대 트렌드의 배경에 '크리스천 디커플링' 현상이 있다고 진단했다. 기독교인이라는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교회 출석은 하지 않는 '가나안 성도'가 늘어나며 한국교회의 관계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 대표는 "자신을 기독교인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소폭 증가했지만 교회 출석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나안 성도가 늘고 있다"며 "이들이 신앙을 유지하면서도 왜 교회와 멀어지는지 답하지 못하면 교회는 계속 사람들을 떠나보낼 수 있다. 사람들이 교회에 기대하는 것과 교회가 제공하는 경험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창남 희망친구 기아대책 회장은 "변화의 시대에는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을 먼저 분명히 하고, 이를 지키기 위한 대응 방식을 찾아야 한다"며 "이 책이 한국교회가 시대를 분별하고 교회와 사회가 함께 나아갈 방향을 찾는 도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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