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복음 영적 유산 위에 시대를 읽는 사역자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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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형건 여의도순복음영산신학원 총장

▲ 김형건 여의도순복음영산신학원 총장 ⓒ데일리굿뉴스
[데일리굿뉴스] 김혜인 기자 = "설교 제목이 '빛 되신 그리스도'인데, 얼굴 표정이 조금 더 환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9층 여의도순복음영산신학원 강의실. 한 학생의 10분 설교가 끝나자마자 여기저기서 손이 올라온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연상케 하는 풍경이다. 동료 학생들의 코멘트가 15분 가까이 이어진 뒤, 비로소 총장의 피드백 차례가 돌아온다.
"정말 설교자가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청중이 은혜받고 진심으로 표현해줄 때죠. 그런데 매번 그럴 수는 없습니다. 100명 모두에게 은혜를 끼치려 하지 말고, 오늘 이 말씀이 필요한 단 한 사람을 생각하세요. 칭찬이 없을 때도 고개를 꼿꼿이 드는 것, 그게 진짜 설교자의 덕목입니다."
매주 화요일 오전 진행되는 3학점짜리 '영산학생설교포럼' 수업의 모습이다. 이날 설교를 맡은 학생 4~5명은 실제 설교자처럼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마치기까지 10분간 강단에 선다. 이후 학생들이 직접 피드백을 나누고, 김형건 여의도순복음영산신학원 총장이 마지막으로 조언을 전한다.
김 총장은 "타이틀은 총장이지만 저는 이 수업의 담당자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함께 뛰어야 학생들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 수업은 학년별로 나뉜 시간표 속에서 학생 간 소통이 부족하다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김 총장은 "1학년부터 4학년까지 함께 소통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며 "전체가 모이되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수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고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설교였다"고 설명했다.
전체 학년이 함께하는 틀은 지난 3월부터 마련됐고, 설교 중심 수업은 2학기가 시작된 지난 8월 말부터 본격 운영됐다.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9층 여의도순복음영산신학원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10분 설교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여의도순복음영산신학원)
조용기 목사의 유산…"정체성 다시 자리매김"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가 강조하는 '순복음의 영성과 신학을 겸비한 사역자 양성' 방침에 따라, 지난 3월 취임한 김형건 총장이 직접 교육 현장을 이끌고 있다.
순복음영산신학원은 1986년 3월 고(故) 조용기 목사가 현장에 즉시 투입할 사역자를 양성하기 위해 '영산성서연구원'이라는 이름으로 설립했다. 이후 40여 년간 7,000여 명의 교역자를 배출하며 순복음 영성 교육의 요람으로 자리 잡았으나, 최근 교단 통합 과정에서 신월동 소재 신학원 운영진이 교단을 탈퇴하면서 진통을 겪었다.
이에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024년 초 교회 내에 공간을 마련하고 '영산신학연구원'이라는 이름으로 신학원을 재설립해 조용기 목사의 유지를 이어갔다. 이후 관련 절차와 교단 승인을 거쳐 2026년에는 본래 명칭을 반영한 '여의도순복음영산신학원'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김 총장은 "명칭을 되찾은 것을 명예 회복이나 과거를 되찾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우리의 사명과 정체성을 다시 자리매김하는 계기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조용기 목사님이 1986년 학원을 세울 때 품었던 '현장에 즉시 투입될 전문 교역자 양성'이라는 목표와 이영훈 목사님의 '순복음의 영성과 신학을 겸비한 사역자 양성' 방침에 다시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현재도 신월동 소재 '순복음영산신학원'과 '여의도순복음영산신학원'을 혼동하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김 총장은 "저희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정통 교단 소속이며, 명칭 앞에 '여의도'가 붙는다"며 "정체성을 확인하고 저희 쪽으로 편입해 오는 학생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왼)순복음영산신학원 엠블럼, 여의도순복음영산신학원 엠블럼
찬양인도부터 AI·미디어까지…현장성 중시
이처럼 여의도순복음영산신학원이 강조하는 정체성은 교육 과정에도 담겨 있다. 순복음의 영성과 신학을 바탕으로,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사역자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개설 과목을 보면 신학적 기초를 다지는 동시에 실제 목회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을 키우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영산의 생애와 신앙', '모세오경' 같은 기본 신학 과목과 함께 2주에 한 번씩 부흥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배정호 교수의 '미래교회탐방'이 예비 사역자들에게 특히 인기다. 현장에 바로 투입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갈증을 채워주는 과목이라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싱어송라이터 정주연 교수의 '찬양인도의 실제'도 현장 중심 교육의 하나다. 찬양 인도자의 자세부터 콘티 구성, 보컬 실전 대처법까지 다루며, 후반부에는 보컬 전공 이혜진 교수가 발성과 화음을 지도한다.
김 총장은 "지금까지 두 번밖에 진행하지 않았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정말 좋다"며 "이 수업을 듣기 위해 졸업 후 다시 등록하려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4학년 과목인 '미디어와 목회'는 변화하는 목회 환경을 반영한 수업이다. 전반부에는 유튜브 채널 운영 실습을, 후반부에는 AI 디자인 도구를 활용해 포스터와 주보를 제작하는 실습을 진행한다.
김 총장은 "얼마 전 한 학생이 사역지에서 포스터 제작을 부탁받았는데 디자인 개념은 있어도 기술적인 부분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며 "AI 도구 활용 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도 좋다"고 설명했다. 현재 목회학 박사 과정생의 'AI와 설교' 논문도 지도하고 있는 김 총장은 "AI로 교회 사역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배우는 수업을 앞으로 더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실용적인 역량뿐 아니라 신학적 깊이를 갖추는 교육도 이어간다. 신천지 대응에 필요한 요한계시록 강의는 이 분야를 연구해온 김추성 교수가 맡고 있으며, 예언서 분야의 차준희 교수 수업도 개설돼 있다.
김 총장은 "현장에 필요한 실력과 함께 신학적 깊이를 갖춘 사역자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말씀과 영성, 그리고 실제 사역 능력을 함께 갖춘 목회자를 세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영산신학원에서 수업을 진행중인 교수님들.(사진제공=여의도순복음영산신학원)
중장년층 유입 증가…"두 번째 삶의 기회"
최근 눈에 띄는 변화는 사회 경험을 가진 중장년층의 유입이다. 김 총장은 "신학원에 오는 분들은 40~50대가 가장 많고, 60~70대는 물론 80대 학생도 있다"며 "처음에는 '저 나이에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오히려 사회에서 조직을 이끌고 사람을 만나온 경험과 연륜이 목회 현장에서 큰 강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사례도 있다. 은행에서 전결권을 가진 부장으로 일하다 신학 공부를 마친 한 학생은 "사례를 받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하나님께 받은 소명으로 살고 싶다"고 고백했다고 한다.
인터뷰 당일에도 63세 지원자가 면접을 마치고 사역 현장으로 나아가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김 총장은 "보통은 가정과 안정을 위해 살아왔다면, 이제는 오롯이 하나님을 위해 살아갈 수 있는 두 번째 삶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나이 때문에 망설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여의도순복음영산신학원은 학부 과정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140여 명이 재학 중이다. 학부 졸업 후에는 교단이 인정하는 목회학석사(M.Div.) 과정과 순복음목회자최고위(FMD) 과정 등을 통해 목회자 양성과정을 이어갈 수 있다. 한세대와 순복음대학원대학교,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등도 교단이 인정하는 신학교육기관에 포함된다.
김 총장은 앞으로 교육의 폭을 넓히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학부에서 배운 내용을 더 깊이 있게 심화하거나, 목회 현장에서 필요한 재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소수만 가는 좁은 길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그리고 있는 목표는 분명하다. 말씀과 신학적 깊이, 현장 역량을 함께 갖춘 사역자를 세우는 것이다.
"말씀 앞에 무릎 꿇는 지성, 하나님 앞에 무릎 꿇는 영성, 그리고 사람을 사랑하고 현장을 섬기는 실력을 갖춘 전문 교역자를 길러내는 것, 그것이 저희의 사명이자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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