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미루던 30대가 달라졌다…교계도 '믿음의 만남' 잇기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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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4세 혼인율, 25~29세 첫 추월
결혼 인식도 긍정적 변화
교회도 자연스러운 만남·관계 형성 지원

▲ 한 커플이 결혼식에서 결혼서약을 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데일리굿뉴스] 김혜인 기자 = "난 그냥 연애만 할래."
올해 31살인 직장인 A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결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주말이면 러닝 크루에 나가고 친구들과 공연을 보러 다니는 지금의 삶이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30대에 접어들면서 생각이 조금씩 달라졌다. 직장 동료들이 하나둘 결혼하고, 친구들이 출산 후에도 직장생활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결혼을 자신의 선택지에 넣기 시작했다.
34살 직장인 B씨는 최근 주말마다 소개팅에 나가고 크리스천 데이팅 앱에도 가입했다. 교회 지인 중 앱을 통해 만나 결혼한 사례도 적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다. "굳이 결혼해야 하나"라고 생각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결혼을 전제로 사람을 만나보려 한다.
36살 직장인 C씨도 최근 체중을 감량하고 주변에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먼저 이야기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한 연애보다 함께 가정을 꾸릴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기 떄문이다.
결혼을 미루거나 비혼을 고민하던 30대들 사이에서 결혼을 바라보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실제 여성의 연령별 혼인율을 보면 2021년을 기점으로 30~34세가 25~29세를 앞서기 시작했고 격차도 커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1년 30~34세 여성의 연령별 혼인율은 40.8건으로 25~29세(38.2건)를 처음 넘어섰다. 2025년에는 각각 57.6건과 44.3건으로 격차가 13.3건까지 벌어졌다. 연령별 혼인율은 해당 연령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한다.

▲국가데이터처 '인구동향조사' 분석 결과 ⓒ데일리굿뉴스
전체 혼인 건수도 반등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국가데이터처 '인구동향조사' 등을 분석한 결과 연간 혼인 건수는 2022년 19만2,000건에서 2023년 19만4,000건, 2024년 22만2,000건으로 늘었다.
다만 최근의 혼인 증가를 장기적인 결혼 인식 변화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종교사회학)는 "코로나 사태로 결혼을 미루거나 하지 못했던 상황이 3년 정도 이어졌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그때 미뤄졌던 결혼을 하는 요인이 크지 않은가 싶다"며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출산율과 혼인율이 바닥을 치고 인식의 변화가 나타나는 긍정적인 조짐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정부가 마련한 여러 지원책 중에서도 특히 일·가정 양립을 돕는 정책들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결혼과 출산을 둘러싼 노동환경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30대 여성의 고용률은 2015년 56.9%에서 2025년 73.1%로 16.2%포인트 상승했고, 같은 기간 30대 여성의 경력단절 비율은 52.6%에서 36.4%로 낮아졌다. 한국고용정보원은 비혼 확대와 출산 연령 상승, 고학력화 등 인구·사회구조 변화와 함께 육아휴직 제도 개선과 유연근무 확산 등이 경력단절 완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남성도 늘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출생아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부(父) 10.2%, 모(母) 72.2%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2023년 7.5%에서 2.7%포인트 상승했다.

▲ 지난 5일 무학교회, 새문안교회, 창동염광교회, 충신교회 청년부가 함께 개최한 '우다연' 현장 (사진제공=우다연)
결혼을 둘러싼 환경이 달라지는 것과 함께 결혼을 생각하는 청년들이 실제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교계에서는 신앙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교제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을 마련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성시화운동본부와 인천기독교총연합회는 인천시 후원으로 '갓즈 커넥션(GOD'S CONNECTION)-너와 나, 하나님이 잇다'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 행사에는 인천 지역 30여 교회에서 미혼 남녀가 참여해 예배와 강의, 1대1 만남 등을 통해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행사에서는 14커플이 연결됐다.
최근에는 개교회를 넘어 여러 교회가 청년들의 만남을 위해 손을 잡는 사례도 나왔다. 지난 5일 무학교회·새문안교회·창동염광교회·충신교회 청년부는 '우다연(우리, 조금 다르게 연애해 볼까?)'을 공동 개최했다. 60여명의 청년들은 신앙과 연애관, 갈등 해결, 스킨십과 관계의 우선순위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기독교적 연애와 관계를 고민했다.
행사를 주관한 최현일 충신교회 목사는 청년들이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과거 여러 교회가 함께한 2박3일 수련회에서도 위러브와 협력해 참가자들이 QR코드로 서로의 신앙생활과 기본 프로필을 확인하며 교제할 수 있도록 했다.
최 목사는 "교회에서 직접 커플을 매칭하는 프로그램을 하면 청년들이 참여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있다"며 "처음 만났을 때 '어디 사세요', '어느 교회 다니세요', '무슨 일 하세요' 같은 질문부터 하지 않고 서로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했더니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에게는 만남의 기회 자체가 필요하다"며 "자연스럽게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40대 기독교인 미혼남녀를 위한 만남도 마련되고 있다. '갓데이트'는 '우린 아직 늦지 않았다! 싱글들의 특별한 만남'을 통해 40대 싱글들의 만남을 지원하고 있다.
교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단순히 "결혼해야 한다"고 권하는 데서 벗어나,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만나 신앙과 가치관을 나누며 건강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고 있다.

▲ (사진제공=우다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