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자를 구합니다] 교역자 수급난의 진짜 이유…"성장할 기회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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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비보다 성장…"배울 수 있는 곳 원해"
"오래 머물 수 있는 사역 환경 중요"
"교역자를 구합니다." 교회마다 부교역자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역자 수급난은 이제 개별 교회의 인력난을 넘어 한국교회 전체가 직면한 과제가 됐다. 데일리굿뉴스는 기획 '교역자를 구합니다'를 통해 교역자 수급난의 실태를 진단하고, 원인을 짚어보며 지속 가능한 목회 생태계를 위한 해법을 모색한다. 교역자를 구(求)하는 것을 넘어 교역자를 구(救)해야 한다. <편집자주>
[데일리굿뉴스] 양예은 기자 = 교역자 수급난은 흔히 '사람이 부족한 문제'라고 말한다. 그러나 젊은 목회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현실은 조금 다르다. 사역할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오래 배우고 성장하며 머물 수 있는 사역지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기 의왕의 한 교회에서 3년째 사역 중인 박모 전도사는 사역지를 결정할 때 사례비보다 먼저 교회 홈페이지를 찾아 담임목사의 목회 철학과 비전을 살폈다. 주변 목회자들에게 평판을 묻고 '배울 수 있는 교회인가'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
박 전도사는 "신학교에서 배운 것을 현장에서 적용하며 좋은 목회를 배우고 싶었다"며 "담임목사님의 인격과 목회 철학이 사역지를 선택하는 가장 큰 기준이었다"고 말했다.

▲사역지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가장 중요하게 꼽은 요소는 '담임목사의 인격과 영성'(42%)이었다.
이 같은 인식은 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의 '2025 신대원생 생활과 사역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사역지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담임목사의 인격과 영성'(42%)이 꼽혔다. 이어 '목회를 배울 수 있는 교회'(34%)가 뒤를 이었으며, '사례비 및 장학금 수준'은 6%에 불과했다.
인천에서 사역 중인 김모 전도사는 "기도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다음으로 보는 것은 얼마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인가 하는 점"이라며 "좋은 목회자에게 배우고 다양한 사역을 경험할 수 있다면 사례비가 지금의 절반이어도 기꺼이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젊은 교역자들이 말하는 '성장'은 단순히 좋은 목회자를 곁에서 배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역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학업·자기계발을 이어갈 수 있는 여건 등 지속 가능한 사역 환경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충청권에서 사역하는 30대 이모 목사는 "편한 교회를 찾으려는 것이 아니라 오래 사역할 수 있는 환경인지를 고민하는 것"이라며 "사역 강도와 학업 지원 여부, 생활권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고 말했다.

▲ 부교역자들은 과도한 업무로 인해 사역에 집중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AI 생성 이미지)
하지만 어렵게 선택한 사역지에서도 기대했던 성장을 경험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배움을 기대하며 현장에 왔지만 현실에서는 과도한 업무에 치여 훈련과 자기계발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현재 중·고등부와 장년교구를 함께 담당하는 박 전도사는 "배우기 위해 사역을 시작했지만 현실에서는 맡은 일을 처리하기에도 벅차다"며 "훈련받고 스스로 성장할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가장 아쉽다"고 토로했다.
실제 조사에 참여한 신대원생의 68%는 '목회자의 길을 후회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많은 사역과 업무량으로 지칠 때'(23%)와 '담임목사나 선배 목사의 권위적인 태도'(22%)가 가장 많이 꼽혔다.
결국 교역자 수급난은 '사람이 없는 문제'라기보다 '사람이 남지 않는 문제'에 가깝다. 젊은 목회자들은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공동체를 원하지만, 현장에서는 당장의 업무가 그 기대를 앞서는 게 현실이다.
박 전도사는 "처음 사역하는 교역자를 체계적으로 훈련하고 성장시켜 주는 과정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교역자를 빈자리를 메우는 인력이 아니라 함께 세워가는 동역자로 바라보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전도사는 "교회가 건강한 사역자 한 명을 세우는 데 투자하는 것은 결국 건강한 성도들을 세우는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라며 "청년 교역자들이 선배 목회자들과 배우고 소통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문화가 교회 안에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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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굿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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