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역사 '이단 포교' 기승…결국 주의 안내문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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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역 등 주요 역사서 민원 잇따라
"이름·나이 묻고 만남 유도…경계해야"

▲포교 장소로 거론된 합정역 지하 1층 편의점 앞.ⓒ데일리굿뉴스
[데일리굿뉴스] 정원욱 기자 = 서울 주요 지하철 역사에서 심리상담과 설문조사를 빙자한 이단 포교 활동이 이어지며 시민 불편이 커지고 있다. 출퇴근길 승객을 붙잡고 개인정보를 묻는 방식의 접근이 반복되면서 경계심과 불쾌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특히 서울지하철 2·6호선이 교차하는 합정역은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는 대표적인 구간이다. 홍대 상권과 인접해 20~30대 젊은 층은 물론 김포·고양·인천 등지로 오가는 직장인 유동 인구가 많은 탓이다.
실제 취재진이 찾은 합정역 대합실과 환승 통로에는 '포교 금지'라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합정역을 자주 이용하는 직장인 A씨는 "바쁜 이동 중에 모르는 사람이 계속 말을 걸면 당황스럽다"며 "처음에는 길을 묻는 줄 알았는데, 대화를 이어가며 개인정보를 물어보면 불쾌감이 크다"고 말했다.
역 측에는 관련 민원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합정역 관계자에 따르면 지하 1층 편의점 앞이나 환승 통로 등에서 포교 활동을 당했다는 민원이 주 3~4회꼴로 반복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합정역은 올해 초 주요 동선에 '역사 내 포교 활동 금지' 안내문을 부착했다. 안내문에는 "철도안전법 제48조에 따라 승인받지 않은 상담·설문·포교 활동은 경찰에 고발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럼에도 현장 단속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역 직원이 출동하면 즉시 자리를 뜨지만, 이후 다시 유입되는 사례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특히 대합실처럼 개방된 공간에서는 물리적 제재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역 관계자는 "개찰구 안쪽과 달리 대합실은 누구나 출입 가능한 공간"이라며 "퇴거를 요청해도 다시 들어오면 계속 대응해야 하는 구조라 사실상 강제 조치는 어렵다"고 말했다.
과거 합정역·홍대입구역 등에서 포교 활동을 했다는 신천지 탈퇴자 B씨는 "역사에서 두세 명이 모여 지나가는 사람에게 말 거는 상당수가 신천지라고 보면 된다"며 "대상자의 연령과 상황을 파악해 교육 가능 여부를 살핀 뒤, 심리 상담이나 설문 조사를 명목으로 심층 인터뷰를 제안하고 2차 만남을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합정역 환승통로에 붙은 '역사 내 포교 활동 금지' 안내문. 허가받지 않은 포교 활동으로 시민들의 불편이 잇따르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지하철 내 포교 활동으로 인한 불편은 합정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젊은 층이 밀집한 홍대입구역을 비롯해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잠실역·사당역·신도림역 등에서도 유사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본지 취재 결과, 노량진역 일대에서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학습 상담 형태의 접근도 이뤄지고 있다는 증언도 확인됐다.
현장에서는 안내문 부착과 현장 계도, 퇴거 권유 등의 조치가 이뤄지고 있지만, 포교에 나선 이들이 개방된 역사 구조와 제한적인 제재 여건을 파고들며 시민 불편을 키우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민원 접수 시 현장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제도적 한계가 분명하다고 설명한다.
공사 관계자는 "민원이 고객센터로 접수되면 열차 내 사안은 보안관에게, 역 구역 민원은 해당 역사에 전달해 직원이 현장 조치에 나선다"며 "다만 현장에서 가능한 대응은 퇴거 권유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철도안전법에 따라 질서 유지와 시설 보호 차원에서 나가서 활동하라고 요청할 수는 있지만, 강제력을 행사하거나 출입을 제한하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진용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장은 "지하철 역사 등에서 이뤄지는 설문조사 형태의 접근은 개인정보 수집을 통한 포교 전략의 일환일 가능성이 크다"며 "낯선 이에게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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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굿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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