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운명전쟁49'…무속의 오락화, 맹신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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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 소방관 사주풀이 미션에 뭇매
흥미 위주의 연출…무속 미화 우려
"반복 노출될수록 맹신으로 이어져"

▲'운명전쟁49'. (사진출처=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데일리굿뉴스] 최상경 기자 = 무속을 전면에 내세운 예능이 방영 직후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디즈니플러스 예능 '운명전쟁49'는 신점·사주·타로·관상 전문가 49명이 출연해 '운명을 읽는 능력'을 겨루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제작진은 새로운 포맷을 내세웠지만, 초월적 영역을 경쟁과 오락의 대상으로 삼는 방식이 적절한지를 두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순직 소방관 사례였다. 방송에서는 고인의 사망 원인을 두고 출연 무속인들이 점사로 추정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사고 경위와 사인을 각기 다른 해석으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비교적 구체적인 표현까지 등장하자 "유가족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죽음까지 예능 소재로 삼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제작진은 의도적 폄훼는 아니었다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윤리적 선을 넘었다는 비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청년들이 많이 찾는 곳에 부착돼 있는 '운명전쟁49' 포스터 모습.ⓒ데일리굿뉴스
문제는 이 장면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어려운 영역을 '적중' 여부로 겨루는 구조 자체가 무속을 하나의 능력 게임처럼 보이게 만든다는 점이다.
제한된 정보 속에서 일부 발언이 맞아떨어지는 순간을 반복 노출해 긴장감과 쾌감을 키우고, 틀린 예측은 상대적으로 비중을 줄이는 편집 방식은 시청자의 인식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49명이 말하면 하나쯤은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 아니냐", "맞은 장면만 남기면 실제 적중률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글이 잇따랐다.
콘텐츠의 파급력은 적지 않다. 청년층 유동이 많은 번화가와 카페 밀집 지역에는 프로그램 포스터가 게시돼 있고 방송 이후 일부 출연 무속인의 점집 예약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속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직장인 A씨(34)는 "주변에서 재밌다고 해서 별 기대 없이 봤는데 어느 순간 완전히 빠져들었다"며 "무속에 신뢰가 생겼고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고 말했다. 자극적인 미션 구성과 '맞히는 장면'의 반복 노출이 몰입을 끌어올린다는 반응이다.

▲한 음식점에서 무료로 나눠 준 점사 카드. 무속이 하나의 재미로 소비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전문가들은 무속의 오락화가 가져올 부작용을 경계한다.
백광훈 문화선교연구원장은 "무속이 이른바 '장사가 되는' 흥행 소재가 되면서, 이를 자연스럽게 환기하고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만드는 콘텐츠가 잇따르고 있다"며 "무속이 '문화'라는 외피를 쓰고 세련되게 미화되는 과정에서 시장 규모 역시 세대를 거치며 확대·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같은 흐름은 무속에 대한 경계심을 느슨하게 만들어 실제 소비를 부추기고, 나아가 개인의 의사결정 과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단순한 문화 콘텐츠로 가볍게 받아들이기에는 위험성이 적지 않다. 무속에 대한 집착이나 맹신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회 전반의 비판적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영훈 성결대 문화선교학과 교수도 "무속을 놀이처럼 소비하고 반복 노출되다 보면 심리적 의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삶의 중요한 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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